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최고의 1분기’… 세계 증시는 축제

이혜운 기자 2024. 4. 2.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주식지수 7.7% 올라… 한국·중국은 소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글로벌 주식 시장이 5년 만에 최고의 1분기(1~3월) 실적을 기록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세계주식지수(ACWI)는 1분기에 7.7% 올라 2019년 1분기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매년 1분기만 비교했을 때 5년 만에 가장 좋았다는 것이다. 또 1분기 채권 대비 주식 수익률은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5년 만에 가장 좋은 글로벌 시장

올 1분기 전 세계 주식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과 유럽까지 가세하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는 성적을 보여줬다.

미국 S&P500은 1분기 동안 종가 기준으로 22번이나 신고가를 경신하며 10%대 상승했다. 유럽 대표 기업 600개로 구성된 유로스톡스 600지수도 올해 약 7% 상승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유럽의 우량주 50곳을 모은 유로스톡스 50지수는 2000년 9월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하기도 했다. 독일 DAX 지수와 프랑스 CAC40 지수 등 유럽 주요 지수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일본 주식 시장의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닛케이평균은 1분기에 1989년 버블(거품) 경제 당시 고점을 상회한 것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4만엔 선을 뛰어넘었다. 롬바르드 오디에 자산운용의 플로리안 옐포는 “증시가 매우 열광하고 있으며 전면적인 랠리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다만, 이런 글로벌 주식 시장의 축제 분위기에 한국과 중국 등 중화권은 소외돼 있다. 한국 코스피는 지난 29일 2747로 마감하면서 연초(1월 2일 2670)보다 3%쯤 올랐을 뿐이다. 홍콩 항셍지수는 올 들어 28일까지 2.97% 하락했다.

그래픽=백형선

◇”AI 거품과 세 남자를 조심하라”

전 세계 주식 시장 상승세는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미국 증시 강세장의 온기가 주요국으로 확산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과 AI에 따른 산업 발전 기대가 전 세계 주식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 주식 시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주식 시장의 영향도 같이 받는다. 이성수 미르앤리 대표는 “한국 경제는 지정학적으로 중국 경제에 연동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 주식 시장이 아무리 좋아도 중국 주식 시장이 힘을 내어주지 못하면 한국 시장은 상승을 만들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 세계 주식 시장의 위험 요소는 없을까. 미국의 경우에는 ‘AI 거품’이 제기된다. 대표적 AI 수혜주 엔비디아의 주가는 1분기에 80% 넘게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달러 이상 늘어났다. 이는 1분기 세계 주식 시가총액 증가액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엔비디아가 무너지면 전 세계 주식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에민 유르마즈 이코노미스트는 “30년 전 인텔의 붕괴로 시작된 닷컴 버블처럼, 엔비디아가 흔들릴 경우 ‘AI 버블’이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역시 위험 요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실업률이 갑자기 증가하거나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랠리가 중단될 수도 있다”고 했다.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경우에는 세 남자인 시진핑과 푸틴, 그리고 트럼프가 위험 요소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기차 등 첨단 기술 산업에 현금을 쏟아 붓는 것은 독일 등 유럽 경제에 위협이 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에 에너지 타격을 줬다. 만약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 유럽 수출 업체들은 관세가 높아질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세 가지 충격 조합은 유럽 경제에 장기간 유쾌하지 않은 구조조정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꾸로 중국 주식 시장에 희망적인 요소는 없을까. 최근 중국 제조업 경기는 6개월 만에 확장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49.1)보다 1.7포인트 상승한 50.8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50.1을 웃도는 것이며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좋은 수치다. 중국 경제의 호재는 한국 주식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