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배워 ‘판다 그림책’ 펴낸 할머니들

사지원 기자 2024. 4. 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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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팔이 네 개, 눈이 세 개 달린 판다 이미지가 나오더라고요."

1일 서울 종로구의 스터디룸에서 만난 유지현 씨(60)는 국내 첫 인공지능(AI) 컬러링북 '니하오, 내 사랑 판다'(헤르몬하우스)를 펴낸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윤태자 씨는 "AI 프로그램에 '한복'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일본이나 중국 관련 이미지가 뜨기 일쑤"라며 "앞으로 한국 문화를 오롯이 담은 이미지로 구성된 AI 책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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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AI 컬러링북 ‘니하오…’ 출간
푸바오 中송환 아쉬움 달래려 시작
1만장 넘게 생성한 이미지 중 골라
“손자 선물하니 좋아해… 삶의 활력소”
인공지능(AI) 컬러링북 ‘니하오, 내 사랑 판다’를 출간한 공동 저자들이 1일 서울 종로구의 스터디룸에서 신간을 들고 있다. 이들은 3일 국민적 사랑을 받은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는 걸 아쉬워하며 판다 캐릭터로 만든 컬러링북을 펴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처음엔 팔이 네 개, 눈이 세 개 달린 판다 이미지가 나오더라고요.”

1일 서울 종로구의 스터디룸에서 만난 유지현 씨(60)는 국내 첫 인공지능(AI) 컬러링북 ‘니하오, 내 사랑 판다’(헤르몬하우스)를 펴낸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AI에 명령어를 입력해 판다 이미지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종종 나왔다는 것. 신간은 중국어 온라인 스터디를 통해 친해진 50∼70대 여성 저자 12명이 함께 썼다.

책의 모든 그림은 사람이 아닌 AI가 그렸다. 주인공인 판다 ‘푸푸’가 성장해 한국을 떠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동화와, 색칠이 가능한 판다 그림으로 구성됐다. 1일 동아일보와 만난 유 씨 등 공동 저자들은 “국민적 사랑을 받은 푸바오가 3일 중국으로 떠나는 데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4∼11월 AI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들으면서 ‘AI 컬러링북’을 내자고 뜻을 모았다. 출간 전까지 각자 만든 AI 이미지만 1만 장이 넘는다. 책에 넣을 예쁜 판다 이미지를 얻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같은 명령어를 넣어도 나오는 이미지가 제각각이라 통일된 캐릭터를 만들기가 어려웠다. 판다의 정확한 특징을 몰라 ‘너구리’나 ‘코끼리’를 그려 오는 이도 있었다. 수시로 온라인에서 모여 해상도가 높고, 예쁘게 그려진 판다 이미지를 골라내야 했다. 책을 검수할 때는 판다 발톱이 5개씩 있는지까지 꼼꼼히 살펴봤다.

1988년부터 12년간 컴퓨터 대리점을 운영해 ‘신문물’에 익숙했던 김행숙 씨(66)가 중심을 잡고 출간을 주도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컴퓨터 마우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AI 이해가 부족한 동료들을 가르치고, 컴퓨터 프로그램 ‘캔바’로 이미지를 편집했다. 김 씨는 “어떤 책에서 ‘미래에는 AI를 활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지배한다’고 하더라”며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들여 쓴 책은 어린 손주들과 친해질 수 있는 매개체가 됐다. 공동 저자 중 최연장자인 김선아 조선대 수학과 명예교수(73)는 “할머니가 만든 책을 손자에게 선물했더니 너무 좋아하더라”며 “젊은이들과의 대화에서 뒤처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듣기 시작한 강의가 삶의 활력소가 됐다”고 말했다.

공동 저자들은 모두 AI를 활용해 각자 책을 내는 게 목표다. 윤태자 씨는 “AI 프로그램에 ‘한복’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일본이나 중국 관련 이미지가 뜨기 일쑤”라며 “앞으로 한국 문화를 오롯이 담은 이미지로 구성된 AI 책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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