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 끝판왕 이 동네…“8년간 민주당 뽑았는데 바뀐게 뭐냐” “한동훈 왔다 갔는데 너무 요란”…[민심로드 2024, 강동갑]

안서진 매경닷컴 기자(seojin@mk.co.kr) 2024. 4. 3. 08: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왼쪽부터)4·10 총선에서 서울 강동갑에 출마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캠프 사무소와 전주혜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캠프 사무소. [사진 = 안서진 기자]
“이번 선거는 좌우 떠나서 무조건 공약입니다 공약. 특히 광역급행철도(GTX)-D를 고덕역으로 가져오기만 한다면 정말 좋겠네요.”

2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역 인근에서 만난 유권자 A(50대) 씨는 자신을 ‘강동구 토박이’라고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A 씨는 “당 색깔보다 강동구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GTX D 고덕 유치 확정,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 조기 개통”이라며 “강동의 교통 접근성 개선을 위해 정말로 힘써줄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동댁’ 진선미 vs ‘분주혜’ 전주혜
제22대 총선을 앞둔 2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역 인근에 후보자들의 벽보가 걸려 있다. [사진=안서진 기자]
매경닷컴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2일 서울 강동갑을 찾아 유권자들의 표심을 청취했다. 이 지역은 중도·부동층이 많아 이번 22대 총선의 바로미터로 여겨질 만큼 초접전기로 꼽히는 지역 중 하나다.

강남 3구와 인접한 강동갑은 명일1·2동, 고덕1·2동, 상일동, 암사1·2·3동, 강일동을 포함하는 지역구로 여성 법조인간 대결이 이뤄지는 곳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변호사 출신의 진선미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4선인 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강동갑에서만 두번 당선됐다. 이번 선거가 세번째 강동갑 도전인 셈이다. 국민의힘에서는 판사 출신의 전주혜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구 탈환에 도전한다.

명일역 인근에 위치한 명일 전통시장의 모습. [사진=안서진 기자]
이 곳 터줏대감격인 진선미 의원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는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명일전통시장 인근에서 만난 유권자 B(60대) 씨는 “강동에서 20년 넘게 살아오면서 진 의원이 당선되는 것을 계속 봐 왔지만 지난 8년 동안 강동구 국회의원 하면서 이뤄낸 공약이 뭐가 있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며 “이번에는 바뀔 때가 된 거 같고 무엇보다 공약 좀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당선돼 지역구를 위해 힘 써줬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명일전통시장 상인 C(40대) 씨는 “정책은 지속적이고 일관적으로 진행해야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몇번 해본 사람이 아무래도 더 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동갑 주민 사이에선 ‘정권 심판론’과 ‘정권지지론’에 대한 이견도 크게 갈리는 분위기였다.

전두환 정권 당시 청와대에서 군대 생활을 했다는 자영업자 D(60대) 씨는 “지난주 일요일에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고덕역 앞에 와서 한차례 선거 운동을 하고 갔다”며 “가뜩이나 경기도 안좋고 장사도 잘 안되는데 요란한 선거 운동 때문에 씁쓸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처음부터 민주당을 지지했던 것은 아니지만 현 정부가 하는 걸 보면 도저히 뽑아줄래야 뽑아줄 수가 없다”며 “우리 나이대 사람들은 소위 2찍이라고 놀림당한다던데 (나는) 이번 선거를 통해 현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집권 여당에 대해 힘을 실어줘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덕역 인근에서 만난 유권자 E(50대) 씨는 “나라 빚이 많고 경제가 많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는 현 정권이 아니라 이전 문재인 정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힘 있는 집권 여당이 될 수 있도록 전주혜 후보를 뽑아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동갑 제 1과제는 “교통 인프라 개선”
제22대 총선을 앞둔 2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역 인근에 후보자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안서진 기자]
특히 강동갑 유권자들은 강동구의 지역 숙원 사업 중 하나로 교통 인프라 개선 문제를 꼽았다.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가칭 고덕역~한영외고역~길동생태공원역) 조기 개통뿐 아니라 GTX-D 고덕역까지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5호선 직결화 필요성도 거론됐다. 지하철 5호선의 경우 강동역에서 하남검단산 방면과 마천 방면으로 분기되면서 긴 배차 간격과 높은 혼잡도로 주민들의 불편이 많다는 지적이다.

명일역에 거주중이지만 둔촌역으로 출퇴근한다는 F(20대) 씨는 “명일~둔촌역이 정거장 개수로는 4개밖에 되지 않지만 5호선이 Y자 형태로 갈라지는 탓에 같은 5호선임에도 한번 환승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한번에 갈 수 있도록 연결(직결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 역시 1호 공약으로 ‘교통’ 문제를 내걸었다. 진 의원은 ▲GTX-D 고덕역 추진·조기 착공 ▲지하철 사각지대 제로 경전철 신설 ▲버스노선 신설·노선 조정을 내세웠다. 또 전 후보는 ▲GTX-D 고덕 유치·조기 착공 ▲9호선 4단계 조기 개통 ▲5·8·9호선 증량·증편 ▲명품학원단지 조성 ▲재건축·리모델링 원활화 ▲신강일역 조기 추진 등을 제안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명일, 고덕을 중심으로 재건축을 마친 고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보수세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진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고덕그라시움(37.49%), 강동롯데캐슬퍼스트(40.58%),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43.23%) 등 대단지 아파트에서 유독 부진한 득표율을 보이기도 했다.

고덕 자이에 거주중인 G(30대) 씨는 “주민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원래 이 지역이 민주당 우세 지역이라고 하던데 이번에는 판세가 뒤집힐 수도 있어 보인다”며 “저번 21대 총선에서는 진선미 후보가 12시쯤 가까스로 역전승한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판세가 뒤집힐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특히 민주당 우세 지역이었던 길동이 이번 총선부터 강동을로 편입된 점도 진선미 후보에게는 악재”라며 “누가 당선될지 가늠이 안될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