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집 피해자, 경찰에 끌려나가…진실규명 농성 10시간 만에

고경태 기자 2024. 4. 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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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들어가 피해 동료들에 대한 조속한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농성하던 강제징집 피해자가 농성 10시간여 만에 경찰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왔다.

서씨는 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981년 11월 문무대 입소 때 시위를 이끈 과 대표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으로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해 6~8월에 진실화해위 조사를 받은 강제징집 피해자 6명이 아직도 진실규명 결정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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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문무대 사건’ 서지석씨
2일 서지석씨가 서울 중구 퇴계로 남산스퀘어빌딩 5층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민원실에서 ‘강제징집 피해자들의 조속한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국가폭력피해 범국민연대 제공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들어가 피해 동료들에 대한 조속한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농성하던 강제징집 피해자가 농성 10시간여 만에 경찰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왔다.

3일 진실화해위 등의 설명을 들어보면, 전날 저녁 9시30분께 중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은 서울 중구 퇴계로 남산스퀘어빌딩 5층 진실화해위 민원실에서 농성하던 서지석(63)씨를 진실화해위 밖으로 퇴거시키는 즉시 강제 조처를 했다. 경찰은 서씨가 자발적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않자 진실화해위 관리자의 의사를 확인한 뒤 이러한 조처를 했다고 한다. 서씨는 “경찰 2명에 의해 번쩍 들려 나왔다”고 말했다.

서씨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진실화해위 민원실에 들어와 농성을 시작했다. 오후 1시엔 김광동 위원장과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피학살자유족회) 등 국가폭력피해 범국민연대와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었다. 서씨는 “조사가 완료된 강제징집 피해자들에 대한 진실규명을 빨리해달라”고 요구했다. 농성하는 동안 방문객들이 들어와 서씨를 격려했다.

서지석씨는 1981년 문무대 사건에 따른 강제징집 피해자다. 1981년 11월9일~14일 고려대와 한국외대 1학년 학생들이 경기 성남 육군학생군사학교의 문무대 병영집체 교육에 입소해 전두환의 군사교육을 반대하는 뜻에서 교관 훈시 중 교가를 부르는 등 시위를 했고, 이중 고려대 109명, 외대 50명 총 159명의 학생이 이듬해인 1982년 1월 군대에 강제 징집당했다.

당시 외대 영어과 대표였던 서지석씨는 학교에서 퇴학당한 뒤 1982년 1월5일 육군 21사단 63연대에 강제징집됐다. 그는 “1984년 1월 보안사 과천분실에 3주간 붙들려가 조사와 함께 고문을 당했고 프락치(가 되라는) 강요를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문무대 사건으로 강제징집 피해를 본 고대·외대생 중 서씨를 포함해 23명은 2022년 11월 진실화해위로부터 ‘대학생 강제징집 및 프락치 강요공작 사건’ 인권침해 결정을 받았다.

서씨는 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981년 11월 문무대 입소 때 시위를 이끈 과 대표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으로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해 6~8월에 진실화해위 조사를 받은 강제징집 피해자 6명이 아직도 진실규명 결정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진실화해위와 경찰이 나를 퇴거시켜도 나는 다시 이곳에 들어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대학생 강제징집 및 프락치 강요공작 사건’은 이미 두 차례 진실규명이 났고 올해 안에 3, 4차 결정이 날 예정이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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