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린스-손세정제 여드름 유발… 화장품 성분 꼭 따져야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2024. 4. 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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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의 원인과 예방
피지-막힌 모공-화학 성분 등 유전 외 다양한 원인 상호작용
계면활성제 피지 분비에 영향… 화장품 ‘코메도제닉’ 성분 피해야
세안 땐 피부 오래 문지르지 말고, 크림-에센스 과도한 사용은 금물
대한여드름주사학회 위원인 황은주 더삼점영피부과의원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황 원장은 “화장품과 샴푸, 세정제 등도 여드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봄나들이가 한창이다. 하지만 얼굴에 난 여드름 때문에 밖에 나가길 꺼리는 사람도 있다. 여드름은 모낭에 붙어 있는 피지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청소년뿐 아니라 20, 30대 성인 중에도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드름을 방치하면 염증이 심해질 수 있고 잘못 짜 피지가 안쪽에서 터지면 피부가 울퉁불퉁해지거나 색소 침착, 흉터가 생길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여드름을 예방할 수 있을까? 우리가 잘 몰랐던 여드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대한여드름주사학회 위원인 황은주 더삼점영피부과의원 원장을 만나 자세히 알아봤다.

―여드름의 원인이 호르몬 변화인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여드름은 유전이나 호르몬 같은 내적 요인으로 생긴다고 생각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드름은 하나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게 아니라 여러 요인이 겹쳐 발병한다. 여드름이 발생하는 요인은 크게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각질·피지 증가, 염증, 막힌 모공 등이 있고 외부적 요인으로는 잘못된 세정, 피부관리 습관, 호르몬 문제 등이 있다.”

―화장품 때문에도 생길 수 있나.

“그렇다. 화장품에는 특정한 효과를 내거나 여러 성분이 잘 섞일 수 있도록 여러 첨가제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피부에 맞지 않는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다. 또 손세정제에 쓰이는 강력한 살균 성분이나 향수에 쓰이는 향료와 아로마 오일도 여드름을 만들 수 있다. 손을 닦을 때 손세정제보다 비누를 사용하는 게 좋으며, 향수를 뿌릴 때는 피부에 닿지 않게 뿌릴 것을 권한다. 화장품을 선택할 때는 피지 변성 없이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줄 수 있는 제품인지 따져보고 골라야 한다. 여드름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진 ‘코메도제닉’ 성분이 사용됐는지도 체크하는 게 좋다. 자신의 피부에 맞지 않는 성분들을 골라내는 방식으로 본인만의 정답노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샴푸·클렌저와는 무관한가.

“아니다. 삼푸 등 헤어 제품과 클렌저도 여드름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 오일과 계면활성제를 모두 나쁘다고 말할 순 없지만 피지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며 여드름을 발병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 사용해야 한다. 헤어 에센스에 사용된 오일 성분이 피부에 닿거나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 등의 계면활성제가 얼굴 또는 몸에 닿으면 여드름이 생기거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샴푸로 머리를 감고 헹굴 때는 몸을 완전히 젖혀 피부에 안 닿게 하고 양도 적당히 사용하는 게 좋다. 폼 클렌저나 오일 클렌저도 피지를 변성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피부 장벽을 훼손할 수 있으니 주의해 사용하길 권장한다.”

―효과적인 여드름 예방법은 뭔가.

“여드름 발생은 ‘씨앗에서 시작해 꽃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일단 좁쌀 피지(여드름 씨앗)가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하고, 생겼다면 악화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효과적인 여드름 예방법으로 크게 3가지를 조언하고 싶다.

첫째, 피지가 단단해지지 않도록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게 좋다. 피부를 문지르면 모공을 흔들어 모공 크기가 커지고 피부에 자극이 발생한다. 또 계면활성제로 피지가 단단하게 변하는 것도 여드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세안을 할 때는 폼 클렌저 거품으로 피부를 긴 시간 강하게 문지르지 않는 게 좋다. 치약 거품도 입가나 턱에 묻지 않도록 양치를 할 때 조심하면 도움이 된다.

둘째, 피지 체계를 교란시키지 않도록 화학적 자극을 줄여야 한다. 피부가 건조하다고 크림이나 에센스를 자주 사용하면 화학 성분이 피부에 반응해 피지가 끈적끈적해지고 염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피지의 성질을 변화시키지 않는 약산성 수용성 화장품을 사용하고 핸드크림을 사용할 때도 얼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셋째, 이미 좁쌀 피지가 생겼다면 올바른 방법으로 제거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짜내야 한다면 흉터와 흔적이 피부에 남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피지를 직접 짜면 감염, 색소 침착 등이 발생하고 모공 입구나 피지샘을 훼손할 수 있다. 가급적 피부과를 방문해 짜는 것을 권장한다.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피지 제거 패치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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