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푸바오”…푸바오 떠나는 마지막 모습 보러 인천공항에 모인 사람들

김영우 기자 2024. 4. 3. 19: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일 오후 4시 2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4층 전망대에서 푸바오를 배웅하러 온 팬들이 활주로를 보고 있다. /김영우 기자

3일 오후 2시 5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건물 4층에 있는 전망대에는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푸바오가 그려진 가방을 메고 있거나, 푸바오 인형을 품에 안고 있기도 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온 푸바오의 사진을 보며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의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네이버 주토피아 카페 등을 통해 푸바오가 탄 항공편 정보를 확인하기도 했다. 푸바오가 탄 비행기가 출발하기로 한 오후 4시 30분이 다가오자 사람들은 저마다 창가로 다가가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오후 4시 40분쯤 푸바오가 탄 비행기가 전망대 앞을 지나갔고, 동영상을 찍고 있던 한 팬은 “조심해서 가, 푸바오”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소셜미디어로 비행기가 떠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는 팬도 있었다.

이날 전망대에서 만난 이모(52)씨는 “꼭 가족을 떠나보내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씨는 작년 한 TV 프로그램에 푸바오가 나온 것을 보고 푸바오의 팬이 됐다. 29세와 27세 자녀가 독립한 후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는데, 푸바오를 보고 외로움이 채워졌다고 한다. 이씨는 “푸바오는 원하면 직접 가서 볼 수도 있고,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푸바오가 좁은 동물원이 아닌 넓은 자연으로 돌아가 놀고 싶은 만큼 실컷 놀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푸바오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공항에 왔다는 여지민(25)씨 역시 “물가에 자식을 내놓는 기분”이라며 “중국에서 좋은 사육사를 만나 한국에서보다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고 했다.

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시민들이 중국으로 떠나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실은 무진동 특수 차량을 보며 배웅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후 1시쯤 찾은 인천공항 전망대에서도 푸바오 상품을 들고 있는 10명 정도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푸바오 깃발을 든 한 사람이 눈물을 보이자, 다른 한 사람이 “이미 에버랜드에서 울고 왔잖아”라고 말하며 달래기도 했다. 이들은 인천국제공항 활주로를 바라보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공항에 도착해 직원들에게 비행기가 잘 보이는 곳을 물어가며 전망대에 도착했다는 신원아(31)씨는 “때가 됐으니 푸바오가 중국으로 가야 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차마 보내주기 어렵다”며 눈물을 흘렸다. 배우 지망생인 신씨는 코로나로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줄어 힘들던 시절 유튜브로 푸바오 영상을 보며 기운을 얻었다고 한다. 신씨는 “푸바오 영상을 보면서 웃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며 “그때 ‘내가 푸바오에게 힘을 받고 있었구나, 의지하고 있었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신씨는 푸바오에게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 때 푸바오라는 이름처럼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떠나는 것 같아 고맙다”며 “비행기가 뜰 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는 팬들을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3일 오후 4시 2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4층 전망대에서 푸바오를 배웅하러 온 팬들이 활주로를 보고 있다. /김영우 기자

앞서 에버랜드가 푸바오의 환송 행사를 공지한 지난달 27일부터 인터넷에는 ‘푸바오가 떠나는 것을 보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가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에버랜드에 환송 행사를 보러 가지 못 하는데, 공항도 안 가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공항이라도 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네티즌은 비행기 이착륙을 볼 수 있는 곳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며, “푸바오를 위해 안전하게 공항에 다녀오자”고 하기도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