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넘게 잊혀졌던 방정환 선생, 구리에 자리 잡을까?

이호진 기자 2024. 4.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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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역사문화공원 구리 구역에 안장된 소파 방정환 선생
구리시, 지역 역사 인물로 재조명하는 '방정환 프로젝트' 추진 중


소파 방정환 선생. (사진=구리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구리=뉴시스]이호진 기자 = 경기 구리시가 추진 중인 방정환 프로젝트가 어느덧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소파 방정환 선생을 지역의 역사적 인물로 조명하는 방정환 프로젝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 태생인 방정환 선생을 구리시의 역사 인물로 조명하는 것을 두고 아직 낯설다는 반응도 있지만, 그동안 방정환 선생의 업적 조명에 나선 지자체가 많지 않았기에 향후 프로젝트 확장을 기대하는 시민도 적지 않다.

■어린이 인권운동가 방정환의 업적과 삶

소파 방정환 선생의 업적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업적은 천둥벌거숭이로 취급받던 아이들에게 ‘어린이’라는 존칭을 사용하게 한 것과 어린이날을 제정해 어린이 인권을 세운 부분이다.

그가 어린이 인권에 대한 기틀을 마련한 덕분에 오늘날까지 어린이들을 위한 기념일이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외에도 그는 남녀노소가 귀천 없이 모두가 평등하다는 천도교의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실천하면서 색동회·조선운동협회 등 단체를 결성해 어린이 인권 신장에 앞장서기고 했으며, 전국을 순회하며 동화구연대회를 열고 세계아동전람회 개최를 주도하는 등 어린이와 관련된 일이라면 진심을 숨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이 잡지 발행과 편집, 동화 구연, 강연회 등 바쁜 일정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던 방정환 선생은 1932년 7월 17일 쓰러져 엿새만인 7월 23일 33세의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둔다.

당시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 관련 일 외에도 일제의 탄압과 개벽사의 재정난, 소년운동 진영의 분열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해 건강이 크게 악화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홍제동 화장장으로 옮겨져 화장된 뒤 납골당에 모셔졌던 방정환 선생은 5년 뒤 제자이자 동료였던 최신복, 이원수 등이 망우리공원에 안장됐다.

망우리역사문화공원에 위치한 방정환 선생 묘역. (사진=구리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방정환 선생과 구리시의 인연, 그리고 방정환 프로젝트

일반적으로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정할 때는 그 인물의 생거(生居)·우거(寓居)·사거(死居)를 고려한다. 생거는 태어나고, 우거는 머물고, 사거는 죽어서 묻힌 경우로, 소파 방정환 선생은 사거에 속한다.

방정환 선생이 안장된 망우역사문화공원은 구리시와 서울 중랑구 망우3동에 걸쳐 있는 묘지로, 구리지역에는 방정환 선생을 비롯해 40명 내외의 근·현대 인물이 안장돼 있다.

구리시는 그동안 지역에 묘소가 마련돼 있음에도 80년 넘게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방정환 선생을 기리 위해 방정환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방정환 프로젝트는 크게 세 가지로, 민선 8기 공약에 포함된 방정환도서관과 방정환아카데미, 특화사업으로 추진 중인 방정환 미래교육센터, 구리시 유치를 추진 중인 방정환 문학상 등이다.

이 중 방정환도서관과 방정환아카데미는 리모델링을 마친 교문도서관을 교문방정환특화도서관으로 명명해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태로 이미 실현됐다.

교문방정환특화도서관에는 소파의 생애와 업적을 담은 테마존과 방정환 관련 아카이브, 방정환 문학상 수상작 등이 비치되는 등 그가 생전에 남긴 “어린이에게 잡지를 많이 읽히십시오”라는 말에 걸맞게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새롭게 조성됐다.

특화사업으로 추진해온 방정환 미래교육센터 설치도 결실을 맺어 지난 2월 구리시 청소년문화의집 1층에 둥지를 틀었다.

방정환 미래교육센터는 어린이자문단, 꼬마작곡가, 구리미래학교 등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사업, 미래교육협력지구사업 등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리시 교육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구리시는 청소년문화의집에 우선 입주한 방정환 미래교육센터를 향후 인창동 종합커뮤니티센터로 이전하고 기능을 확대해 구리시를 어린이 교육의 메카로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인 방정환문학상 구리시 유치는 현재 관계 기관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로, 지난해 구리문화원에서 제33회 방정환문학상 시싱식이 열리는 등 전망이 어둡지 않은 상태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교문방정환특화도서관과 방정환아카데미, 방정환미래교육센터를 통해 어린이가 행복한 구리시라는 목표 구현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며 “방정환 프로젝트는 방정환 선생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것을 넘어 구리시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상승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정환 미래교육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백경현 구리시장. (사진=구리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asak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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