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북미서 개기일식…먼 나라 우주이벤트에 한국 과학자들이 바쁜 이유는?

이정호 기자 2024. 4. 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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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 미국 텍사스에 개기일식 관측팀 파견
8일 일식 정밀 관찰 예정…‘코로나’ 집중 확인
올해 9월 우주 발사할 신형 장비도 점검
2017년 8월21일 미국 오레건주에서 관측된 개기일식 장면. 태양 주변에 물뿌리개로 뿌린 물방울처럼 보이는 ‘코로나’가 관찰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오는 8일(현지시간) 북미를 가로지르며 발생할 개기일식을 관찰할 수 있는 지역(검은색 띠). 멕시코부터 미국, 캐나다 국토를 아우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다음주 북미에서 개기일식이 예고된 가운데 이를 관측하기 위한 한국 과학자들이 현지에 파견된다. 이번 개기일식은 국내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에 미국으로 건너가 개기일식 때에만 확인할 수 있는 태양의 대기 ‘코로나’를 정밀 관찰할 계획이다.

2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8일(현지시간) 북미에서는 개기일식이 발생한다. 멕시코와 미국을 거쳐 캐나다로 이동하는 경로를 타고 나타날 예정이다.

일식이란 태양과 지구 사이에 달이 끼어들어 햇빛을 가리는 현상이다. 태양을 완전히 가리면 개기일식, 일부만 가리면 부분일식이다.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텍사스 기준으로 8일 오후 12시18분에 부분일식이 시작된다. 그러다가 오후 1시35분부터 40분까지 총 4분26초간 개기일식이 나타난다. 오후 1시40분 이후에는 부분일식이 다시 이어지다 오후 2시58분에는 부분일식마저 완전 종료된다.

한국은 일식이 일어나는 지역에서 벗어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천문연구원은 “관측 임무를 띤 2개 팀을 텍사스주 람파사스시와 리키시에 각각 파견해 관측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문연구원이 과학자를 미국까지 파견한 것은 개기일식이 태양의 대기층, 즉 코로나를 관찰할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는 태양의 바깥쪽 대기를 뜻하는데 개기일식 때에는 물뿌리개로 분사한 작은 물방울처럼 태양 주변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선명히 보인다.

하지만 평소에는 그렇지 않다. 코로나 온도는 섭씨 수백만도에 이르러 태양 표면(약 6000도)보다 훨씬 뜨겁지만 밝기는 태양 표면보다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평소에는 관찰이 되지 않는다. 밝은 자동차 전조등 옆을 나는 반딧불이가 잘 보이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코로나가 태양 표면보다 왜 뜨거운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게다가 태양 표면에서 나오는 초속 수십㎞짜리 태양풍(태양에서 방사되는 전기적 성질을 띤 입자)이 왜 코로나를 거치면 초속 수백㎞로 가속되는지도 알 수 없다. 천문연구원은 개기일식을 통한 코로나 관찰을 통해 이런 의문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계획이다.

천문연구원은 파견팀을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용 코로나 그래프(코덱스, CODEX)’라는 신형 장비 운영을 위한 관측 데이터도 수집할 예정이다. 코덱스는 올해 9월 고도 400㎞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될 예정이다. 코덱스는 NASA와 천문연구원이 함께 개발했다.

코덱스의 핵심 기능은 인공적인 개기일식을 일으키는 것이다. 우주에서 태양 본체를 가릴 만한 가리개를 펼쳐 햇빛을 막은 뒤 코로나를 관찰한다. 개기일식을 기다릴 필요 없이 필요할 때마다 코로나를 볼 수 있다. 코로나의 온도와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코덱스는 최대 2년간 운영된다.

코덱스 한국 측 개발 책임자인 천문연구원 김연한 박사는 “코덱스는 태양 연구의 난제인 코로나 가열과 태양풍 가속 비밀의 실마리를 푸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개기일식은 2026년 8월12일 아이슬란드와 스페인에서 생긴다. 한국에서는 2035년 9월2일에 강원도 고성 등에서 개기일식을 관찰할 수 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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