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가 된 '金밥' 가성비 있게 맛보고 즐기고 [떴다! 기자평가단]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4. 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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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김밥
게티이미지뱅크

최애 아이돌이 글로벌 스타가 되는 건 양가적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성공을 축복해주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들지만, 한편으로는 국내에서 그를 볼 기회가 줄어들기에 아쉬움이 생기는 것이다.

김밥을 보는 한국인 마음이 딱 그렇다. 미국에서 한국 냉동 김밥이 인기를 끌고, 한국산 김 수출이 나날이 늘면서 정작 한국인이 먹을 김은 줄어든다. 김값이 상승하면서 김밥 가격도 오르고 있다. 착한 김밥이 사후에 간다는 그 천국에서는 요즘 참치김밥이 5000원이다. 라면까지 포함하면 1만원대를 넘나드는 것이다.

최근 편의점 김밥이 대안으로 부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단 한 줄당 3000원 안팎의 가격으로 소비자 부담이 작다. 편의점 김밥을 고를 때 소비자가 가장 주저하는 '맛'의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했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유명 김밥집에 버금갈 정도로 수준이 올라온 것이다. 전자레인지에 한 번 돌렸을 때 최적의 맛이 나오도록 연구개발(R&D)을 거친 끝에 '냉장식품' 특유의 어딘가 살짝 비어 있는 듯한 식감도 극복했다.

기자평가단은 4사의 대표 김밥을 비교해봤다. 참치·소고기 등 주재료를 기준으로 통일하는 대신 각 사 MD(상품기획자)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김밥으로 추천받아 진행했다. 평가에 참여한 안병준, 김금이, 박홍주 기자는 한국 편의점 김밥의 수준이 그새 일반 김밥집에 필적할 만큼 올라왔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세븐일레븐 맛장우 매콤제육김밥(3400원)은 한입 베어 문 순간 느낌이 오는 맛이다. 이건 남자의 맛이다. 점심 메뉴로 제육과 돈가스를 벗어나는 선택지를 잘 고르지 않는다는 한국 직장인 남자가 좋아할 맛이다. 실제 박 기자가 4.5점이라는 개인 최고 평점을 줬으며, 안 기자도 전체 중 둘째로 맛있었다고 평가했다. 김금이 기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줬음에도, 남성 평가자의 지지에 힘입어 평가단 평균 점수는 4.2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장우 배우를 모델로 선정한 이 김밥은 매콤이라는 단어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 혓바닥에 스파이크를 날리는 듯한 강렬한 맛이 특징이다. 8알로 구성된 일반 김밥 상품 대비 4알 더 많아 양적으로도 풍성하다. 안 기자는 "단짠의 제육을 그대로 김밥에 옮겨놓은 듯했다"며 "보통 편의점 김밥 한 줄로는 배가 차지 않는데, 상대적으로 양이 많은 점이 돋보였다"고 호평했다. 박 기자는 "제육에서 잡내가 별로 나지 않고, 맵거나 짠맛이 심하지 않다"며 "한쪽 끝을 눌러서 김밥을 밀어 올리면 손으로 집을 필요 없이 쏙쏙 먹을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평가단은 3400원이라는 가격이 심리적 저항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CU는 압도적 참치마요 김밥(3000원)을 대표 김밥으로 추천했다. 김밥계에서 참치는 다소 독특한 지위를 갖는데, 평상시 통조림 참치를 쳐다도 안 보는 사람 중에서도 참치김밥은 즐겨 먹는 이가 꽤 많다는 점에서다. 기본적으로 김밥이란 퍽퍽함 때문에 목이 막힐 수밖에 없는 음식인데, 참치와 마요네즈가 이를 상쇄해준다는 것이 장점이다. 압도적 참치마요는 토핑을 기존 대비 50% 증량하면서 출시 3주 만에 누적 판매량 25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안 기자는 "입안에 넣었을 때 크리미한 향이 풍부하게 나는 것이 좋았다"며 "참치김밥을 극호하는 개인적 취향에 따라 다른 제품에 비해 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박 기자는 "분식집 참치김밥이 4000~5000원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이 김밥의 가성비가 부각된다"고 했으며, 김 기자는 "압도적이라는 이름대로 김밥 크기가 크고 참치 토핑으로 가득 차 있어 배불리 먹기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상품은 이번 평가에 포함된 네 종의 김밥 중 태생적 한계가 가장 도드라지기도 했다. '아는 맛'이기 때문에 무난한 선택을 받는 반면, 학창 시절 내내 분식집에서 맛보며 뇌리에 깊이 박힌 '그 맛'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이다. 박 기자는 4개의 상품 중 둘째로 좋았다는 호평을 하면서도, 분식집 김밥에 다소 못 미친다며 아쉬워했다.

이마트24 한입쏙간식세트(2900원)는 먹는 재미가 돋보이는 상품이다. 편의점 김밥은 심플함을 내세우는 만큼, 마지막 한 알을 먹을 때쯤 물리는 기분을 느끼기도 쉬운데, 한입쏙세트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골라 먹는 즐거움을 살렸다. 유부초밥, 김밥, 닭강정, 감자샐러드로 이뤄진 이 상품은 어린 시절 운동회에서 도시락을 열 때의 설렘을 잠시나마 떠올리게 해준다. 특히 스시초를 사용한 유부초밥이 김밥으로 텁텁해진 입속을 잡아주며 밸런스를 맞춰 줬다.

김 기자는 "전체적으로 단맛이 강하고 닭강정은 매콤해서 20·30대에서 선호할 듯하다"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부초밥이 촉촉하고 퀄리티가 있다"고 기재했다. 박 기자는 "유부초밥, 김밥, 닭강정, 샐러드까지 골고루 있어서 뭘 먹을지 고민된다면 누구나 고르기 좋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이 상품은 구성이 다채로운 반면 양이 적은 게 약점으로 지적됐다. 김 기자는 "저렴한 가격 대비 구성이 알차고 좋지만 배가 부른 양은 아니다"며 "한 끼 간식으로 먹기에 적당하다"고 적었다.

GS25는 '갓혜자'를 앞세웠다. 이 편의점이 내민 '혜자로운알찬한끼세트'는 2700원으로, 4개 상품 중 가장 저렴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출시돼 68일 만에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혜자롭다'고 평가한 소비자가 많았던 것이다. 용기형 김밥으로 출시된 이 상품은 비엔나소시지가 들어간 김밥 2조각, 주먹밥 2개, 메추리알 조림 3알을 담았다.

건강한 한 끼라는 콘셉트에 가장 어울리는 메뉴였다. 전체적으로 간을 강하지 않게 한 까닭에 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라면이나 각종 국물과 맞춰 먹기도 조화로웠다. 4개 상품 중 가장 높은 점수인 4.8점을 준 김금이 기자는 "김치볶음 주먹밥, 계란 삼각주먹밥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고 대부분 좋아할 것 같다"며 "메추리알도 간이 적당하게 돼 있어 반찬으로 먹기에 좋다"고 상찬했다. 박 기자는 "밥과 메추리알 조림 반찬으로 영양가 있는 구성에 가격도 가장 저렴하다"며 "편의점 특유의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은 느낌이 4개의 김밥 가운데 가장 덜하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일부 평가자는 탄수화물이 너무 많은 구성이라는 점, 간이 너무 밍밍하다는 점에서 낮은 평점을 주기도 했다.

[박창영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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