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 아파트 화재 주민 재판행…檢 "안전불감증 행태"

박광온 기자 2024. 4. 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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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크리스마스(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화재가 처음 발생했던 곳의 70대 주민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김재혁)는 3일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3층 거주민인 70대 남성 김모씨를 중실화·중과실치사·중과실치상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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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실화·중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 기소
신문지 등 쌓여 있는 방에서 담배 피워
불씨 완전히 끄지 않은 채 나가 화재 발생
연기 나자 현관문 열어…공기 다량 유입
아파트 방화문도 개방돼있어 연기 확산
피고인은 아무런 조치 없이 창문으로 탈출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6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지난 25일 새벽 발생한 화재사고 현장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3.12.2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지난해 크리스마스(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화재가 처음 발생했던 곳의 70대 주민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김재혁)는 3일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3층 거주민인 70대 남성 김모씨를 중실화·중과실치사·중과실치상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이 신문지, 쓰레기봉투 등이 쌓여 있는 방안에서 담배를 계속 피우다 불씨가 남아 있는 꽁초를 버려둔 채 방을 나가 화재가 발생했다"며 "또 거실에 연기가 차기 시작하자 현관문과 방문을 활짝 여는 바람에 다량의 공기가 유입돼 화재가 커지면서 피해 규모가 확대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기소 사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25일 오전 도봉구 방학동 23층짜리 아파트 3층 자신의 집에서 담배를 피우다 불을 내, 같은 아파트 주민 2명을 숨지게 하고 27명이 중경상을 입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씨는 이른바 '컴퓨터 방'이라고 불리는 거실에 인접한 작은 방에서 신문지 등 생활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가득 쌓여 있음에도 계속해서 담배를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약 7시간 동안 바둑 영상을 시청하며 담배를 피우다 담배 불씨를 완전히 끄지 않은 채 나갔고, 그 불씨가 주변 가연물에 옮겨붙어 불길이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경찰과 소방 당국 진행한 합동 현장 감식 결과, 해당 방에서 김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라이터와 담배꽁초 등이 발견됐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크리스마스(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화재가 처음 발생했던 곳의 70대 주민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은 현장에서 발견된 담배갑들. (사진=서울북부지검 제공) 2024.04.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김씨는 화재 발생으로 연기가 나자 환기를 위해 현관문과 컴퓨터방의 문을 차례로 열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다량의 공기가 유입되면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열린 현관문을 통해 유독성 연기가 같은 동 전체로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아파트 방화문도 상시 개방된 상태였던 터라, 연기가 차단되지 않은 채 확산된 것이 대규모 피해를 낳은 원인이라고 검찰은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당시 김씨는 아무런 조치 없이 주거지 거실 창문을 통해 탈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화재 우려와 흡연에 따른 주민 간 분쟁 발생을 이유로 실내흡연 금지 안내방송을 여러차례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그럼에도 김씨는 주거지 컴퓨터방에서 노트북을 이용해 바둑을 두거나 바둑 영상을 시청하며 수시로 담배를 피우는 등 안전불감증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번 화재로 인해 2명이 숨지고 27명이 크게 다친 가운데 사망자인 10층 주민 임모(38)씨는 최초 화재 신고자로, 가족을 먼저 대피시킨 후 빠져나오려다 변을 당했다. 4층에 살던 박모(33)씨와 0살 아기를 품에 안고 뛰어내리다가 크게 다쳐 숨졌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김씨를 중실화·중과실치사·중과실치상 혐의로 구속 후 그달 15일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전담수사팀 구성해 현장확인 및 화재 감식, 피해가구 전수조사, 손해사정인 상대 손해액 확인, 대검 화재조사팀 화재분석 및 재연실험 등을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유족 및 피해자들의 재판절차 진술권 보장 등 피해자 보호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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