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리포트] ‘친척’이라던 플라밍고와 비둘기, 알고보니 남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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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밍고(홍학)와 비둘기는 전혀 다른 생김새를 갖고 있으나 조류학자들 사이에선 유전적으로는 아주 가까운 친척 관계로 알려졌다.
최근 6만개에 이르는 유전자를 다시 분석한 연구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와 플로리다대 연구진은 2일 "조류 유전체 363종을 분석한 진화 계통도를 조사한 결과, 홍학과 비둘기 사이의 유전적 관계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6만개에 달하는 조류 유전자를 모두 분석해 각 조류 종 사이의 진화 관계도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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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밍고와 비둘기, 가까운 친척으로 알려져
조류 363종 유전체 재분석, 실제 아주 먼 관계
플라밍고(홍학)와 비둘기는 전혀 다른 생김새를 갖고 있으나 조류학자들 사이에선 유전적으로는 아주 가까운 친척 관계로 알려졌다. 최근 6만개에 이르는 유전자를 다시 분석한 연구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알려진 것과 달리 플라밍고와 비둘기 사이에 유전적인 공통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와 플로리다대 연구진은 2일 “조류 유전체 363종을 분석한 진화 계통도를 조사한 결과, 홍학과 비둘기 사이의 유전적 관계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플라밍고는 분홍색 털과 긴 다리가 특징으로 몸 길이는 약 1m에 달하는 대형 조류다. 모습은 마치 두루미나 황새처럼 보여 우아한 외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홍학은 두루미, 황새보다는 비둘기, 논병아리와 같은 중·소형 조류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왔다. 생물 분류에 활용하는 유전자에서 차이가 거의 없으면서, 조류 중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는 몇 안되는 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다른 외관으로 인해 두 조류의 관계에 대해서는 늘 의문이 제기돼 왔다.
연구진은 대규모 유전체 분석 알고리즘 ‘아스트랄(ASTRAL)’과 슈퍼컴퓨터 ‘익스펜스(Expanse)’를 이용해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전체 조류 중 92%가 속하는 363종의 유전체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냈다. 이번 연구는 UC샌디에이고를 비롯한 전 세계 20여개국 연구진이 참여하는 ‘조류 1만 유전체(B10K) 프로젝트’의 중간 결과에 해당한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지구에 살고 있는 전체 조류 1만500종의 모든 유전체 지도를 만들어 조류 진화의 진화 과정을 밝히는 것이다.
연구진은 조류 종 사이의 실제 진화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네 가지 지표를 새롭게 찾고, 플라밍고와 비둘기 사이의 관계를 다시 분석했다. 그 결과 두 종은 오래 전 공통 조상에서 갈라졌으며, 아주 먼 친척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6만개에 달하는 조류 유전자를 모두 분석해 각 조류 종 사이의 진화 관계도를 그렸다. 기존에는 수백개 수준의 유전자만 진화 계통 분석에 활용됐다. 시아바슈 미라랍 UC샌디에이고 교수는 “조류의 진화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수만개에 달하는 유전자를 이용해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며 “6700만년 전부터 기록된 모든 진화의 과정이 유전자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조류의 유전자 중 2%는 수백년에 걸친 오랜 기간에도 전혀 변화 없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간 과학계에서 플라밍고와 비둘기가 가까운 친척이라고 오해했던 것도 이 지역의 유전자가 비슷했던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에 이뤄진 조류 유전체 분석은 단 48종에 대해서만 이뤄져 이같은 유전자가 알려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수컷과 암컷의 교미를 통해 자손을 낳는 대부분 동물은 유전자의 절반을 부모로부터 물려받는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가 담겨 있는 염색체가 섞이는 재조합이 일어나면서 변이가 나타난다. 그러나 조류에서는 공룡이 사라진 시기 수백만년 동안 재조합이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공룡의 멸종과 이같은 현상이 관련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또다른 조류 진화 연구에서는 공룡 멸종 이후 조류가 번성하기 시작하면서 진화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는 결과도 나왔다. 당시 등장한 조류는 몸집과 뇌의 크기가 다양했고 현재의 조류 다양성을 이루는 기초가 됐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브라운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는 “새로운 유전자의 발견은 동물의 진화 과정을 제대로 다시 쓰는 표준 도구가 됐다”며 “앞으로 조류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군의 계통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Nature,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4-07323-1
PNAS, DOI: https://doi.org/10.1073/pnas.2319506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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