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안타, 특급 타자의 이력서" 美 해설도 감탄…SF 야수 연봉 1위답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 안타는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고타율을 자랑하는 특급 타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이력서다."
미국 메이저리그가 연일 이정후의 빼어난 콘택트 능력에 감탄하고 있다. 이정후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0.286에서 0.316로 올랐다. 샌프란시스코는 3-8로 패했지만, 이정후는 시즌 2번째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하면서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이정후는 1회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부터 안타를 생산했다. 다저스 선발투수는 좌완 제임스 팩스턴이었다. 팩스턴은 2013년 빅리그에 데뷔해 통산 156경기, 64승38패, 850⅔이닝,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팩스턴은 어깨 수술 여파로 2022년 시즌을 통째로 쉬는 등 최근 부진했지만, 올해 다저스에 새 둥지를 틀고 이날 시즌 첫 등판에 나섰다.
이정후는 좌익수 왼쪽으로 강하게 뻗는 안타를 쳤다.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시속 94.4마일(약 151㎞)짜리 직구를 받아쳐 안타로 연결했다. 타구 속도가 102.1마일(약 164㎞)에 이를 정도로 강하고 빠른 타구가 나왔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기를 중계한 'NBC스포츠 베이 에어리어'의 해설진은 이정후의 안타를 지켜보면서 "샌프란시스코는 한국에서 온 선수(이정후)를 위해 몇 년 만에 기록적인 계약을 했는데, 이 안타는 이정후가 고타율을 자랑하는 특급 타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이력서"라고 평가했다.
이정후의 방망이는 멈출 줄을 몰랐다. 5회초 3번째 타석에서 팩스턴에게 안타 하나를 더 뺏었다. 선두타자 아메드가 포수 앞 행운의 내야안타로 출루한 상황. 이정후는 중전 안타를 쳐 무사 1, 2루 기회로 연결했다. 볼카운트 2-1로 유리한 상황에서 4구째 시속 93.1마일(약 150㎞)짜리 직구를 받아쳐 안타를 생산했다. 지난달 3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2안타 이후 시즌 2번째 멀티히트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타구 속도는 102.9마일(약 165㎞)로 첫 타석 안타보다 훨씬 빨랐다.
두 번째 안타 역시 이정후의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무사 1, 2루에서 슬래터가 2루수 병살타를 쳐 2사 3루가 됐다. 1루주자 이정후는 2루를 밟지 못한 채 아웃됐다. 솔러와 채프먼이 볼넷을 얻어 2사 만루까지 흐름을 이어 갔지만, 플로레스가 2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잔루 만루에 그치는 고구마같이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다.


이정후는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도 탄성을 자아냈다. 이정후는 1회말 선두타자 무키 베츠가 우중간 담장을 맞고 떨어지는 3루타로 출루할 때 펜스에 크게 부딪혀 걱정을 샀다. 이정후는 베츠의 타구를 뜬공으로 처리하고자 펜스로 달려들었으나 포구하지 못하고 펜스에 충돌한 충격에 잠시 그라운드에 넘어졌다. 이정후는 툭툭 털고 일어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다음 플레이를 이어 갔다.
중계 해설진은 "샌프란시스코가 위기에서 벗어날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정후가 벽에 부딪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말 세게 달려들었다"고 허슬플레이를 조명했다. 타구를 잡진 못했지만 "이정후는 최대치의 노력을 보여줬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시즌 초반부터 빼어난 활약으로 미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을 발판 삼아 개막 5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5경기 타율 0.316(19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 OPS 0.849를 기록하고 있다. 1번타자로서 출루 능력은 좋은데, 다른 타자들이 뒤에서 공격 흐름을 연결하지 못해 1득점에 그친 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다.
왜 샌프란시스코에서 야수 연봉 1위인지 증명하는 활약이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뒤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27억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을 했다.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스'에 따르면 이정후는 평균 연봉 약 1883만 달러(약 254억원)로 팀 내 3위, 야수 가운데는 1위다. 1위는 지난해 사이영상 투수인 블레이크 스넬(2년, 총액 6200만 달러), 2위는 역시나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는 베테랑 투수 로비 레이(5년, 총액 1억1500만 달러)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7시즌 통산 타율 0.340으로 역대 1위에 오른 천재 타자이지만, 메이저리그 경험은 전무한 신인이다. 게다가 KBO리그는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와 더블A 사이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계약을 진행할 때 KBO리그 활약상이 보통 평가 절하되는 이유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1억1300만 달러 계약을 안겼을 때 '오버 페이' 논란이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이정후는 오직 실력으로 자신을 향한 미국의 편견을 바꿔 나가고 있다. 'NBC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2일 "이미 샌프란시스코는 올스타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샌프란시스코는 최소 이정후와 카일 해리슨 등 신인왕 선두주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스터 포지가 2010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이후 신인왕 투표 5위 안에 든 선수는 2015년 맷 더피 뿐이었다. 더피는 2015년 신인왕 투표에서 2위를 기록했다"며 이정후를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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