아이 기르기 좋은 화천군, ‘교육×보육×주거’로 승부수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4. 4. 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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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화천군수. [사진 = 화천군]
올해 대한민국의 최대 화두이자 현안은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다. 억대의 지원금을 내건 지자체를 비롯해 온갖 기상천외한 정책들이 하루가 다르게 발표되고 있다. 화천군은 인구 2만4000명에 불과한 초미니 지자체이나 저출산과 인구감소의 원인을 교육과 보육에서 해결하고 있다.

화천군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지역 대학생 전원 실질적 무상교육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군은 대규모 토목 건설공사나 개발 사업보다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화천 만들기’에 초점을 맞추고, 10여년 전부터 장기 로드맵을 세워 착실히 이행해 오고 있다.

초등 종일 돌봄 시설인 화천커뮤니티센터도 올 봄에 문을 연다. 이와 함께 청년, 신혼부부 유입을 위한 주택 공급 및 주거 지원도 추진한다. 이제 화천군은 교육, 보육, 주거를 한데 묶은 패키지 정책으로 출산율은 높이고 인구도 늘리는 ‘화천형 맞춤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전국 지자체들의 관심을 받아온 화천군의 교육복지 정책은 또 한 번의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지난 2월 화천커뮤니티센터를 통해 전국 최초로 지자체 주도 온종일 초등돌봄 서비스가 시작됐다. 또한 어르신과 청년, 신혼부부 등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이 대거 확대된다.

우리 군 미래 먹거리로 부상중인 파크골프 산업 역시 사내면과 간동면에 각각 18홀 코스를 신설해 명실상부한 파크골프 수도 화천의 위상을 단단히 다져나갈 예정이다. 어르신들의 안락한 생활을 위해 화천공공실버주택과 실버복지센터 운영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사내면 고령자 복지주택 신축, 치매 전담형 종합노인요양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먹거리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농산물이 안정적으로 제 값을 받고 군부대에 납품이 가능하도록 하고, 원자재비용 폭등으로 신음하는 농업인들을 위해 농산물 가격 안정 지원 사업 등 실질적 도움이 되는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화천군은 군의 미래가 달린 동서고속화철도 화천역세권 개발, 각종 국도와 지방도 확장 연결, 광덕터널 개설 등 주요 교통망 개선 사업을 비롯 도시재생 뉴딜사업, 액화석유가스(LPG) 배관망 구축사업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화천군이 민선 6기, 최문순 군수 초선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시행한 사업 중 하나는 교육복지과 개설이었다. 지자체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화천군의 자랑인 ‘대학생 무상교육’, ‘매월 최대 50만원의 거주 공간 지원금 지급’ 등 파격적 교육복지 정책을 시행한 것도 처음이다.

화천군은 올해도 대학생 등록금 100%와 거주비를 지원한다. 학생의 부모 또는 실질적 보호자가 주민등록 기준으로 3년 이상 화천지역에 실거주하면 등록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부모 소득과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다. 수혜 대학생에게는 국가 장학금과 교내 장학금 등을 제외한 등록금 실 납입액 전액을 지원한다.

또 대학 신입생과 재학생들을 위해 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거주비 실비 100%가 지급된다. 뿐만 아니라 해외 우수대학 진학생들과 재학생들에게는 부모의 소득세 납부 규모에 따라 특별 지원금이 차등 지급된다. 이밖에 중학교 3학년 성적이 교내 5% 이내의 학생이 화천 지역 내 고교로 진학할 때는 우수 지원금 100만원을 지원한다.

화천군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자체가 주도하는 초등 종일 돌봄 시설의 문을 열었다. 화천군의 초등 종일 돌봄 시설의 명칭은 ‘화천커뮤니티센터’다. 자녀 교육비와 사교육 문제를 지자체가 나서 해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맞벌이 부부의 보육 문제 해결을 통해 출산율을 높이고, 머물러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화천군은 민선 6기가 출범한 지난 2014년부터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화천 만들기’ 중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보육 문제 해결책 마련을 고민했다. 이후 철저한 준비를 거쳐 확보한 2019년 행정안전부 특수상황지역 개발사업비가 동력으로 작용했다.

화천초교와 인접한 화천커뮤니티센터는 총 216억원 가량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연면적 5135㎡ 규모의 화천커뮤니티센터는 지하 1층에 공연장, 1층에 실내 놀이터와 파티룸, 2층에 돌봄 시설과 실내체육관, 창의교육실, 3층에 돌봄 시설과 장난감 대여소, 유아 놀이실, 4층에 글로벌 교육실과 진로 진학 상담실, 스터디 카페 등을 갖췄다.

