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그 흔한 민생토론회 광주에서 한번이라도 했소?”

한현묵 2024. 4. 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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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호남·제주 민심은

이번 총선의 호남권 민심의 키워드는 윤석열정부 심판론과 조국혁신당 돌풍 두 가지다. 

3일 각종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광주의 경우 8개 선거구 모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80% 이상 앞서고 있는 추세다. 당 대표와 총리 출신인 새로운미래 이낙연 후보와 민주당 광주 유일 현역 공천을 받은 민형배 후보가 격돌한 광산을 선거구에서도 민 후보가 70% 이상 앞서고 있다. “민주당 말뚝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속설이 또 한 번 증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22대 총선을 일주일 앞둔 3일 광주 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관리관들이 국회의원선거 투표용지 검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4선 의원 도전에 나서는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와 여성인 민주당 권향엽 후보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에서는 권 후보가 이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광양시 거주 직장인 김모(45)씨는 “순천 지역구 의원으로서 정부로부터 많은 예산을 받아 온 이정현 후보도 좋지만 이번에는 우리 지역 첫 여성 의원이 탄생해 정권 심판에 앞장서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총선 등에서 ‘홀로서기’ 정서가 만만찮았던 전북 표심은 이번에는 대이변이 나오기는 힘든 분위기다. 민주당 이성윤 후보와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가 맞붙은 전주을이 대표적이다. 전주을 선거구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당선되면서 1996년 신한국당 강현욱 후보 당선 이후 20년 만에 전북에서 보수 정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한 곳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정권심판론이 부상하면서 ‘검찰 독재 심판’을 앞세운 이성윤 민주당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과반의 지지율을 꾸준히 얻어 정 후보가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주시민 이모(52)씨는 “현 정부의 실책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심판론에 공감한다”며 “안정적인 국정운영보다 정부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호남권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약세를 보인데는 윤 정부의 심판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집권 3년차에 접어든 윤 정부가 호남지역에 이렇다할 지원책을 내놓지 않은 점도 민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광주 서구갑 유권자인 이모(57)씨는 “윤석열정부는 말로만 광주에 지원한다고 하지, 실제로는 홀대를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생토론회도 경기 용인시에서는 2차례나 했지만 광주는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권심판론 외 호남권 표심의 또 다른 특징은 조국혁신당 열풍이다. 여론의 흐름을 보면, 비례대표의 경우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30%대로 엇비슷하다. 지역구 의원은 민주당 후보를 찍지만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후보를 찍겠다는 게 지배적인 호남권 민심이다. 조국혁신당 지지가 높은 데는 조국 전 장관 가족의 비리에 비해 처벌이 너무 가혹했다는 밑바닥 정서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역의 최대 관심사는 민주당의 독식 구도가 이어질지 여부다. 여야가 ‘탈환이냐’,  ‘수성이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보수 진영이 24년 만의 설욕전에 성공할지, 민주당이 7연속 수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지역 최대 격전지는 ‘제주 제2공항’ 진앙지인 서귀포 선거구다. 민주당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고진부 의원이 당선된 이후 24년째 자리를 내준 적 없다. 

지역 정가 한 인사는 “선거 초반만 해도 제2공항 이슈로 서귀포 선거구가 격전지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수도권 ‘정권심판론’이 서귀포까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라며 “각 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가 펼쳐지면 선거 막판 판세가 요동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총선 쟁점은 당정 지도부의 제76주기 4·3 희생자 추념식 대거 불참이다. 국민의힘 제주도당 관계자는 “대통령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불참은 의외다. 총선을 앞두고 여당 대표의 불참은 이례적이다. 가뜩이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는데 또 다시 ‘제주 홀대론’이라는 프레임 안에 갇힐까 애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양·전주·제주=한현묵·김선덕·김동욱·임성준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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