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도 넘은 악성 민원' 최근 3년간 196건…“대책 마련 절실”

윤현서 기자 2024. 4. 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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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의 민원실. 경기일보DB

 

#1. "주정차 단속에 걸리면 공무원한테 항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화는 수시로 오고, 처음부터 고성, 폭언, 그 다음엔 욕을 하면서 화풀이하기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안양시청 한 공무원의 호소다. 그는 부서에서 3개월 근무하다 악성 민원에 시달려 휴직에 들어간 공무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양에서 최근 3년간 악성민원이 100건이 넘게 접수된 것으로 밝혀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일 안양시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시청에 접수된 도를 넘은 악성 민원은 196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안양시청 민원실 관계자는 “민원창구에서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하는데 서류를 안 가져왔으면서 처리해달라고 억지 쓰는 임원인도 있다. 막말까지 서슴지 않는다”며 “이에 목걸이형 웨어러블 카메라 보급을 늘리고, 비상벨을 누르면 바로 112상황실로 연결될 수 있도록 변경했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2021년부터 비상벨과 민원창구 안전가림막 등을 설치하고 민원담당자 힐링 프로그램, 특이 민원 전담 부서 지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시청 별관에 특이 민원 발생 시 피해직원 휴식공간을 확보하고 목걸이형 카메라를 119대 보급해 운영하는 등 악성민원에 대한 대응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들은 사후약방문 격인 악성민원 대책보다 당장 악성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안양시의 한 공무원은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 같다. 심리상담이나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시민들의 인식이 ‘내가 낸 세금으로 공무원이 월급을 받기 때문에 무조건 나한테 친절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은 것 같다”며 “시민들의 인식이 개선돼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공무원 조직 특성을 반영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인사고과 등 내부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공무원 조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피해 공무원이 원하면 다른 곳으로 발령을 내주는 등의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서광 공무원노조 안양시지부장은 “안양시지부도 조리돌림이나 좌표찍기가 낯선 문제가 아니라 빈번하게 벌어지는 문제”라며 “민원실 안전요원 배치, 보디캠 지원, 심리치료 등은 차후적인 보완의 문제이고, 기본적으로 악성민원인에 대한 처벌규정이 있어야 근본적으로 이 문제가 바로 잡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현서 기자 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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