화천커뮤니티센터에서는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초등 1~2학년 대상으로 온종일 돌봄 서비스가 시작됐다. 대상자는 부모가 직장생활 등으로 종일 돌봄이 어려운 맞벌이 가정, 다자녀 가정 위주로 선발됐다. 공무원과 센터장, 돌봄 교사 등이 시설 운영을 맡는데 학기 중에는 평일 하교 후부터 오후 7시, 방학 중에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 강사진이 돌봄 시간에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영어와 독서, 문해력 증진 교육, 창의력 확대를 위한 다양한 특별활동을 진행한다. 특히 학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인 외국어 교육을 위해 각 돌봄 반마다 내국인 담임과 원어민 담임을 각각 1명씩 배치하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학생들의 안전한 이동을 돕기 위해 화천군이 운영하는 화천 스마트 안심셔틀도 운용한다.

화천커뮤니티센터는 초등 온종일 돌봄 시설이지만 지역 초·중·고교생 모두에게 개방되는 시설이기도 하다. 초등 3~6학년의 방과 후 공교육 커리큘럼이 이곳에서 진행되며, 중·고교생을 위한 진로 진학 상담 프로그램도 열린다.

화천군은 지난해에도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사내면 지역의 종일 돌봄 허브 역할을 하게 될 사내커뮤니티센터 건립예산까지 확보한 상태다.

화천에는 머물러 살 만한 집이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화천으로 전입을 희망하는 사람들, 화천에 정착하고 싶은 군인가족에게 집은 정착을 위한 선결 조건이다.

이에 따라 화천군은 인구소멸과 저출산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기존 공공산후조리원 등 보육지원과 학령별 교육지원을 확대하고, 주거환경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구체적으로 화천군은 통합공공임대주택, 마을정비형 공공임대주택, 산천어 행복타운, 고령자 복지주택, 스마트 복합쉼터 등 공공주택 337가구, 민간주택 326가구, 택지개발을 통해 8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주택 구입 융자금 이자 일부 지원, 청년과 신혼부부 임대주택 주거비 대폭 지원, 국방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군인 아파트 추가 건설에도 나설 계획이다.

무엇보다 화천군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비용 부담을 파격적으로 낮춰주는 제도적 지원을 준비 중이며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테면 임대주택의 보증금은 물론 월 임대료의 대다수를 군이 지원하고, 아이를 출산할 때마다 거주 기간을 크게 늘려주는 방식이다. 이는 공직선거법 등 관련된 법률적 사항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화천군은 공공 임대주택 확충뿐 아니라 주택 신축을 위한 공공 택지 조성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동서고속화철도 화천 역세권인 간동면 간척리 일대에 약 150억원을 투입해 ‘간동 세대 공존 자립형 주거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택지에는 전원주택 70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부지와 기반 시설이 내년까지 들어설 것으로 보이며 군은 각종 행정절차를 마무리한 후 곧바로 택지 조성 공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북한강을 끼고 있는 하남면 거례리에도 10여 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전원주택 택지가 내년까지 조성된다.

이밖에도 화천군은 최근 하남면 위라리와 화천읍 일대에 각각 민간 사업자가 준비 중인 주상복합 아파트 총 326가구 건설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화천군은 주택 구매와 주거 유지비에 대한 파격적인 재정 지원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우선 화천에 주소를 두고 6개월 이상 거주한 무주택자가 연면적 100㎡ 이하 단독주택 신축 또는 매입 시, 전용면적 85㎡ 이하 공동주택 매입 시 금융기관 융자에 따른 이자액 최대 50%(융자금 추천 한도 2억원 이내, 발생 이자 3% 이내)를 지원한다.

화천군은 다세대 공동주택뿐만 아니라 단독주택 신축과 노후 주택 개량 지원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낡거나 불량한 농촌주택의 개량 또는 신축에 필요한 일부 비용에 대해 금융기관을 통해 저금리 융자를 알선하기로 했다.

사업 대상 주택은 연면적 150㎡ 이하 농촌주택으로 신축은 최대 2억 5000만원, 증축과 리모델링, 대수선은 최대 1억5000만원 한도에서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이 이뤄진다. 고정금리(연 2%)와 변동금리 중 선택할 수 있다. 만 40세 미만 청년의 경우 고정금리 1.5%가 적용된다.

화천군은 ‘교육×보육×주거 패키지 지원’으로 승부를 걸었다. ‘교육+보육+주거’가 아니라 ‘교육×보육×주거’인 것은 한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된다면 단순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정책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맞벌이 부모가 자녀 돌봄 걱정 없이 마음껏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출산율까지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안정된 주거에 교육지원과 돌봄 서비스까지 더해진다면 우리 군의 최우선 정책목표인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화천 만들기’ 구현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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