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디지털문맹' 이제 그만… 금융 소외계층 교육

이지운 기자 2024. 4. 4.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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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뉴노멀 경영 트랜드 ESG⑫] 시니어 특화점포 확대부터 금융교육까지 지원
[편집자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시대에 상생금융이 금융권의 경영전략을 관통하는 핵심 경영키워드로 자리잡았다. 금융회사들이 사회 곳곳에서 상생금융 활동을 펼친다. 서민과 자영업자들이 고금리 이자에 신음하고 소상공인들이 물가 폭등에 한숨이 깊어져 금융회사의 온정의 손길을 기대하고 있어서다. 금융권은 '경쟁과 생존'이 아닌 '상생과 공존'을 목표로 금융업의 신뢰를 찾을 수 있는 상생금융 활동에 보폭을 확대한다. 금융권이 뿌리고 키운 ESG, 상생의 꽃이 활짝 폈다.

하나은행의 중장년층 손님들을 위한 ‘시니어 특화점포’/사진=하나은행 제공
▶글 쓰는 순서
⑪ '더 커진 상생 보따리' 금리 내리고 수수료 인하… '1조+α' 지원
⑫ '디지털문맹' 이제 그만…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 교육
⑬ '따뜻한 온정' 장애인 돕는 키다리 아저씨 금융

한국의 금융이해력 수준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계층별 양극화는 오히려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고령층,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022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역량 수준은 54.4%로 정보취약 4대 계층(장애인, 고령층, 저소득층, 농어민)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거래 서비스 이용률도 절반을 밑돌아 세대 간 디지털 정보격차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금융권의 디지털 가속화는 영업점 감소로 이어지면서 그동안 대면 위주의 금융거래를 해온 고령자들의 금융생활에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올랐다.

실제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영업점포 수는 2023년 말 기준 3년 만에 약 18% 감소했다. 2020년 9월 기준 총 3406개였던 지점이 지난해 같은 기간 2824개로 약 600개나 줄었다.

디지털 전환으로 점포 수가 줄면서 은행권은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하고 이들을 위한 금융거래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발을 맞추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은 우선 고령층 고객이 비대면 금융환경에 적응해 직접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찾아가는 시니어 이동점포' 서비스를 시작했다. 찾아가는 시니어 이동점포는 매월 25일 서울 및 수도권 소재 복지관을 방문해 어르신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금수령 등 연금관련 업무 ▲입출금통장 신규 및 재발행 ▲카드 관련 업무 등 다양한 금융업무와 함께 스마트키오스크 등 디지털기기 체험, 보이스피싱 예방 금융교육 등을 지원한다.

KB국민은행도 영업점 방문 없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KB 시니어라운지'를 지역별로 운영한다. 지난 2022년 7월 처음 시행된 'KB 시니어라운지'는 대형 밴으로 고령층이 자주 찾는 복지관을 방문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 점포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로 전담직원이 ▲현금 및 수표 입출금 ▲통장 재발행 ▲연금수령 등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를 지원한다.

그동안 고령인구가 많은 5개 행정구(강서·구로·노원·은평·중랑)를 대상으로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고령인구 비중 및 인근 영업점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천 내 5개 행정구(남동구, 미추홀구, 부평구, 서구, 중구)로 확대했다.



"범죄 피해 노출 최소화" 보이스피싱·금융사기 예방 교육


은행들은 디지털 금융거래 확산으로 금융소비자들을 보호하는 노력에도 집중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교육부와 '디지털 금융 문해력 향상 및 금융소비자 보호 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하나은행은 교육부 산하기관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금융 문해교육 플랫폼 개발 및 현장실습 ▲디지털 금융 문해 교과서 및 학습 보조도구 개발·보급 ▲금융사기 예방 및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교육 운영 지원 ▲문해교육 활성화를 위한 행사 후원 등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반복 학습이 가능한 교육용 플랫폼 개발을 통해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의 디지털 금융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의 종합금융 플랫폼인 '하나원큐' 앱에서 실생활 활용도가 높은 조회하기, 이체하기, 공과금 납부하기 등 일부 기능을 교육용 앱으로 구현해 금융소비자들이 반복 학습할 수 있게 함으로써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의 디지털 금융 친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을 위한 맞춤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부터 시각장애인용 실물 점자 보안카드와 음성 일회용 비밀번호(OTP)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해 콜센터 수어 상담원을 배치하는 등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에도 앞장서고 있다.

은행들은 점포 수가 줄이는 대신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 점포를 늘리며 서비스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시니어 특화점포는 2020년 9월 말 6개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12개로 2배 늘었다. 은행권은 앞으로도 시니어 특화점포 추가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업무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며 일반 영업점은 축소할 수밖에 없는 추세"라면서도 "이에 대한 대책으로 고령층,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확대해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모색해 상생금융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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