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파이어족 꿈꿨는데…’ 테슬라·미 국채 고배당 ETF 쓸어 담은 서학개미들 한숨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4. 4. 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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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판매 부진에 또 급락
캐시우드 저점 매수나선 반면
월가는 또 목표가 하향 눈길
中BYD 판매 27% 줄어 더 부진
‘차이나 리스크’ 덩달아 타격
미국 장기 국채 ETF 도 약세
TSLY·TLTW 등 옵션 연계ETF
분배금까지 줄어 손실폭 확대
사진=김인오 기자
테슬라와 미국 장기 국채 가격이 낙폭을 키우자 이들 종목을 연초부터 대거 매수했던 개미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테슬라나 미국 장기 국채 같은 개별 종목에 관련 옵션 거래를 결합한 이른바 커버드콜 혹은 바이라이트 상장지수펀드(ETF) 들은 매달 높은 분배금까지 주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만능 고배당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올 초부터 시세 하락 뿐 아니라 분배금 급감까지 겹쳐 투자 손실 우려를 키우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테슬라 올해 연중 주가 흐름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전날 대비 4.9% 떨어진 결과 올해 연중 기준 33% 하락률을 기록했다.

개장 전 회사가 공개한 올해 1분기(1~3월) 전기차 생산·인도 실적이 월가 기대는 물론 이전 실적을 훌쩍 밑돌았기 때문이다.

같은 날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와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각각 전날보다 3bp(=0.03%포인트) 오른 4.36 %, 4bp 오른 4.51%에 거래를 마쳤다.

마감 시세를 기준으로 30년 만기 국채는 작년 9월 22일(4.5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 대출 금리 등 시중 금리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해 11월 27일(4.39%) 이후 최고치다.

이날 장 중 10년 만기 국채는 수익률이 4.386%까지 올라 거래된 탓에 올해 최고치인 2월 4.352%를 넘어서기도 했다. 채권은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인다.

테슬라와 미국 장기 국채 관련 상품은 한국 투자자들이 올해 집중 매수한 종목이다.

3일 한국 예탁결제원 집계를 보면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가장 많이 순 매수했다. 순 매수 6위는 테슬라에 2배 레버리지 베팅하는 효과를 가진 ETF 인 ‘T-렉스 2X 롱 테슬라 데일리 타깃’(TSLT) 이다.

미국 장기 국채와 관련해서는 ‘아이셰어스 20+미 국채 엔화 헷지 ETF’ 와 3배 레버리지 베팅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20+미 국채 강세 3X ETF’(TMF) 가 각각 한국 투자자 순매수 4위, 8위에 올랐다.

레버리지 상품인 탓에 손실도 크다. 테슬라 주가가 올해 1월 이후 약 33% 떨어진 반면 TSLT 는 59% 급락했다. ‘아이셰어스 20+ 미 국채 ETF’(TLT)가 올해 6% 하락한 반면 3배 레버리지 ETF 인 TMF 는 20% 가량 떨어졌다.

최근 인기 끈 옵션 연계 고배당 ETF 는 분배금까지 줄었다.

배당 수익과 더불어 테슬라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앞다퉈 사들였던 ‘일드맥스 테슬라 옵션인컴 ETF (TSLY)’ 는 지난 해 말 1주당 1.2078 달러이던 분배금을 점차 줄여 지난 달에는 0.8109 달러로 발표했다.

3개월 여만에 33% 줄어든 수준이다. 분배금이 줄어든 가운데 해당 종목 시세마저 올해 들어 50% 넘게 급락하면서 실질적인 손실은 더 불어난 셈이다.

미국 장기 국채 관련 ETF 도 사정은 비슷하다. 배당 수익과 더불어 미국 국채 가격 반등(수익률 하락)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했던 ‘아이셰어스 20+미국국채 바이라이트 ETF ’(TLTW) 도 지난 해 말 1주당 0.7460달러이던 분배금을 이달 들어 0.2350 달러로 발표했는데 이는 70%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분배금 감소와 더불어 올해 들어 주가는 5% 떨어졌다.

월가에서는 추격 매수에 주의해야한다는 신중론을 내고 있다.

이날 테슬라 주가 낙폭이 두드러진 가운데 ‘돈나무 선생님’으로 유명한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는 테슬라 주식을 23만5000주 매수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현지 투자사인 트루이스트는 이날 테슬라에 대해 중립 투자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227달러에서 176달러로 하향했다. 전기차 판매 부진은 주요국 전기차 보조금 감소와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라는 글로벌 시장 상황 탓이기 때문이다.

같은 날 ‘중국판 테슬라’ 비야디(BYD)의 올해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직전 분기 대비 27% 가까이 급감해 테슬라(20% 감소)보다 더 위축됐다. 올해 샤오미가 전기차 판매에 나서는 등 중국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한편 미국 장기 국채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금리 인하 신중론이 부각되면서 시장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2일 집계 기준 연방기금금리(미국판 기준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7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을 절반 이상인 54.8%로 보고 있다.

지난 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공개 발언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 데 이어 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유가가 뛰면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부각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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