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피는 게 어디 벚꽃뿐이랴” 꽃 따라 떠나는 서울 봄 여행 [투얼로지]

김재범 스포츠동아 기자 2024. 4. 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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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피어 봄 알리는 홍매화 명소는 이곳, 창덕궁과 봉은사
벚꽃보다 늦게 피지만 오래 즐기는 겹벚꽃, 보라매공원과 현충원
도심 꽃구경 이곳에서, 청계천 매화거리와 덕수궁 석어당 살구꽃
창덕궁 삼삼와 앞에 피어난 홍매화. 창덕궁(昌德宮)은 봄이 되면 궁궐 전각과 후원에 매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꽃들이 자태를 뽐내며 핀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예년보다 3월 기온이 낮아 기대했던 꽃소식이 전국적으로 조금 늦어지고 있다. 하지만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봄기운을 담은 꽃소식을 남쪽에서 올라오고 있다. 흔히 봄꽃하면 대부분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벚꽃을 떠올린다. 실제로 봄꽃 명소라고 하면 벚꽃 군락지를 떠올리고, 봄철 열리는 지방 축제도 진해 군항제처럼 벚꽃을 내세우는 곳이 많다. 하지만 봄에 피는 꽃이 벚꽃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서울 도심에 있는 고궁이나 사찰 공원 중에는 벚꽃 외에도 봄의 매력을 듬뿍 담은 꽃이 매력이 곳들이 많다.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은 봄을 맞이한 서울에서 다양한 봄꽃을 즐길 수 있는 명소들을 추천했다.
봄의 전령 홍매화 명소, 창덕궁과 봉은사
창덕궁 성정각의 홍매화. 무려 400년의 수령을 자랑한다. 선조 때 명나라 사신이 보내온 성정매로 예전 추위로 인해 일부가 고사해 수령에 비해 크기는 작은 편이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창덕궁에는 발빠르게 봄을 알리는 매화가 궁궐의 단청, 기와와 어우러지며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매화나무에서 분홍의 색을 띠는 것을 홍매화라 부른다. 다른 봄철 꽃들에 비해 개화가 일러 봄을 알리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창덕궁(昌德宮)은 조선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봄이 되면 궁궐 전각과 후원에 매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꽃들이 자태를 뽐내며 핀다. 후원은 제한 관람지역으로 반드시 예약 후 해설사의 인솔하에 입장이 가능하니 꼭 알아보고 방문하는게 좋다. 성정각 자시문 앞 홍매화는 400년의 수령을 자랑한다. 선조 때 명나라 사신이 보내온 성정매로 예전 추위로 인해 일부가 고사해 수령에 비해 크기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여러 겹의 홍매가 흐드러지게 피어 기품있고 우아한 모습이 멋지다.
봉은사 지장전 뒷평에 있는 홍매화. 홍매화 외에도 다양한 꽃이 봉은사 곳곳에 피어 있어 가벼운 도심 봄나들이를 하기 좋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서울 강남 도심에 자리한 사찰 봉은사에도 홍매화가 있다. 봉은사는 1200년의 역사와 조계종을 대표하는 선종 수사찰이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포대화상 연못과 주차장 사이의 정원에서 첫 홍매화를 만날 수 있다. 대웅전 우측에 백매화가 자리하고 있으며 홍매화는 대웅전 뒤편으로 오르면 만날 수 있다. 대웅전 뒤편의 영각에 자리한 홍매화는 나무가 크고 꽃을 많이 맺어 봄이면 사진을 찍으려는 불자와 시민들로 북적인다. 홍매화 외에도 다양한 꽃이 봉은사 곳곳에 피어 있어 가벼운 도심 봄나들이를 하기 좋다.
화사한 겹벚꽃 명소 보라매공원과 현충원
보라매공원의 겹벚꽃. 겹벚꽃은 일반 벚꽃과 달리 개화 시기가 늦지만 흰색이 섞인 짙은 분홍색 꽃잎이 5장 이상 겹겹이 피어난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예전에 공군사관학교가 있었던 보라매공원에는 비행기 모형이 있는 에어파크와 겹겹이 피어나 풍성한 겹벚꽃이 어울려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보라매공원의 이름은 공군의 상징인 보라매에서 따왔다. 1986년 시립 공원으로 조성했다. 사관학교 부지였던 덕에 넓은 공간이 많아 운동하거나 산책하기에도 좋다. 특히 반려견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반려견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다.

