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름 아나?” “바이든-날리면 어떤 입장?”…격전지 토론회 ‘말말말’
‘동작을’ 나경원 “뜬금없이 동작에?” 류삼영 “尹정권에 왜 굴복?”
‘분당을’ 김은혜 “상가 쪼개기 의혹” 김병욱 “지금도 ‘날리면’?”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각 지역 후보자 TV토론회에 한창인 가운데,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격전지'일수록 여야 후보들 간 더욱 날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니 대선'이라 불리는 인천 계양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는 2일 방송된 첫 TV 토론회에서 주택·교통 공약과 실현 가능성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계양을 현역 의원인 이 후보는 이날 OBS 경인TV가 녹화 방송한 토론회에서 원 후보의 재개발·재건축 국비 지원 공약과 관련한 재원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그는 "(원 후보가) 끊임없이 재개발에 돈을 대주겠다고 하시는데 정부가 재정이 부족해 서민지원 예산과 R&D 예산도 깎는 상황에서 무슨 재개발 예산을 지원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원 후보는 "국비 1000억원까지 지방 매칭으로 300억원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도로 주차장 특별회계를 갖고 와서 주민들 자부담을 줄여줌으로써 10년 전 무산됐던 재개발·재건축을 통합적으로 역세권 개발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지금 계양을에서 재개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지구나 아파트 이름을 알고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이름은 못 외웠지만 해당 지역을 방문해봤다"고 답했다. 원 후보는 "하나만 얘기해 보라"고 거듭 질의했고, 이 후보는 "기억이 안 난다는데 왜 자꾸 물어보느냐. 본인은 외워놓으셨던 모양인데"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원 후보가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등 교통 문제를 관계 당국과 협의했냐'고 묻자 이 후보는 "(국토부) 차관, 유동수 의원(인천 계양갑)과 만나 협의했던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원 후보는 "추진사항은 장관이 모두 보고받게 돼있는데 3기 신도시와 철도에 대해서는 (그 누구와도) 협의한 바 없다"고 말해 진실 공방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제1야당 당 대표로 여러 가지 업무들이 겹쳐있긴 하지만 우리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놓친 적이 없다"며 "원 후보가 국회로 되돌아가면 국민의힘이 힘을 받게 되고 현 정권을 인정하는 것이 되는 것"이라고 정권 심판을 강조했다. 원 후보는 "결국 지난 2년 동안도 한 게 아무것도 없는 것"이라며 "저 원희룡은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민주당 류삼영 후보와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도 이날 서로의 '부동산 문제' '지역 연고' 등으로 공방을 벌였다.
나 후보는 2일 토론회에서 "류 후보는 부산 사시면서 서울 용산 한남동에 아파트를 8억원에 구입했는데, 지금 시가 23억정도 한다"며 "종합부동산세를 분명히 냈을 텐데, 동작구는 문재인 정부 동안 724배의 종부세 내는 가구 수가 증가했다. 이 종부세를 다시 올릴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류 후보는 "종부세를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먼저 말씀드린다"면서 나 후보의 부동산 관련 의혹으로 반격했다. 그는 "나 후보께서는 신당동 건물을 짧은 기간 소유하고 단기매매를 통해서 5억원, 또 다른 건물을 사고팔아 십수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장동 땅도 배우자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영문인지 한번 알려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나 후보는 류 후보를 향해 "태어나서 지금까지 경찰서장을 주로 하신 곳도 부산·울산이고, 결국 부산·울산에만 살던 분이 갑자기 동작구에 뜬금없이 나타나 진정성이 있는지 참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류 후보도 "나 후보는 중구에서 국회의원 하시다가 낙선하시고, 동작을에서 국회의원 하시다가 낙선하시고, 또 동작을 지역위원장임에도 불구하고 용산으로 이사 가셨다가 다시 선거를 앞두고 다시 동작으로 이사 온 걸로 알고 있다"며 "이렇게 정치적인 연고를 옮기는 게 과연 타당한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나는 윤석열 정권에 저항해서 사직을 하면서 그 뜻을 펼쳤는데, 나 후보는 당대표를 포기하시지 않았느냐. 정권에 굴복하고 주민을 배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후보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간 펼쳐진 경기 분당을 토론회에선 과거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발언' 논란이 소환됐다. 김은혜 후보는 2022년 9월 미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자 당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으로서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김병욱 후보는 "김은혜 후보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도 '날리면'으로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은혜 후보는 "이번 총선은 분당의 미래와 국가의 장래가 걸린 선거"라며 "여기에 정쟁을 끼워 넣고 주관적 표현으로 사실과 관계 없는 말씀을 하신데 대해 정정하는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병욱 후보는 "전 국민을 청력 테스트 하게 만든 '바이든 날리면'에 대해 지금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하면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며 재차 물었고 김은혜 후보는 "후보께서는 토론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은혜 후보는 김병욱 후보의 '상가 쪼개기' 의혹에 대해 추궁했다. 그는 "김병욱 후보가 과거 국회에서 '상가지분 쪼개기 방지법'을 낸 것으로 아는데 관련 보도 내용을 보면 경기 남양주시 상가 1층에 0.9㎡ 책상만한 크기의 장애인 경사로 귀퉁이 땅에 40억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병욱 후보는 "1평 정도 되는 그 땅은 15년 전 나를 포함해 4명이 갖고 있었는데 매각이 안 돼서 계속 보유한 것이고 재산신고까지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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