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8뉴스’ 김가현 앵커 “AI에게 일자리 안 뺏기려면 열심히가 답이죠”[EN:인터뷰]

김범석 2024. 4. 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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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1년을 맞은 SBS ‘8 뉴스’ 평일 앵커 김가현 아나운서(SBS 제공)
김가현 앵커는 “총선을 앞두고 있어서 파랗거나 빨간색 의상을 못 입는다”며 웃었다.(SBS 제공)

[뉴스엔 김범석 기자]

4월 3일은 SBS 김가현(27) 아나운서가 메인 ‘8 뉴스’ 앵커가 된 지 만 1년이 되는 날이다. 작년 3월 ‘새 얼굴 새 변화’를 모토로 모든 뉴스 앵커를 전면 교체한 SBS는 특히 젊은 여성 앵커를 주요 포스트에 배치해 주목받았다. 이중 가장 이목을 끈 건 ‘8 뉴스’에 김현우 앵커와 함께 발탁된 김가현 아나운서였다.

SBS가 경력 입사한 막내 아나운서를 자사 간판 뉴스에 기용한 건 처음 있는 일. 권위주의와 연공서열을 깬 파격적인 시도에 시청자는 화답했다. 특히 MZ 세대와 2049의 호응이 좋았고 시청률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김가현 앵커는 낮은 연차임에도 불구하고 안정감과 신뢰감을 갖춰 ‘모처럼 SBS가 인재 등용 잘 했다’는 말이 나왔다. 현재 지상파, 종편 통틀어 최연소 뉴스 진행자이기도 하다.

1997년생으로 한양대 사범대를 졸업했고, 2019년 최연소로 KBS N 스포츠 아나운서가 됐다. 2021년 경력 공채 관문을 뚫고 SBS로 이적했다. 입사 후 ‘오 뉴스’ 서브 앵커를 시작으로 ‘스포츠뉴스’ 평일 앵커를 거쳐 2023년 4월 3일부터 현재까지 ‘8 뉴스’ 평일 진행을 맡고 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전화 인터뷰.

-'8 뉴스' 평일 앵커석에 앉은 지 1년이 지났다. 성공적이라는 평가인데 소감은? “총선 특집 방송을 앞두고 있어서 1년이 된 줄도 몰랐다.(웃음) 이제 앵커석이 적응된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낯설다. ‘10초 전’ ‘5초 전’ PD의 고지를 들을 때마다 기분 좋은 설렘을 느낀다.”

-1년 전 뉴스 클로징 멘트에서 ‘많은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이 마음 잊지 않고 뉴스를 잘 전달하겠습니다’고 했는데 본인에게 100점 만점에 몇 점 주고 싶나? “감히 제가 점수를 매길 순 없을 것 같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에 스스로 엄격해질 때가 많은데 이런 고민 영역에 굳이 점수를 준다면 75점 정도.(웃음) 뉴스는 수백 명이 취재해 선별 과정을 거치고 그걸 또 요약해서 시청자들께 전달하는데 많은 이들의 땀과 열정이 들어간 총합이다. 그 과정을 알게 되니까 말 한마디, 호흡 한 번이 무척 조심스러워진다. 책임감이 무겁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세상사 뭐든 그렇겠지만 뉴스도 하면 할수록 더 어렵고 신중해지는 것 같다.”

-‘세상을 알아가는 기쁨이 크다’라는 말도 했는데 세상을 보는 시야도 확장됐을 것 같다. “하루하루 배우고 있다. 예컨대 아메리카노 마시러 카페에 가도 자영업자 분들의 표정을 살피게 되고, 사과 가격이 왜 이렇게 오르는지도 찾아서 공부하게 된다. 제가 잘 몰랐던 복잡한 이해관계와 기상 이변,환경에 대해서도 열공하고 있다. 다양한 고민, 애환을 듣고 공감해주는 방송인이 되고 싶다. 예전엔 배달비가 줄었다는 뉴스를 보고 소비자 관점으로만 해석했는데 지금은 공급자 상황도 떠올려보게 된다는 게 큰 변화다.”

-'8 뉴스'가 공정하고 2049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비결이 뭘까? “모든 방송사 뉴스가 그렇겠지만 오후 2시부터 회의가 계속 열린다. 뉴스 아이템 선정부터 공정성을 위해 치열한 논의가 벌어진다. 그 결실이 큐시트에 반영되는데 저희가 고생할수록 뉴스는 더 품격있고 공정해지는 것 같다.”