겹벚꽃은 일반 벚꽃과 달리 개화 시기가 늦지만 흰색이 섞인 짙은 분홍색 꽃잎이 5장 이상 겹겹이 피어난다. 눈에 자주 띠는 꽃은 아닌데, 가까이서 보게 되면 각각의 송이가 풍성하여 바람에도 쉬이 떨어지지 않아 오래 볼 수 있다.

보라매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에어파크 쪽 길은 현재 공사 중이다. 펜스 너머로나 겹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따라서 동문에서 좌측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사과 과수원과 연못을 찾아 겹벚꽃나무와 사과나무꽃까지 함께 즐기는게 좋다.

현충원의 벚꽃. 현충원에서는 충성 분수대 주변으로 일반 벚꽃뿐만 아니라 겹벚꽃, 수양 벚꽃 등 다양한 수형의 벚꽃을 볼 수 있다. 또한 현충문을 지나 학도의용군 무명용사의 탑으로 이동하는 길에 겹벚꽃과 수양벚꽃이 늘어서 있다. 사진|서울관광재단
동작동 현충원에서는 충성 분수대 주변으로 일반 벚꽃뿐만 아니라 겹벚꽃, 수양 벚꽃 등 다양한 수형의 벚꽃을 볼 수 있다. 현충원은 국립묘지 겸 호국보훈 시설로 국가에 헌신한 명예를 인정받은 이들의 묘역이다.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고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인 덕에 의외로 계절마다 찾는 이가 많다. 현충문을 지나 학도의용군 무명용사의 탑으로 이동하는 길에 겹벚꽃과 수양벚꽃이 늘어서 있다. 현충천 쪽의 산책길에는 개나리, 자목련 등 다른 봄꽃들도 피어난다. 50여 년 동안 산림지역에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고 철저한 보전 조치가 이루어져 도심이지만 자연생태가 잘 보존되어 있다. 천연기념물 243호인 붉은배새매, 청딱다구리, 오색 딱다구리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이다.
이런곳도, 하동매실거리의 매화와 덕수궁 석어당의 살구꽃
청계천 하동매실거리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용답역 쪽에서 신답역 사이의 구간에 2006년 경남 하동과 함께 350주의 나무를 심고 하동매실거리라는 이름으로 조성했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서울 청계천에는 하동매실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서울서 매화꽃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벚꽃과 매화는 언뜻 보아서는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자세히 보면 상당히 다르다. 매실이 열리는 매화꽃은 가지에서 직접 피어나고 벚꽃은 따로 꽃자루가 있다. 개화 시기도 매화가 벚꽃에 비해 2주 가량 빠르더. 특히 벚꽃에 비해 향이 좋아 가까이 다가서면 꽃향기가 압도한다.

보통 남도의 매화가 유명하지만 청계천에서도 매화를 만날 수 있다. 2006년 경남 하동과 함께 350주의 나무를 심고 하동매실거리라는 이름으로 조성했다. 지하철 2호선 용답역 쪽에서 신답역 사이의 구간이다. 중간에 담양 대나무거리도 있다.

덕수궁 석어당. 덕수궁 석어당에는 수령이 400년이 넘어 2층 건물 높이만큼 큰 살구나무가 있다. 살구꽃은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마당에 심어 꽃과 열매를 즐긴 전통 정원수다. 사진|서울관광재단
덕수궁 석어당에는 수령이 400년이 넘어 2층 건물 높이만큼 큰 살구나무가 있다. 살구꽃은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마당에 심어 꽃과 열매를 즐긴 전통 정원수다. 벚나무와 같은 속이라 꽃의 생김새가 비슷하나 꽃받침이 뒤로 젖혀져 있어 왕관 모양을 하고 있다. 매화가 질 무렵 살구꽃이 피어 개화 시기로도 구분할 수 있다.

덕수궁 석어당은 궁궐에서 보기 드문 2층 목조건물로, 살구꽃과 함께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공간이다. 건물의 높이만큼 큰 살구나무가 꽃을 피우면 상당히 탐스럽고 주변의 건물과 잘 어울린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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