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빈센트병원 ‘응급상황’… 교수 70% 사직서 제출

김경희 기자 2024. 4. 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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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체력 한계… 도내 동참 본격화
정부 의료개혁 반대 1인 피켓시위도
병원 “접수 사직서 없어… 차질 無”
道, 지역 병의원 단축 진료 ‘촉각’
法, 교수協 의대증원 집행정지 각하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인 재활의학과 김준성 교수가 병원 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성빈센트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전과 오후 1인 시위를 통해 정부 의료개혁의 부당함을 알려나갈 예정이다. 비대위 제공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경기도내 대학병원 교수들도 동참을 선언했다.

2일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이날까지 성빈센트병원 소속 교수 185명 중 13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는 전체 교수 정원의 70%가 넘는 수치다.

이와 함께 성빈센트병원 비대위는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정부의 의료개혁 방안에 반대하는 1인 피켓시위를 진행 중이다.

성빈센트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준성 재활의학과 교수는 “정부의 일방적 의대정원 확대와 배정에 따른 이번 사태로 의사들이 국민의 공적이 되고, 제자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게 만든 현 상황에 많은 교수들이 회의감을 느끼고 좌절해 사직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 뿐만 아니라 전임의들도 거의 대부분 병원을 떠났기에 현재는 교수들 만이 남아 병원을 지키고 있다”며 “교수들도 당직과 진료, 수술을 병행하면서 근무 시간이 주 80 시간을 넘는 경우도 많아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정부에 대한 분노와 함께 집단적인 우울 증세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성빈센트병원 측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병원에 접수된 사직서는 없다”며 “아직 비대위를 통해 전달받은 바가 없는 만큼 병원 진료 등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원의 중심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도 진료 단축을 결의하면서 경기도 곳곳에선 의료 공백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이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가응급진료정보망에 ‘중증응급질환 중 일부 진료 제한’이라고 뜨는 권역응급의료센터가 3월 첫 주 10곳에서 지난주 14곳으로 4곳 증가했다. 전국의 권역응급의료센터는 44곳이다.

도는 지역 병의원의 단축 진료 동참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 비상 진료체계의 한 축이 ‘경증 환자 병의원 분산’인 만큼 이들의 단축 진료 확산은 지역 의료 공백 가중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주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공공 병원, 보건소 주말 진료를 예정하고 있지만 보건소 규모와 역할에 한계가 있어 집단행동에 동참하는 병의원 수가 늘어난다면 큰 효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군과 함께 동향 파악과 더불어 병의원에 지역 의료 공백 해소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 집단행동과 거리가 먼 치과, 한의원을 제외한 도내 병의원 수(1월 기준)는 8천360여곳이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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