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민폐” “병풍이냐” 논란에도… ‘피지컬 100’ 짜릿한 맨몸 승부의 세계

백수진 기자 2024. 4. 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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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100’ 시즌 2 최종화 공개
‘피지컬: 100′ 패자부활전에서 1위를 차지한 레슬링 선수 정지현(왼쪽에서 셋째)은 최정예 멤버들로 ‘어벤져스’ 팀을 결성하며 반전을 보여줬다. /넷플릭스

축구장 3개 규모, 총길이 6km의 미로, 모래 300톤, 덤프트럭 60대 가동.... 초대형 스케일로 돌아온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시즌 2가 2일 최종화를 공개했다. ‘피지컬: 100’은 100명의 참가자가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1위(플릭스 패트롤 기준)를 차지했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도 “제일 흥미롭게 본 한국 콘텐츠”라고 할 정도로 ‘오징어 게임’과 함께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삼체’ ‘젠틀맨’ 등 드라마에 밀려 글로벌 정상엔 오르지 못했지만, 공개와 동시에 미국·캐나다·프랑스·독일 등 87국 톱 10 차트에 진입하며 비영어 TV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3일 만난 장호기 PD는 “시즌1이 끝나고 해외 시청자들이 각국에서 나와야 할 출연자 리스트를 작성해서 보내주실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고 했다.

'피지컬: 100' 스틸컷. /넷플릭스

1편이 날것의 싸움판 같았다면, 2편은 공식 스포츠 경기처럼 격식을 갖췄다. 전 시즌에 비해 규모를 2배 키웠고, 게임 규칙도 정교해졌다. 유도 금메달리스트 이원희,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정지현 등 전·현직 국가대표 비중이 30%에 달할 정도로 강자들이 몰렸다. 장 PD는 “휴대폰 신제품을 출시할 때, 짝수 버전은 완성도를 높이고 홀수 버전은 혁신한다는 모 기업을 본보기로 삼았다”면서 본질에 집중하려 했다고 밝혔다. “시즌1에 대해 ‘너무 약하지 않냐. 장난하냐’는 피드백이 있었다. 이번엔 여러 분야의 최강자들을 모아 놓고 한국의 피지컬을 제대로 한번 보여주고 싶었다.”

1편 출연자들이 학교 폭력 의혹, 성폭력·불법 촬영 혐의 등으로 구설에 휘말리면서 이번엔 출연자 선정부터 엄격한 검증을 거쳤다. 그러다 보니 빌런들의 거친 발언이 난무했던 전 시즌에 비해 자극적인 재미는 덜했다. “이원희·정지현 선수처럼 큰형님들이 계시니까 함부로 빌런 역할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더라(웃음). 예능적인 재미도 필요한데 너무 올림픽처럼 되는 것 아닌가 고민도 된다.”

오로지 맨몸으로 부딪치는 원초적인 대결의 짜릿함과 각본 없는 드라마가 주는 감동은 여전했다. 패자부활전에서 가장 작은 체구의 레슬링 선수 정지현이 불굴의 집념으로 1위를 차지하고, 벼랑 끝에서 살아남은 멤버들이 어벤저스팀을 결성하는 등의 반전으로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피지컬: 100′에 출연한 보디빌더 임수진이 모래주머니를 나르며 힘들어하고 있다. /넷플릭스

여성 출연자 비율도 25%로 늘었지만, 남녀 대결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또 한 번 불거졌다. 제작진은 “성별·체급을 불문하고 다양한 지표로 완벽한 몸을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으나, 시즌2에선 막강한 근력이 필요한 게임이 대다수였다. 팀원 선발에서 여성 참가자를 피하거나 여성이 많은 팀을 대놓고 무시하는 모습이 거듭 비춰졌다. 팀전에서도 남성들이 활약하는 동안 여성 참가자들은 응원을 보내거나 도움이 못 돼서 미안하다며 사과하는 장면만 반복됐다. 시청자들도 “여자는 여자끼리 해라. 팀에 민폐만 끼친다” “여자를 짐 덩어리로 만들어 버리는 연출“ ”병풍 시키려고 부른 거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다수의 시청자는 신체적 차이를 고려해 시즌별로 남녀를 나눠 달라고 제안했다. 반면 “예능은 예능으로 봐라” “공정성 따지려면 체급도 나눠야 하는데, 그럼 재미가 없다” 등의 반론도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장 PD도 “게임의 난도를 높이다 보니 낮은 체급의 참가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시즌1이 약자들이 분투하고 승리하는 서사가 주를 이뤘다면, 시즌2는 최강자들이 게임을 주도하면서 강 대 강의 서사가 부각됐다. 다양한 피지컬이 여러 방면으로 활약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라 여기고 좀 더 깊이 고민하겠다.”

시즌3는 아시아판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대륙별로 게임을 열고 나중엔 전 세계에서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 장 PD는 “더 많은 국가에서 참여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보여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피지컬: 100

성별·체급·인종 불문 100명의 참가자가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시즌1은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1위(플릭스 패트롤 기준)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3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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