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 이유림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89]

박미소 기자 2024. 4. 4.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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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씨(22)의 가방에는 칠이 벗겨진 세월호 배지가 달려 있다.

이 배지는 중국의 상하이 한인고등학교 2학년 때, 교내 동아리에서 기부 목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샀다.

그때부터 교복 넥타이에 세월호 배지를 달고 다녔고, 대학생이 된 지금은 가방에 달고 다닌다.

배지를 구입하고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나 기사를 많이 찾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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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6일은 세월호 참사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시사IN〉이 그날까지 ‘세월호 사람들’ 100명을 만납니다.
세월호 배지를 가방에 달고 다니는 이유림씨. ⓒ시사IN 박미소

이유림씨(22)의 가방에는 칠이 벗겨진 세월호 배지가 달려 있다. 2018년부터 달고 다녔다. 이 배지는 중국의 상하이 한인고등학교 2학년 때, 교내 동아리에서 기부 목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샀다. 큰맘 먹고 일주일 용돈 중 나흘치를 썼다. 그때부터 교복 넥타이에 세월호 배지를 달고 다녔고, 대학생이 된 지금은 가방에 달고 다닌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당시엔, 중국 현지에 있는 초등학교를 다녔어요. 한국 소식을 접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정확히 기억나요. 초등학교 5학년 때였을 거예요. 날씨가 침침하고 비도 오던 날이었어요. 학교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까,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두컴컴하게 집에서 불도 안 켜고 TV로 그 뉴스를 보고 계셨어요. 배가 침몰한 모습이 보였죠. 학생들이 얼마나 죽었고, 못 나왔고 그랬다가 나중엔 구조대가 왜 안 오냐고 그랬던 기억이 너무 생생해요. 정말 충격적이었죠.

참사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엔 사고를 겪은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고, 이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요즘에는 참사가 일어난 이유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배지를 구입하고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나 기사를 많이 찾아봤어요. 오늘 인터뷰를 한다고 해서 오기 전에 다큐멘터리도 다시 한번 봤는데요. 세월호 참사는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일어난 일인 것 같아요. 돈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벌기 위해 짐을 더 실었던 거잖아요. 크든 작든, 한 명 한 명의 이기심과 나 하나쯤은 괜찮을 것이란 안일한 마음들이 조금씩 모여서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에는 그 사람들을 타산지석으로 삼고, 저 스스로 ‘나부터라도 그렇게 하지 말자’고 다짐을 해요. 어른이 되는 건 너무 힘든 일이지만, 가능하면 멋진 어른이 되고 싶어요. 신념에 따라 살고, 주변 사람들에게 밝은 에너지를 주고, 사회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잘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어요.

유가족분들께는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정말 잘 모르겠지만,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자신을 더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자신을 더 생각하고, 더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유림씨의 세월호 배지에 색칠이 벗겨져 있다. ⓒ시사IN 박미소

 

박미소 기자 psalms27@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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