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A·GS건설, 사우디서 9.6조 '잭팟'

파드힐리 가스플랜트 공사 따내
사우디 단일 최대···"정상외교 결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파드힐리 가스 플랜트 증설 현장 위치. 사진 제공=삼성E&A

[서울경제]

삼성E&A와 GS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약 9조 6000억 원(72억 2000만 달러) 규모의 가스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사우디에서 따낸 공사 중 최대 금액이자 국내 해외 건설 수주 전체를 통틀어 역대 3위 규모다. 이번 수주 잭팟을 계기로 정부가 밝힌 ‘올해 해외 건설 수주액 400억 달러, 누적 수주액 1조 달러’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E&A는 2일(현지 시간) 사우디 국영 석유 회사인 아람코와 ‘파드힐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4번’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수주 금액은 약 8조 원(60억 달러)이다. 이는 삼성E&A 창사 이래 최고액이자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공사 중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다. 증설이 완료되면 파드힐리 가스 플랜트의 하루 가스 처리량은 기존 25억 입방피트에서 38억 입방피트로 늘어난다.

GS건설도 이날 아람코와 파드힐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의 ‘패키지 2번’ 황회수처리시설 공사 계약을 맺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가 직접 현지를 방문해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액은 약 1조 6000억 원(12억 2000만 달러)이다. 가스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황을 포집하고 재활용하는 설비를 통해 하루 800톤의 황을 회수할 수 있다.

두 회사가 수주한 금액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2009년·191억 달러),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2012년·77억 달러)에 이어 해외 건설 사업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현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한·사우디 정상외교가 이번 수주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사우디를 국빈 방문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를 만나 건설·인프라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앞으로도 아람코·네옴 등 사우디 주요 발주처의 메가 프로젝트 수주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로 올해 한국 기업들의 누적 해외 건설 수주액(2일 기준)은 127억 2000만 달러(약 17조 1600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61억 1000만 달러)보다 2배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정부는 올해 4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