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등장 ‘인삼양영탕’ 노쇠 치료 효과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연구팀 확인
근력감소‧식욕부진‧우울 등 개선

인삼양영탕이 소개된 동의보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고령에 따른 ‘노쇠(Frailty)’를 치료하는 데 ‘인삼양영탕’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권승원‧이한결 경희대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교수 연구팀은 2017년 이후 발표된 한약 인삼양영탕과 노쇠의 연관성에 관한 논문 15편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최근 게재됐다.

메타분석은 특정 주제에 대해 이뤄진 여러 연구결과를 하나로 통합해 통계적으로 검토한 후 재분석하는 연구방법을 뜻한다.

노쇠는 사람이 나이 듦에 따라 신체의 구조와 기능에 쇠퇴가 일어나는 것을 뜻한다. 특히 ▲생리적 ▲신체적 ▲정신적 항상성 ▲생물학적 저장능(Biological reserve)이 비정상적으로 저하되는 것이 노쇠다. 저장능이란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성공적으로 본래의 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인삼양영탕은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는 한의학의 대표적인 보약 처방이다. 인삼과 백작약‧숙지황‧복령‧방풍‧오미자가 주원료로, 백출‧당귀‧황기‧육계진피‧감초‧원지를 더한 후 생강 3조각과 대추 2개를 넣어 달이거나 환을 만들어 복용한다.

메타분석 결과, 인삼양영탕은 노쇠의 대표적인 증상인 ▲근력 감소 ▲근육량 감소 ▲체중 감소 ▲식욕 부진 ▲영양 불량 등과 함께 우울‧불안 등 심리적 증상 등에도 치료적 효과가 있었다. 고령 만성질환 환자의 재활 성과에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이외에도 ▲난치성 어지럼증 ▲만성 요로 기능 저하 등 고령자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여러 난치성 만성 증상에도 치료적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만성 호흡기질환이나 치매로 인한 노쇠의 경우 호흡기 증상 개선과 인지저하 개선에도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권승원 교수는 “한의학에서 노쇠는 정기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허증의 상태로, 고령 만성질환자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한의학적 병리 상태”라며 “고령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약의 대표적인 보양 처방인 인삼양영탕이 노쇠의 대안적 치료법이란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한결 교수는 “다양한 약물 사용을 줄이는 게 노쇠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인삼양영탕은 여러 질병에 대해 다각적인 치료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는 약물을 대체하고 경감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