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상품 후기 믿을거 못돼요”…물건 보지도 않고 올리는 ‘후기 알바’ 극성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bykj@mk.co.kr) 2024. 4. 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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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상품 배정해드릴게요. 후기 작성해 주시면 수익금 지급해드려요. 주소는 저희가 지정한 곳으로 해주시고, 사진은 저희가 따로 보내드릴게요."

개인이 상품을 주문하고 후기를 남겨 '후기 알바'란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이들은 월 200만~300만원 이상의 수익이 가능하다며 모집한 뒤 본인 돈으로 물품을 주문 후 구매 후기를 쓰면 결제액을 돌려주고 작성 수수료도 10~15%를 지급한다고 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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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주문 상품 배정해드릴게요. 후기 작성해 주시면 수익금 지급해드려요. 주소는 저희가 지정한 곳으로 해주시고, 사진은 저희가 따로 보내드릴게요.”

이커머스에서 물건을 실제 보지도 않고 거짓으로 후기를 올리는 일명 ‘후기 알바’가 극성이다.

지난 2일 오후 4시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후기 알바를 찾는다는 채팅방에 접속하자 ‘매니저’라는 A씨가 이름과 나이를 물은 뒤 후기 작성 아르바이트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설명에 따르면 이곳은 온라인 마케팅 회사로, 후기 알바를 ‘체험단’이라고 소개했다. 체험단은 자신의 아이디로 쿠팡에서 주문을 넣되 배송지는 사전 지정된 특정 장소로 해야 했다.

‘그럼 물건을 안 받는데 후기를 어떻게 쓰냐’라는 질문에 “사진은 (회사가) 드릴 것. 후기 쓰기 어려우면 해당 상품의 기존 후기들을 참고한 뒤 비슷하게 쓰면 된다”고 말했다.

‘이 상품의 후기는 그럼 다 체험단으로 불리는 아르바이트인 거냐’고 재차 질문하자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고 애매하게 답했다.

이 회사는 처음부터 ‘후기 수익’이라 불리는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 처음엔 급여 대신 이벤트 상품을 지급하다 자사 기준에 충족되면 그 때부터 수익금을 준다.

매니저 A씨는 “휴대폰으로도 쉽게 할 수 있는 주문 대행 업무라 주부나 취업준비생도 많이 한다”며 “시간 압박이 크지 않아 시간 날 때 여유롭게 하면 된다. 부업으로 하면 하루 최대 10만원도 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온라인 마케팅 회사’ 역시 방식이 동일했다. ‘꼭 본인 계정으로 (주문을) 해야 하나’란 물음에 “개인이 주문해 후기를 남겨야 한다. 그래야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개인이 상품을 주문하고 후기를 남겨 ‘후기 알바’란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제조사나 중간 유통사가 이 같은 마케팅 회사에 비용을 지불하고 거짓 후기를 요청하는 것이다.

다만 이곳은 이벤트 상품 없이 바로 수익금을 지급했다. ‘동기 부여 차원’이라는 게 이곳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쇼핑몰마다 성격이 다르지만 네이버 쇼핑 등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선 아예 주문을 넣되 배송을 하지 않아 배송비를 아끼고 케파(생산량)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부정 아르바이트가 성행하면서 사기 피해 역시 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된 온라인 쇼핑몰 부업 사기 피해 상담 분석 결과 총 56건에서 4억3900만원의 피해 금액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3배나 늘어난 규모다.

1인당 평균 피해 금액은 약 784만원으로, 최근 물가가 급격하게 오르며 주부와 사회 초년생이 부업이나 아르바이트로 이 같은 업종에 관심을 두며 피해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월 200만~300만원 이상의 수익이 가능하다며 모집한 뒤 본인 돈으로 물품을 주문 후 구매 후기를 쓰면 결제액을 돌려주고 작성 수수료도 10~15%를 지급한다고 속였다.

쇼핑몰 활성화가 목적이었지만, 이후 이들은 피해자에게 약속한 수수료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코로나19 이후 관련 사기가 증가하고 그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초기에 지원금이나 수수료를 실제 지급해 신뢰를 얻은 뒤 점점 큰 금액의 결제를 유도하는 수법으로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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