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서 규모 7.0↑' 25년래 최대 규모 강진…4명 사망 · 97명 부상

이종훈 기자 2024. 4. 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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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으로 기울어진 타이완 화롄현 지역 건물 모습

오늘(3일) 오전 타이완 동부에서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출근 시간대에 발생한 강진으로 오후 현재까지 4명이 숨지고 90여 명이 다쳤으며 건물 20여 채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지진 영향으로 타이완은 물론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 해안 지역에도 한때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으나 큰 피해 없이 해제됐습니다.

오전 7시 58분(현지시간) 타이완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를 인용해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에 따르면 지진은 타이완 동부의 인구 35만 명의 관광도시 화롄(花蓮)에서 남동쪽으로 12㎞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으며 진원 깊이는 20㎞로 관측됐습니다.

이로부터 10여 분 뒤에는 규모 6.5의 여진이 25차례 넘게 이어졌습니다.

일본 기상 당국은 규모를 당초 7.5에서 7.7로 상향했고 중국은 7.3으로 관측했습니다.

타이완 당국은 규모가 7.2라면서 이는 규모 7.6의 지진으로 약 2천400명이 숨지고 건물 5만 채가 파손된 1999년 9월 21일 발생한 지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우젠푸 타이완기상서 지진예측센터장은 진앙이 육지와 상당히 가까운 얕은 층이어서 타이완 전 지역에서 지진을 느껴졌다고 밝혔습니다.

우 센터장은 앞으로 3∼4일간 규모 6.5~7.0 여진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타이베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창위린(60) 씨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지진이 매우 강했다"면서 "집이 곧 무너질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타이완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자리 잡고 있어 지진이 잦습니다.

1901년부터 2000년 사이 사망자를 초래한 대형 지진이 48차례나 있었습니다.


지진 여파로 타이완은 물론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에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지만 다행히 별다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일본 오키나와현에서는 최대 3m 높이의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가 1m 높이의 '주의보'로 낮춰진 뒤 나중에는 이마저도 해제됐습니다.

경보 발령 당시 일본 NHK방송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주민들에게 해안에서 떨어진 높은 곳으로 대피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오키나와와 가고시마 지역에서는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습니다.

필리핀 당국도 높은 쓰나미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해안 지역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하라고 경고했습니다.

타이완을 자국 영토로 보는 중국도 화롄 등 해안지역에 대해 4단계 중 가장 높은 등급의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지진 발생 약 3시간 뒤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쓰나미 위협이 대체로 지나갔다고 알렸고 이후 일본과 필리핀도 주의보를 잇달아 해제했습니다.

로이터는 이번 강진으로 인해 150㎞ 안팎 떨어진 타이베이에서도 강한 진동이 느껴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8만 7천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전했습니다.

타이완 소방 당국은 지진으로 진앙과 가까운 화롄 지역에서 4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부상자도 97명에 달했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3명은 아침 하이킹에 나섰다가 바위에 깔려 변을 당했고 나머지 한 명은 산사태에 매몰된 트럭 운전수였습니다.

소방 당국은 무너진 건물 최소 26채에 갇혀 있는 약 20명에 대한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화롄 지역은 1천㎢의 면적에 육박하는 타이루거 협곡과 해발 최대 800m의 칭수이 절벽이 위치하는 등 험준한 지형으로 유명합니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주차된 오토바이들이 무너진 건물에 깔린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방이 크게 흔들리고 물건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타이베이에서는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가 약 1시간 뒤 재개됐습니다.

러시아워였지만 지하철 내에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긴급대응반 구성을 지시했습니다.

타이완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 생산라인 직원들은 대피령에 따라 한때 일터를 떠났다가 복귀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반도체 생산이 한동안 중단됐습니다.

이와 관련, 신주 과학단지 관리국은 TSMC가 안전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예방적인 차원에서 주난 지역 일부 공장을 가동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타이완 당국은 원전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력망도 안정적이라고 전했습니다.

약 160㎞ 떨어진 중국 본토의 저장과 푸젠, 광둥, 장쑤성과 상하이시에서도 진동이 감지됐고 광저우 지하철 일부 노선은 잠정 폐쇄되거나 운행 속도가 제한됐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습니다.

중국과 일본은 지진 피해를 본 타이완에 대한 지원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사진=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 CNA 웹사이트 캡처, 연합뉴스)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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