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살 넘은 의사도 "일요일까지 진료"…주 40시간? 동네병원은 지금[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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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 바로 앞 건물에도 내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병·의원이 입주해 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일부터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진료제'에 동참한다고 밝혔지만 이날 동네 일반 병원과 의원의 참여는 저조한 분위기였다.
소아청소년 의원을 찾은 4세 아이의 보호자 권모씨(36)는 "아이가 자라면서 잔병치레가 많아서 소아청소년과를 자주 찾는다"며 "아이 엄마 입장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시간대가 줄어든다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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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서울 중랑구의 한 병원 상가 건물. 5층짜리 건물에 내과, 소아청소년과, 안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피부과 병·의원이 들어서 있다. 이 상가에 입주한 병·의원 6곳 모두 단축 진료에 돌입하지 않았다. 대부분 병원이 평일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진료를 이어갔다. 일요일과 공휴일에 진료 가능하다는 안내문도 병원 출입문에 그대로 붙어 있었다.
이 건물 바로 앞 건물에도 내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병·의원이 입주해 있다. 의료 대란 이후 휴진일을 추가하거나 진료 시간을 단축한 곳은 없었다. '이번 달부터 진료를 단축하냐'는 물음에 한 의원 직원은 "단축 진료를 하는 병원이 있어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일부터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진료제'에 동참한다고 밝혔지만 이날 동네 일반 병원과 의원의 참여는 저조한 분위기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달 31일 "그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개원의도 주 40시간 근무를 지키는 '준법 진료'를 시작하기로 결론 내렸다"며 "자연스럽게 확산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00명 증원도 말이 안 되지만 단축 진료도 감정적인 주장"이라며 "개원가 사정이 좋지 않기도 하지만 아프다고 온 환자를 돌려보내는 것도 너무 차갑지 않은가"라고 했다.
정형외과 병원 점심시간이 끝나는 시간인 오후 2시가 지나자 대기 환자 2명이 금세 생겼다. 허리가 아파 물리치료를 받으러 왔다는 80대 여성 김모씨는 "어떨 때는 일주일에 5번도 넘게 물리치료를 받으러 온다. 치료를 받고 나면 그나마 좀 나은데 아파도 참으라는 거냐"며 "진료를 언제부터 줄인다고 하냐"고 물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회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개원의들은 병·의원 진료 과도, 지역도, 규모도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사정이 있다. 동참 여부를 조사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회장은 "다른 사람들은 주 5일 근무하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고생하느냐 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인건비가 올라서 간호사 한 명을 줄이고 토요일 진료를 안 보면 수익은 똑같다는 말도 한다"며 "개원의들 각자가 결정하는 문제이지만 분위기가 자발적으로 차츰 생길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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