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아교육 실태조사…어떤 내용 담겼나

황대훈 기자 2024. 4. 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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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이처럼 유치원 단계부터 학부모들의 교육비 지출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10명 가운데 8명은 더 좋은 교육만 받을 수 있다면 추가로 돈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수요가 사교육으로 또 지나친 격차로 벌어지지 않도록 보완책도 필요할 텐데요.


실태 조사의 시사점 취재기자와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황대훈 기자, 이번이 유아교육 실태를 들여다본 첫 번째 조사였죠.


황대훈 기자 

지난 2017년에 정부가 시범 조사를 한번 한 적이 있었고요.


본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유아교육법이 2021년에 개정되면서 5년마다 한 번씩 조사를 하도록 했기 때문인데요.


보고서 분량만 700페이지에 달하고 조사한 유치원만 2천 곳이 넘는데 전국의 유치원이 한 8,500곳 정도 되기 때문에 전체 유치원의 23% 정도를 들여다 본 겁니다.


유치원에 관련된 교사 2천 명, 학부모 3천 명까지 상당히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진 걸로 보시면 되겠는데요.


연구자들이 정책 제안에서 조사를 거부하는 유치원들 때문에 상당히 힘들었다면서, 할 거면 전수조사를 하든지 아니면 앞으로 숫자를 좀 줄이자 이렇게 얘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앞으로 이 자료를 토대로 유아교육 발전 기본계획이 수립될 예정입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유아교육은 무상교육이 원칙이기도 하고 놀이과정 지원금도 지급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학부모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더 내고 있는 거네요.


황대훈 기자 

별도에 쓰는 비용만 한 달에 평균 17만 2천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게 특히 공립과 사립의 격차가 상당히 크게 나타났는데요.


공립은 5만 원 정도를 더 내는데 사립은 22만 원을 더 지불하고 있었습니다.


방과후 과정비나 특성화 프로그램비도 있지만 고정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추가 교육비가 상당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녹색정의당은 누리과정이 도입되던 2012년 이명박 정부가 월 30만 원 지원을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28만 원에 머물러 있고, 윤석열 정부 역시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이 공약이지만 집권 이후에 계속 예산을 동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앞서 보도에서 보신 것처럼 돈을 더 쓰겠다는 학부모들도 많습니다.


보고서는 학부모들에게서 유치원 학비에 대해 큰 부담이 없고 비용보다는 양질의 교육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학부모들이 유치원 교육에 가장 원했던 것도 방과후 과정 확대, 교육 내용의 다양화였습니다.


서현아 앵커 

유치원 과정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원한다, 이 수요를 꼭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또 하나 확인된 것이 사립유치원의 문제점인데 실태가 어떻습니까?


황대훈 기자 

앞서 사립과 공립의 격차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비용을 낮춰줬으면 좋겠다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가장 큰 유형이 바로 사립유치원이었습니다.


특히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이었는데요.


공립과 달리 노후시설을 정비해 달라는 요구도 사립에서 가장 많았고요.


유치원 운영에 친인척이 참여하는 비율도 37.6%나 됐습니다.


사무직원으로 두는 경우가 가장 많았는데 보고서는 운영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립교사에 대한 처우도 문제인데요.


일단 근무시간이 공립보다 더 길고 초과근무를 하더라도 수당을 받지 못한다고 응답한 경우가 43.7%나 됐습니다.


또 보수를 임의로 결정하거나 최저시급만 주는 경우, 또 교사 경력을 제대로 적용해 주지 않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확인돼서 지도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특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데요.


아이를 돌보는 기관에 근무하는 노동자가 정작 아이를 갖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뜻이라서 철저한 감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절대적으로 사립유치원 비중이 많으니까, 전체적인 유아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려면 이 부분도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보고서에 또 어떤 정책 제언이 담겨 있습니까?


황대훈 기자 

일단 전체적인 돌봄 시간이 상당히 긴 편입니다.


이게 긍정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평균 하원 시간이 19시 10분, 대도시는 좀 더 늦어서 19시 43분에 종료가 됩니다.


그러면 이제 방과후 프로그램만 어린이들이 하루에 평균 4시간을 듣는 건데 이게 발달 단계에 있는 어린이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시간이어서 교육보다 쉼이 강조되는 안전한 방과후 돌봄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또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방과후 프로그램 중에서 1위가 체육인데 2위가 영어입니다.


영어는 이 프로그램 비용도 가장 비싼데요.


학부모들이 또 가장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꼽고 있기 때문에 갈수록 영어를 빨리 배우고 싶어 하는 수요가 다시 한 번 확인이 된 셈이라서 앞으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겠습니다.


또 방과후 과정을 확대했으면 좋겠다는 학부모들의 요구 아주 높은 상황인데, 교직원들은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아마 업무 부담이 증가하는 부분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보고서는 이 영역에서 부모와 교직원의 찬성도 불일치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지적하면서,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끝으로 저출생 흐름이 이어지면서 많은 유치원들이 유아 모집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보통합이 이뤄지면 또 어린이집과 모집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기관 관계자들의 입장이 상당히 부정적인 상황인데요.


또 학부모나 교사들도 썩 긍정적인 입장인 것은 아니라서 앞으로 유보통합 정책 추진할 때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다시 한 번 확인이 된 겁니다.


서현아 앵커 

유치원 과정이 만 3세부터 시작이 됩니다.


이때의 격차가 평생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후속 조치도 필요하겠습니다.


황대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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