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이승훤의 음악이야기④:영화와 국악이 함께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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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콘서트는 영화와 음악이 함께하는 연주회를 뜻한다.
보통 12월쯤 되면 규모가 있는 서양 오케스트라 악단에서 많이 연주하는데, 유명한 필름콘서트로는 뉴욕필하모닉의 필름콘서트나 해리포터 필름콘서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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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좋아하는 영화를 실제 연주와 같이할 수 있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필름콘서트는 영화와 음악이 함께하는 연주회를 뜻한다. 영상 없이 영화의 OST만을 연주하거나 영상을 틀면서 실시간으로 연주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보통 12월쯤 되면 규모가 있는 서양 오케스트라 악단에서 많이 연주하는데, 유명한 필름콘서트로는 뉴욕필하모닉의 필름콘서트나 해리포터 필름콘서트 등이 있다. 최근에는 여지휘자 진솔이 운영하는 게임음악 콘서트도 비슷한 결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이런 콘서트는 꽤 역사가 오래 됐음에도 불구하고 국악오케스트라는 선두 주자인 국립국악관현악단을 제외하고는 많이 연주하지 않는 추세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단체를 불문하고 필름콘서트 자체가 거의 전무했다. 그래서 보통 12월에 많이 하는 콘서트를 역으로 가장 더울 때 시원한 영화관람처럼 즐길 수 있도록 7월에 기획했다.
한밭수목원은 겨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기에 가족이나 단체방문객이 넘쳐나는 곳이고 잠시 더위를 피하러 들어와서 공연까지 보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 그렇다면 필름콘서트라는 이색 체험을 하러 늘 서울의 공연을 찾는 분들에게 대전에서, 그것도 국악관현악단이 선보인다면 이는 얼마나 신선할 것인가? 그래서 첫 런칭을 주요 소비 관객인 40대에 맞춰 그들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영화 '러브레터'와 '접속'을 선정했다.
두 영화를 교차편집해 아나운서의 부드러운 해설을 더 하고, 편안히 영화처럼 관람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그 과정 자체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저작권이 소멸된-수십 년의 저작권 기간이 지난-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작사나 배급사를 찾아 저작권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첫 번째 난관이었다.
두 번째는 바로 연주다. 음악과 영상은 장면의 전환, 음악의 고저에 따른 영상의 연출 등이 맞물려 있어 약속된 템포와 시간이 중요하다. 단 2-3초의 어긋남도 용납해선 안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휘자가 영상과 악보, 음악의 템포를 본능적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이는 관현악단도 마찬가지다. 수십 명의 단원이 한 사람이 연주하는 것처럼 될 때까지의 과정과 노고는 글로써 전하는 것보다 훨씬 지난하고 힘든 작업이다.
그렇게 힘든 작업 후 관객들에게 선보였을 때 정말 다행스럽게도 너무 많은 분들이 만족해해 주셨고, 필름콘서트를 분기별로 해달라는 의견까지 올라올 정도로 성황리에 마쳤다. 아마도 공연예술에 늘 목말라하는 대전시민의 높은 문화 욕구가 성공의 요인이지 않았을까 싶다.
비슷한 예로 필자가 국립극장의 부지휘자로 재직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10년 넘게 국립극장의 스테디셀러인 '정오의 음악회'를 개편하려 고민하던 중에 관객 만족도 조사 데이터를 살펴보니 필름콘서트에 가장 높은 점수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연주회의 한 프로로 유명 OST에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것을 편성하니 대단히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이런 경험을 발판 삼아 앞으로 우리 시립연정국악단도 관객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더욱 사랑받는 악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승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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