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좀 풀렸다고 무리하게 걷다간 … '발병' 납니다

이병문 매경헬스 기자(leemoon@mk.co.kr) 2024. 4. 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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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줄어든 운동량으로
근육과 관절 다소 굳어있어
과격한 운동은 발건강 해쳐
족저근막염·아킬레스 건염
봄철인 4월 환자 가장 많아
걷기 전 충분하게 스트레칭
편하고 굽 낮은 신발 신어야
게티이미지뱅크

따뜻한 봄날을 맞아 가벼운 산책과 등산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잘못된 자세, 부족한 준비운동, 과격하거나 무리한 운동은 자칫 발(족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겨우내 운동량 저하로 굳어진 근육과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족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봄철 늘어난 운동량으로 자주 발생하는 발의 이상신호로는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무지외반증, 발목 염좌 등이 대표적이다.

발은 하루 약 700t(몸무게 70㎏·1만보 기준)의 무게가 가해지며 연간 평균 300만보 이상, 평생 동안 지구 네 바퀴 반을 걷는다.

사람이 걸을 때 뒤꿈치에 가해지는 무게는 빠른 걸음으로 가면 체중의 1.5배, 조깅할 때는 2배가 된다. 뛰어올랐다가 착지를 하면 무려 6배나 되는 큰 무게가 가해진다.

발은 몸집에 비해 크기가 보잘것없이 작아 겨우 13분의 1 정도의 부피를 차지한다. 하지만 발은 상당히 복잡하다. 몸을 구성하는 뼈 206개 중 한쪽 발당 26개씩 총 52개를 가지고 있어 전체 뼈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또 근육 38개, 관절 60개, 힘줄(腱), 인대가 발에 모여 있다. 이 밖에 발에는 7000개에 달하는 신경이 있다. 신경세포는 한쪽 발바닥에만 약 20만개가 모여 있다. 발바닥을 간지럽히면 괴로워 울음을 떠트릴 정도로 못 참는 것도 수많은 신경세포 때문이다.

발은 일반적으로 남자 16세, 여자 14세까지 성장하는데, 특히 2세 전후 그리고 사춘기에 또 한 번 급성장한다. 이 때문에 부모들이 아이가 걷기도 전에 너무 빨리 신발을 신기면 발의 조화로운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발 모양도 초등학교에 가기 전까지는 거의 모두 평발이지만 적게는 6세, 많게는 10세가 돼서야 발 아치가 완성된다. 김용상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원장은 "맨발로 걸어야 정상적인 보행 과정이 이뤄져 발의 뼈, 근육, 인대가 골고루 성장하며 아치가 형성되고 발 곳곳에 자극을 줘 감각신경 향상과 신체 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족저근막염을 진료받은 환자는 27만1850명에 달했으며, 월별로 보면 4월이 3만3849명으로 2월(2만6619명)과 3월(2만9468명)보다 훨씬 많다. 아킬레스건염 역시 한 해 진료 환자가 14만3366명이다. 월별로 보면 4월이 1만8955명으로 가장 많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으로 스프링처럼 발바닥 충격을 흡수하거나 아치(발바닥에 움푹 파인 부분)를 받쳐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족저근막 중 뒤꿈치 뼈 부위에 반복되는 미세 외상에 의한 만성적인 퇴행성 질환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다거나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 느끼는 심한 통증 등을 들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초기 충분한 휴식과 물리·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거나 지속되면 족저근막 부위에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로 치료할 수 있고 염증 부위에 고강도 충격파로 통증을 줄이고, 손상 부위의 빠른 회복을 돕는 체외충격파 치료(ESWT)를 시행하기도 한다.

아킬레스건염은 발꿈치 쪽 장딴지 근육 힘줄인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종아리와 뒤꿈치 부근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기고,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 범위가 넓어지며 열감과 부종을 동반한다.

김재영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증상 초기 무리한 활동을 삼가고 아킬레스건 부위를 냉찜질하며 약물치료로 염증과 부기를 줄이게 된다. 걷는 데 지장이 있다면 발뒤꿈치 보조기나 석고 고정 치료를 한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은 잘못된 신발 착용으로 엄지발가락(무지) 뼈가 변형돼 바깥쪽으로 15도 이상 꺾인(외반) 족부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이 생기는 이유는 평발·가족력 같은 유전적 요인, 잘못된 생활습관 등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키 높이 깔창을 넣은 신발을 신으면 체중의 대부분이 앞발에 실리고 그 무게의 절반 이상을 감당하는 엄지발가락이 변형될 위험이 높다. 만약 발바닥 앞쪽에 통증이 있고 티눈이 생기면 무지외반증을 의심하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족부질환을 예방하려면 무리한 운동과 잘못된 운동법, 불편한 신발 착용 등 발병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신발은 발 길이와 폭보다 1~1.5㎝ 여유가 있어야 하며 굽높이는 3.5㎝ 이하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무리한 운동은 피하고, 충격 흡수용 쿠션 장착 운동화나 발목 보호대 착용을 권장한다. 운동하기 전에는 한 손으로 발꿈치를, 다른 한 손으로 발끝을 잡고 발을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이 족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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