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7] 골칫거리 ‘민물가마우지’…우리나라 실태는?

조휴연 2024. 4. 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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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춘천][앵커]

KBS는 최근 개체수가 급증한 '민물가마우지'로 인한 피해 상황과 강원도 내 시군의 대응에 대해 집중 보도했습니다.

오늘은 골칫거리가 된 가마우지 문제를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조휴연 기자, 우선 민물가마우지가 왜 문제가 되는지부터 다시 한 번 정리를 해 주시죠.

[기자]

크게 두 가지인데요.

우리나라의 어류 생태계와 산림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문제입니다.

민물가마우지의 천적은 독수리인데, 독수리의 주 서식지가 강원도와 경기도 북부지역 일부에 불과합니다.

민물가마우지가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걸 고려하면, 천적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또, 육식성인 탓에 배스나 블루길같은 외래어종 뿐 아니라 붕어나 쏘가리같은 토종 물고기도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이때문에 강원도에선 수 년 전부터 민물고기 양식업자나 어업인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또, 집단 서식을 하는 특성상 서식지 일대에선 강한 산 성분을 띤 배설물 때문에 나무가 고사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우리나라를 찾는 가마우지의 개체 수 자체도 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가마우지 관련 취재를 하면서 두 가지의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를 찾는 가마우지 개체 수가 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자료는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실시한 '겨울철 조류 동시조사' 입니다.

매년 도래하는 겨울 철새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하는 조사인데요.

이 자료를 보면, 2018년 우리나라를 찾은 민물가마우지는 모두 15,000여 마리였습니다.

그런데, 5년 뒤인 지난해에는 21,000여 마리로 40% 늘었습니다.

이 자료와 함께, 민물가마우지의 집단 번식지 현황도 확보해 비교했습니다.

전국에서 확인된 민물가마우지의 둥지 수는 2018년 3,700여 개였는데요.

그러던 게, 지난해 5,800여 개로 50%정도가 늘었습니다.

두 개의 자료를 기반으로 했을 때, 한반도를 찾는 민물가마우지 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우리나라에 오는 민물가마우지 수가 늘고 있는 건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원인이 나온 게 있나요?

[기자]

가마우지가 추위를 피해 우리나라로 내려왔는데, 원래 서식지인 연해주나 사할린보다 살기에 더 좋기 때문이라는 추정은 가능합니다.

가마우지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생태 조사는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요인은 먹이활동과 번식 활동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지가 많아서 골짜기를 따라 강이나 계곡이 발달돼 있기 때문에, 큰 방해를 받지 않고 먹이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이점으로 작용 할 수 있다는 분석인데요.

특히, 강원도 영서 북부 지역은 호수도 많기 때문에 어족 자원이 풍부해 매년 이곳에 자리를 잡는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엔 사실상 가마우지의 천적이 없다시피 한 게 번식활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 가마우지들도 이걸 알고 우리나라를 많이 찾는다는 얘깁니다.

[앵커]

천적이 없다면, 어쨌든 대응은 필요한 상황이라는 얘긴데, 포획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분야에선 뭔가 대응이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네, 강원도 양구나 평창에선 총기 포획을 시작했습니다.

경기도 시흥에서도 총기 포획을 하고 있는데요.

다만, 각 지역마다 지역 특성에 따른 서식지와 먹이 활동 분포가 달라 총기 포획에 따른 실적도 제각각인 상황입니다.

이렇게 우리나라를 찾는 가마우지의 개체 수가 늘자, 전문가들이 관련 연구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취재진이 찾았던 양구 파로호에는 최근 충북대학교와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방문해 가마우지 사체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충북대학교는 가마우지의 기생충, 서울대학교는 가마우지의 텃새화 여부에 대해 각각 연구를 벌일 예정입니다.

이 연구가 끝나면, 우리나라를 찾는 가마우지의 좀 더 자세한 생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수고많으셨습니다.

영상편집:신정철

조휴연 기자 (dakgalb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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