-하루 일과를 소개해준다면? “제가 올빼미 스타일이라 새벽 2시쯤 자서 오전 9시 30분쯤 깬다. 집으로 배달된 진보, 보수 성향의 두 종류 신문을 읽고 회사 근처 헬스장으로 이동해 땀을 흠뻑 흘린다. 점심은 가볍게 먹고 오후 2시부터 회의에 참석한다.”

-운전은 직접 하나? “감사하게도 기사님이 계신 회사 차량이 지원된다. 출퇴근 운전 부담에서 벗어난 건데 여기서 뉴스 준비를 하거나 가볍게 식사한다.”

-최연소, 지상파 유일한 20대 앵커 등 타이틀이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부담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웃음) 설렘만큼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제게 이런 책임감이 주어졌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생각하며 열심히 해내려 한다. 제가 닥치면 도망가거나 피하지 않고 부딪쳐보는 스타일이다.(웃음) 배우 박은빈 씨가 어려운 캐릭터를 맡을 때마다 ‘어쩌겠습니까. 또 해내야죠’라고 한다는데 저도 그런 심정이다.”

-MBTI는? “ENFP다. 한번 T가 나온 적이 있는데 대체로 이렇게 나오더라.”

-내가 생각하는 김가현은 어떤 사람인가? “흘러가는 대로 살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웃음).인생이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닌 만큼 저한테 맡겨진 임무를 감사하게 여기며 정성을 쏟는 스타일이다.스포츠 아나운서,연기 도전,예능에도 나갔는데 지금 과분하게 '8 뉴스’ 앵커가 돼 있지 않나. 매 순간 타협하지 않고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걸 찾으려고 도전했고 그건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

-다이어트는 어떻게 하나. “제가 달달한 간식과 디저트를 너무 좋아한다. 총선 방송을 앞두고 자제하고 있지만, 식탐 스트레스를 받느니 열심히 근육 운동해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목동 3년 차인데 SBS 풍토는 어떻고, 구내식당 최애 메뉴는 뭔가? “막연히 SBS는 통통 튀고 개성 있는 구성원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입사해보니 감성적이고 문학적인 분들이 많아 놀랐다. 저녁은 앵커 도시락이 나오는데 구내식당 메뉴들로 구성돼있다. 못 먹고 방송하는 날도 더러 있지만 달걀부침이 올라간 김치볶음밥은 싹싹 비운다.”

-뉴스 앞두고 루틴이나 징크스가 있다면? “당이 떨어지고 목이 잠길까 봐 목캔디를 하나씩 먹는다. 프로폴리스나 스트렙실도 보이는 대로 사서 쟁여두는 편이다.”

-퍼스널 컬러는? “진단은 안 받아봤는데 원색 계열이 어울린다는 조언을 들었다. 빨갛거나(국민의힘) 파란색(더불어민주당)이 좋다는데 총선을 앞두고 있어 못 입는다.(웃음)”

-워라밸은 어떻게 하며 주말엔 주로 뭘 하나? “주말에 몸은 쉬지만, 태블릿이나 휴대폰으로 계속 뉴스를 찾아본다. 팔로우 해야 하는 이슈 때문인데 일종의 직업병이다.”

-구독 중인 OTT 서비스와 즐겨보는 장르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티빙을 구독한다.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 데 특히 스릴러나 미스터리물은 빼놓지 않고 본다. 최근 ‘파묘’를 재밌게 봤고 ‘곡성’도 인상 깊었다. 하지만 마블 시리즈도 좋아하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N차 관람했다. 비록 아이맥스는 아니었지만 ‘듄2’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만약 일주일 강제 휴가가 주어진다면 가고 싶은 나라는? “아직 유럽을 못 가봤는데 꼭 가보고 싶다. 대학 다닐 때 휴학 한번 안 해보고 졸업했는데 배낭여행을 못 해본 게 너무 아쉽다.”

-끝으로 앵커 일자리를 뺏을 수 있는 AI가 두렵진 않나? “AI의 발전 속도가 규제를 앞지르고 있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진짜 꿈꾸던 미래가 오는구나 설레면서도 한편으론 무섭기도 한 게 사실이다. 얼마 전 미국 국무부에서 AI의 역습으로 인류가 위기를 맞을 거라는 경고를 하지 않았나. 물론 AI가 팩트를 전달하는 앵커를 대신할 순 있을 거다. 하지만 인간의 감성과 휴머니즘까지 위협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와 미세먼지 소식을 전할 때 같이 걱정하고 함께 미간을 찌푸려주는 따뜻한 공감형 앵커가 되고 싶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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