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안무단장' 제이홉이 춤을 이야기하다, 'HOPE ON THE STREET'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2024. 4. 3. 11: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사진=티빙

"나를 여기까지 있게 했던 게 어떤 것인지 스스로에게 계속 물어봤던 것 같아요. 그 결과는 결국 '춤'이더라고요. 내게 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제이홉도 없는 것이기에, 춤은 그냥 삶 그 자체가 되어버렸어요. 거기서부터 시작이었으니까요."

티빙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지난달 28일 공개된 방탄소년단 제이홉의 다큐멘터리 시리즈 '호프 온 더 스트리트(HOPE ON THE STREET)'에서 제이홉은 이 다큐멘터리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이같이 밝힌다. '호프 온 더 스트리트'에는 제이홉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배움과 도전, 꿈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겼다. 방탄소년단의 중심을 잡는 메인 댄서이자 멤버들은 물론 아미(팬덤명)에게도 방탄소년단의 안무 팀장이라는 별명으로 익숙한 그가 데뷔 12년 차를 맞아 자신의 시작을 돌아보고 기록으로 남겼다.

스트리트 댄스(street dance)'에 영감을 받아 시작한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제이홉이 자신의 출발점이자 뿌리인 '춤'을 중심으로 세계 여러 도시의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장르의 스트리스 댄서들과 만나 춤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의미 있는 순간들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오사카는 팝핑(Popping), 파리는 하우스(House), 뉴욕은 힙합(HipHop), 서울은 락킹(Locking) 그리고 광주는 뉴런(Neuron)이다.

사진=티빙

'호프 온 더 스트리트'를 위해 제이홉은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한 부분들마저 직접 신경 썼다. 이는 자신의 춤 이야기를 담기 위해 (날 것) 그대로의 모습, 자신의 뿌리가 되는 부분들을 자세히 보여주기 위한 노력으로 기획, 연출,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음악, 배경, 옷과 카메라 구도, 편집 등에도 자신의 의견을 담았다. 그래서인지 춤 이야기를 담아낸 여느 다큐멘터리들과는 달리 '호프 온 더 스트리트'의 영상은 화려하지 않다. 춤을 향한 제이홉의 진심을, 그리고 춤을 추는 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담백하게 담아내는 것에만 신경 썼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어느덧 데뷔 12년 차, 데뷔 이후 바쁘게 달려오기만 했던 그는 이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던 당시 군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다큐멘터리가 공개된 지금 시점에 제이홉은 군 복무에 한창으로, 오는 10월 전역한다). 10년이 넘는 시간을 쫓기는 듯 스케줄에 이끌려 살아온 그는,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군 입대로 데뷔 이래 연예인으로서는 가장 긴 휴식(대중과 마주하지 못하니 휴식이라 표현했다)을 앞두고 있었던 거다.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전역 후엔 또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불안함을 느끼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을 터. 그래서인지 유독 지나온 시간들 가운데 느꼈던 불안함을 털어놓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을 밝히는 그의 얼굴은 조금 낯설기까지 하다. "나는 여러분의 홉(HOPE), 여러분은 나의 홉(HOPE), 나는 제이홉!"이라며 밝은 얼굴과 통통 튀는 목소리로, 여기에 특유의 희망찬 분위기를 더하는 제이홉의 평소 인사말을 떠올리자면 말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 제이홉은 예의 씩씩하고 희망찬 얼굴로 돌아와 자신이 불안함을 느끼는 근원을 찾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고 밝힌다. 결국 그 끝에는 '춤'이 있었다고 말이다. 정확히는 "슬럼프와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나는 왜 이럴까' 생각하고, '어떡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결국은 노래와 춤으로 답이 나오더라"고.

사진=티빙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결국 '호프 온 더 스트리트'는 제이홉의 춤 여정이자, 그의 춤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보고 가르쳐 준 사람과의 기록이기도 하다. 특히 제이홉이 동행을 요청한 팝핑 댄서 부갈루 킨(Boogaloo Kin, 김학남)은 전 세계 어느 댄서들에게도 존경을 받는 인물로, 제이홉은 그에게 도움을 청한 이유에 대해 "댄스신의 역사에 뿌리가 깊은 분이기에, 이 프로젝트와 나를 잘 이끌어 주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부갈루 킨과 만난 제이홉은 홀로 기획하며 답답했던 부분들, 자신이 표현할 수 없는 그리고 설명할 수 없던 부분들을 함께 채워나가며 만족감을 드러낸다.

"인생에서 '나'를 잠그거나 확 놓거나 풀어버려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이는) '락킹'이란 춤과 비슷하다. 락해야(잠가야) 풀 여유도 생기니까. 결국 즐기면서 행복하게 춤추면 조금은 덜 불안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 정리가 됐다."

사진=티빙 

초반 제이홉의 말을 인용한 부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시작은 '춤'이다. 데뷔 전부터 그의 출신 지역인 광주에선 이미 소문난 춤꾼이었고, 대형 기획사에서 춤 실력을 뽐내며 오디션을 봤던 그는, 그 뛰어난 춤을 발판으로 방탄소년단 멤버로 합류했다. 이처럼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그 시작을 언제나 '춤'으로 규정하고 설명해 온 제이홉의 줏대는 방탄소년단으로 데뷔한 이후 여러 노래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었다. 많은 곡 가운데 방탄소년단 데뷔 초기에 발매됐던 앨범들 속 제이홉 파트의 랩 가사("오직 춤 하나로 가수란 큰 꿈을 키워. 이젠 현실에서 음악과 무대 위에 뛰어. 다 봤지, 열정을 담았지, 내 광주 호시기다"(방탄소년단 'My City'), "요 마 힙합(Yo ma Hiphop) 입학. 몸으로 느끼며 개입함. 부갈루 킹텃 올드스쿨 리듬 타. 빅히트 위탁에 라임(rhyme)과 혀를 밀착. 두각을 나타내 지금은 랩 댄스 교집합"(방탄소년단 '힙합성애자')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는데, 어쩌면 '호프 온 더 스트리트'는 그의 진심에 방점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총 6화로 구성된 'HOPE ON THE STREET'는 매주 목, 금요일에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