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향호 국가정원’ 밑그림이 중요

-바다와 호수 어울린 관광 명소로 조성해야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강릉 향호가 호수정원으로 개발됩니다. 이곳은 주문진 해수욕장과 어시장, BTS 앨범과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등 명소와 연결돼 관광자원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바다와 호수를 연결하는 여행 벨트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호수를 어떤 방식으로 개발할지 기본 구상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해변 관광과는 차별화한 특색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휴식과 놀이가 공존하는 국민 휴식지가 되어야 합니다. 용역 과정에서 전문가와 주민 의견을 수렴해 명품 휴양지로 변신하기를 기대합니다.

강릉시는 최근 주문진 향호 국가·지방 정원 조성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사를 선정하고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용역에는 4개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낙찰돼, 이달부터 2026년 3월까지 진행합니다. 시와 용역사는 지방 정원과 함께 국가 정원이 지정될 수 있도록 마스터 플랜을 짜며, 이와 병행해 일부 공사를 추진합니다.

향호 지방 정원은 총사업비 189억원을 들여 주문진읍 향호리 일대 72만㎡를 우선 지방 정원화 한 뒤, 점차 부지를 104만㎡까지 늘려 국가 정원화 하는 사업입니다. 올해 사업비 30억원을 들여 토지 보상에 들어가고, 단계적으로 도로와 토양 개량 등 기반사업을 합니다. 또 부지 내 조경 등을 위해 소나무 190그루를 시유지와 국유지에 이식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향호는 뛰어난 자연경관과 역사적 특성을 가진 호수입니다. 향호(香湖)라는 지명은 고려 충선왕 때 동해 사면을 흐르는 계곡의 하류와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 향나무를 묻는 매향 풍습에서 유래했습니다. 강물과 바닷물이 섞이면서 잉어·붕어·뱀장어·숭어·장어·빙어·가물치 등이 서식하며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합니다. 길이는 750m, 폭은 500m이며, 면적은 약 8.0㎢에 이릅니다.

사업 성공의 관건은 전체적인 설계에 있습니다. 방문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충분한 주차 면적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야 합니다. 또한 호수와 바다의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먹고 즐길 수 있는 상업시설도 허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잡다한 조형물을 이곳저곳에 설치해, 오히려 미관을 해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비용을 더 들이고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안목을 갖춘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공원을 디자인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