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강사 6명 중 1명은 교사…"맞벌이 아니면 눈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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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선생님이 '늘봄학교 엎어지면 정말 망신'이라고 하시면서 은근히 늘봄강사를 하러 나서라는 식으로 말씀하셨어요."
올해 1학기부터 늘봄학교를 운영 중인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늘봄강사를 맡은 교사 A 씨는 늘봄학교 시행 한 달째를 맞은 3일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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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 없었지만 반강제 자원…강사 확보해야"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교장선생님이 '늘봄학교 엎어지면 정말 망신'이라고 하시면서 은근히 늘봄강사를 하러 나서라는 식으로 말씀하셨어요."
올해 1학기부터 늘봄학교를 운영 중인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늘봄강사를 맡은 교사 A 씨는 늘봄학교 시행 한 달째를 맞은 3일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새 학기에 맞춰 급히 강사를 구해야 했는데, 기존 방과후학교 강사들이 늘봄학교 강사로 옮기려는 경우가 드물고 새 인력을 구하기 어렵자 교사들이 늘봄강사 수요를 메꿨다는 것이다.
A 씨는 "입학 전에는 신청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개학을 하자 참여하겠다는 학생들이 생기는데, 한 반이 늘어나게 되면 늘봄강사는 또 교사 중 누군가가 갑자기 투입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지난달 12일 발표한 '2024년 1학기 초 늘봄학교 운영상황'에 따르면 늘봄학교 강사 6명 중 1명(16.8%)이 현직 교사다.
교육부는 이들의 참여는 '자발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늘봄강사는 외부강사 채용을 원칙으로 하되 희망하는 경우 교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인력을)구성했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장의 강요는 없었지만 학교장 등 관리자급의 눈치가 보여 반강제로 자원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의 다른 초등학교 늘봄강사인 교사 B 씨는 "우리 학교 교장선생님은 교직원 회의 때 아이들을 위해 외부 강사보단 그래도 교사가 낫지 않겠냐며 늘봄학교 참여를 은근히 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시선이 쏠린 대상은 집에 빨리 가지 않아도 큰일이 나지 않는 아이가 없는 저연차 교사, 맞벌이 부부가 아닌 교사"라며 "이들이 눈치껏 자원했다"고 했다.
교육부의 구체적인 늘봄학교 추진방안이 2월에 발표됐고, 이후 학교들은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늘봄강사를 급히 구하느라 인력 확보에 애를 먹었다.
1학기와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2학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시행되는 데 앞서 인력 확보가 충분히 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교육 전문가인 교사가 늘봄강사로 참여할 경우 프로그램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교사의 수업 연구 시간이 줄어들어 결국 공교육에 악영향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 동작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10년차 이상 교사 이 모 씨는 "교사들은 정규 수업 시간이 끝나면 교실에 남아 다음날 수업을 준비하거나 상담을 하는데, 늘봄강사로 참여하면 최소 일주일에 두 번은 이런 시간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가 진행하면 늘봄 프로그램의 질은 더 나아질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공교육에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설치된 늘봄지원센터를 통해 각 학교 늘봄강사 인력 채용을 지원해 교사들에게 늘봄 업무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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