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연봉왕은 ‘삼바’…오래 다닐 만한 회사는 ‘유한양행’

허지윤 기자 2024. 4. 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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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1조원 이상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8곳
사업보고서 살펴보니
출산장려금 상향하고 사내 안마 서비스도
경기도 용인 종근당 효종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신약 후보 물질의 효능을 실험하기 위해 시료를 만들고 있다(왼쪽). 대웅제약 연구원이 의약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

지난해 국내 매출 상위 제약바이오 기업 임원 중 연봉왕은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로 나타났다.직원 평균 보수가 가장 많은 곳도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집계됐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된 연매출 1조원 이상인 국내 8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임직원 평균 보수와 근속연수를 분석한 결과 존림 대표가 지난해 연봉 66억원을 받아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업계는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전문성이 요구돼 인력 확보가 까다로운 업종으로 꼽힌다. 삼성, 롯데, 한화, SK 등 대기업이 제약·바이오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겨냥하면서 기업들의 우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핵심 연구자와 임원들이 몸값을 높여 국내 경쟁사와 해외사로 이직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특히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문화가 직장에 퍼지면서 각 기업의 급여와 복지 등 근무 조건·환경·문화가 주요 척도가 되고 있다.

◇ 임원 보수 1위 존림… 창업자 일가 이중 보수 쏠쏠

지난해 연봉 1위를 차지한 존림 사장은 지난해 급여와 상여금 등을 포함해 총 66억24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전년 대비 45% 늘어난 규모로, 지난 2020년에서 2022년까지 존림 대표의 업무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가 지난해 처음 지급돼 총보수액이 불어났다. 삼성그룹에는 3년간 성과를 평가해 지급하는 ‘장기 성과 인센티브’(LTI) 제도가 있다.

존림 사장은 미국 스탠포드대 화학공학 석사와 노스웨스턴대 MBA 출신으로, 글로벌 생명공학기업 로슈와 제넨텍에서 임원을 지내다 지난 2018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지난 2021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대표이사로 선임된 202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연 매출액은 1조원을 처음 달성했고, 지난해 연 매출 3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9일과 10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트랙 발표 무대에 올랐다. 사진은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각 사 제공

존림 대표 다음으로 총보수액이 큰 임원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고문으로 33억8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고문은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출범과 함께 초대 대표이사를 맡으며 약 9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끌었다.

3위는 셀트리온 기우성 부회장으로 17억7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종근당홀딩스 이장한 회장으로 17억6800만원, 셀트리온 서진석 대표가 17억4900만원을 받아 그 뒤를 이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피에캐티뇰 부사장은 15억2500만원, 같은 회사 정남진 부사장 13억1700원을 받았고 얼마 전 주총에서 아들 형제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은 12억4000만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2억2500만원,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11억9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11억5200만원,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11억3000만원,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10억8900만원을 받아 지난해 보수액이 10억원을 넘은 10억 클럽에 가입했다.

창업자와 그룹 오너 일가의 경우 제약사와 지주사에서 이중으로 보수를 받은 경우도 있다. GC녹십자 허일섭 회장의 경우 지주사 녹십자홀딩스 보수액은 9억600만원, GC녹십자 보수액은 9억5000만원으로 이를 합하면 총보수액은 18억5600만원이다. 한미그룹에서는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에서 각각 보수를 받았다. 임 이사가 한미사이언스에서 받은 보수는 11억3000만원, 한미약품에서는 5억2300만원을 보수로 받은 것으로 나타나 모두 합치면 16억5300만원에 이른다.

작년 말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9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유한양행은 9600만원, 셀트리온은 8900만원, 한미약품은 8000만원, 종근당은 7800만원, 광동제약은 7500만원, 대웅제약 7300만원, GC녹십자 7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 삼바 직원 평균 급여 1억원 육박… 복지제도 강화하는 기업들

구직자가 취업을 할 때 오래 다닐 수 있는 회사인지를 대략 가늠할 수 있는 요소가 직원 평균 근속연수와 이직률이다.

2000년대 회사가 설립돼 직원들의 근무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셀트리온(5년9개월)과 삼성바이오로직스(4년6개월)를 뺀 나머지 6곳 가운데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유한양행이 가장 길고, 대웅제약이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12년8개월), 광동제약(10년4개월), GC녹십자(9년7개월), 종근당홀딩스(9년6개월), 종근당(9년), 한미약품(8년3개월), 대웅제약(6년2개월) 순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임직원의 처우와 복지를 앞다퉈 강화하는 추세다. 기존 직원들의 외부 유출을 막고 새로운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는 취지가 깔려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8월부터 출산한 임직원에게 자녀 1명당 100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 중이다. 이전까지 수십만원 수준에 불과했던 출산축하금 대폭 상향한 것이다. 형평성을 위해 제도 신설 전인 작년 1~7월 출산한 임직원들에게도 500만원을 지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거리 거주 임직원을 위해 기숙사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집은 최신식 보육 시설로, 정부 지원금을 제외한 차액도 회사에서 전액 지원한다. 가정의학과, 물리치료실, 근골격계치료센터, 마음챙김상담소 등이 복지동에 입점해 있어 임직원들이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처방받은 약도 약국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작년 8월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대기업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과 신입직 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취업 선호 기업’ 조사에서 1위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광동제약은 임직원의 피로 회복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사내 복지 프로그램 ‘헬스키퍼 룸(Health Keeper Room)’을 운영 중이다. 사전예약을 하면 업무 시간 중 1일 1회, 약 30분의 안마를 받을 수 있다. 외에도 임직원과 가족의 마음 건강을 위한 심리 상담 프로그램(EAP)을 운영 중이다. LCK 스프링 시즌 개막을 맞아 임직원에게 경기 관람 티켓과 식사권을 제공하는 ‘광동 프릭스 패밀리데이’도 진행했다.

지난해 연 매출이 1조원을 넘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이 3조6945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셀트리온이 2조1764억원, 유한양행은 1조8589억원, 종근당은 1조6694억원 순이다. 그 뒤를 이어 녹십자가 1조6266억원, 광동제약은 1조5144억원, 한미약품은 1조3315억원, 대웅제약은 1조3753억원으로 모두 8개 기업이 매출 1조원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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