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핀크 대표 "내년 흑자전환 달성… 안전한 디지털 세상 만든다"

박슬기 기자 2024. 4. 4.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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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초대석] 8~9월 디지털인감증명 출시
"올해 목표는 핀크의 존재 이유 가시화"
조현준 핀크 대표./사진=임한별(머니S)
"올해 목표는 핀크가 왜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지에 대한 답을 가시화하는 것입니다. 흑자전환을 이루기까지 2~4년이 더 필요해 보이지만 '핀크가 있어 디지털세상이 더 안전해지겠다'는 사회공익적 존재 이유를 세상에 납득시키는 것이 올해 이루고 싶은 최대 목표입니다."
조현준 핀크 대표(사진·60)는 최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가진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핀크는 하나금융그룹이 디지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한 핀테크 자회사로 2016년 10월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각각 51%와 49%씩 출자해 설립됐다. 이후 2022년 7월 하나금융이 SK텔레콤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핀크는 하나금융의 100% 자회사가 됐다.


작년 순손실 대폭 줄여… 올해 적자 20억 확대 전망


핀크는 출범 이후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적자폭을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핀크는 지난해 69억66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123억8000만원 순손실에서 손실규모를 43.7%(54억1400만원) 줄인 수준이다.

조현준 대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작년에 다 줄였다"면서도 "다만 올해는 20억원 범위 내에서 비용이 더 늘더라도 8가지 신규 서비스에 대한 개발을 상용화하고 초기 시장 반응을 보는 마케팅 테스트 등 킬러서비스를 가시화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손익분기점 도달 시점을 이르면 2025년, 늦어도 2027년으로 보고 있다. 조 대표는 당장의 실적 개선보다 마이데이터와 블록체인을 이용해 세상에 없던 핀크만의 서비스와 기술로 디지털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조 대표는 세상에 없던 8가지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해왔다. 조 대표는 "과거 핀크의 지향점은 간편송금, 금융상품 비교 추천 등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며 "현재 핀크의 중장기 목표는 세상에 없던 8가지 서비스들 중 하나 이상을 킬러서비스로 성공시켜 '핀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정체성을 나타내는 키워드로 만드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핀크가 지난해 8월 출시해 핀크 애플리케이션(앱)과 하나은행의 모바일 앱 하나원큐에 탑재한 '리얼리 2.0'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직업과 나이, 연차 등 비슷한 조건을 가진 사람을 연결하고 이들이 익명으로 서로의 연봉과 자산을 비교해 재테크 목표와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핀크는 이달 말 마이데이터 서비스 1개를 추가 출시하고 올 8~9월 디지털세상을 안전하게 하기 위한 서비스 6개를 내놓을 계획이다.


조 대표의 야심작 '디지털인감증명'은 무엇?


'디지털인감증명'(가칭) 서비스가 이중 하나다. 디지털인감증명은 인감증명을 디지털화한 버전으로 '인감날인을 대신하는 전자서명'과 '서명자의 신원'을 편리하고 정확하게 검증해주는 수단이다.

디지털인감증명의 구성요소를 종이인감증명의 구성요소와 비교하면 ▲인감 날인자를 식별하는 정보 ▲인감증명 자체의 위조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수단 ▲날인된 인감이 위조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수단 등으로 구성된다.

인감 날인자 식별정보는 둘다 날인자의 실명번호와 실명이 기재된다. 다만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의 경우 실명번호를 포함할 수 없어 실명번호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실명번호와 1:1 매칭되는 식별번호가 디지털인감증명에 들어간다.

인감증명 자체의 위조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둘 다 '발행기관의 명칭'과 '그 발행기관이 발행한 사실을 증명하는 수단'이 기재된다. 다만 '발행기관이 발행한 사실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종이인감증명에는 발행기관의 관인 이미지를 기재하는 반면 디지털인감증명에는 발행기관인 신청자의 실명을 확인한 은행의 전자서명을 기재한다.

관인 이미지는 육안으로 위조 여부를 판단해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종이인감증명을 수령한 사람이 그 위조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반면 전자서명은 핀크 앱을 이용해 자동으로 검증할 수 있어 위조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종이인감증명 보다는 디지털인감증명이 안전하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날인된 인감의 위조여부 판단수단으로는 종이인감증명에는 '국민이 행정기관에 등록해둔 인감의 이미지'를 기재하는 반면 디지털인감증명에는 '신청자의 실명을 확인한 은행에 등록해 둔 공개키'를 기재한다.

조 대표는 " '종이서류에 날인된 인감의 이미지'가 '종이인감증명에 기재된 인감의 이미지'와 일치하는지 여부를 육안으로 판단해야 하기에 날인된 인감의 위조여부를 일반 국민이 판단하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디지털문서에 기록된 내용에 대한 전자서명은 '디지털인감증명에 기록된 공개키'와 핀크가 앱을 이용하면 진위여부를 자동 검증할 수 있어 디지털인감증명이 종이인감증명 보다 인감날인 위조를 막을 때 훨씬 효과적"이라고 자신했다.

핀크는 디지털인감증명 사업을 영리 목적보다 디지털세상을 안전하게 하기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캠페인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조 대표는 "향후 적어도 3년간은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은행에 제안하고 있다"며 "현재는 하나은행 한 곳과 협업을 협의 중에 있지만 조만간 다른 은행에도 디지털세상을 안전하게 만들자는 사회공헌적 켐페인에 동참해 줄 것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내벤처 키워 혁신 금융서비스 실험


이외에 조 대표는 일하는 문화가 보다 생산적이고 진취적으로 진화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 중이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도입한 사내벤처 제도다. A직원이 자신이 제안한 사업에 5%를 출자하면 50%의 지분매수선택권을 부여해 A직원은 해당 사업의 지분 최대 55%를 확보할 수 있다.

회사 사업의 지분 55%까지 출자자로 참여한 직원이 사업의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셈이다. 실제 이 제도를 이용해 지난해 1호 사내벤처가 출범했으며 이들이 추진하는 신규 사업은 이달 말 출시된다. 아이디어만 있어도 핀크를 플랫폼 삼아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의 ESG 경영과 일맥상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대표는 "사내벤처를 활용하면 금융당국이 만든 지정대리인제도를 통해 핀크의 전자금융업 면허와 마이데이터사업자 면허. 소액해외송금업 면허, 등 혁신금융서비스 면허 등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예금, 대출 등 금융업을 하려면 일종의 '금융업 면허(라이선스)'가 필요한데 지정대리인 제도를 통해 신생 핀테크는 금융업 라이선스가 없어도 금융회사의 핵심 금융업무를 최장 2년 동안 위탁받아 기존에 없던 혁신 금융서비스를 실험할 수 있다.

조 대표는 "핀크가 취득한 기존 면허들을 사내벤처와 공유함으로써 이들은 금융업 면허 제약을 해결하고 하나금융 로고가 찍힌 명함으로 설득해야 할 대상과 접촉할 수 있어 하나금융의 신뢰자본을 공유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직원들에게 스스로를 '혁신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해 자신을 자책할 필요가 없다고 제언했다. 그는 "모두가 혁신적 인재가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소수가 혁신을 도모할 때 더 많은 다수는 그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구멍들을 커버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있는 소수는 1호 사내벤처 팀원들처럼 계속 도전해 주고 혁신적인 기술 학습에 관심이 있는 소수의 직원들은 계속 학습해 주고 다수의 직원들은 혁신가들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며 현재의 핀크를 지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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