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엔 걷지도 못해…뛸 수 있는 지금, 난 행복해

김경호 기자 2024. 4. 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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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향, LPGA 포드 챔피언십 공동 3위…상금 9위로 껑충
이미향이 1일 미국 애리조나주 길버트의 세빌 골프&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 프리젠티드 바이 KCC 최종라운드 11번홀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길버트|AFP연합뉴스


허리디스크 부상 털고 재기 성공
세계랭킹 300위 밖에서 81위로


“지금, 여기에 있는 내가 자랑스럽다.”

이미향(31)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시즌 두 번째 톱3를 거뒀다. 올시즌 한국 여자선수 중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미향은 1일 포드 챔피언십이 끝난 뒤 공식 인터뷰에서 2년 전 골프를 그만둘 위기까지 몰고간 허리디스크 증세를 극복하고 재기한 사실을 밝혔다.

이미향은 1일 미국 애리조나주 길버트의 세빌 골프&컨트리클럽(파72·661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 프리젠티드 바이 KCC(총상금 225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치고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우승자 넬리 코르다(미국)에게 3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랐다. 특히 2라운드까지 합계 5언더파를 쳐 턱걸이로 컷 통과에 성공한 후 이틀 동안 12타를 줄이는 상승세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난 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또 한 번 돋보이는 성적을 거둔 이미향은 올시즌 최고상금인 9만 9970달러(약 1억 3000만원)를 더해 한국 선수 중 최고인 상금 9위(26만 6319달러)에 오르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이미향은 “애리조나에서 지난 10년간 이렇게 비가 오고, 추운 날씨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힘든 날이었다”고 먼저 소감을 말했다. “그래도 보기는 1개밖에 안 하고 좋은 플레이를 했다. 넬리 코르다의 20언더파는 믿기 어려운 스코어이고, 내 17언더파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는 그는 “현재 좋은 위치에 있다. 톱5에 들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셰브론 챔피언십을 앞두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2014년 미즈노 클래식과 2017년 스코티시 여자오픈에서 LPGA 통산 2승을 기록한 이미향은 이후 몇 차례 우승 기회를 맞았으나 살리지 못했고 2022년에는 몸상태 악화로 15개 대회에만 출전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2년 전엔 세계랭킹이 300위 밖으로 나갔었다. 멘털이 소진됐고, 골프가 끝난 것 처럼 여겨졌었다”는 이미향은 “주위의 많은 도움을 받아 극복했고,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미향은 2022년 초반 허리디스크 증세로 두 달 가까이 쉬었고, 복귀한 후에도 3연속 컷 탈락을 포함해 15개 대회 중 6번 컷 탈락하고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지속적으로 떨어진 세계랭킹은 2023년 초반에 391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서서히 회복하며 130위대로 끌어올린 이미향은 올해 HSBC 월드 챔피언십 이후 88위에 올라 톱100에 진입했고, 지난주엔 81위까지 뛰었다. 이날 선전으로 이미향의 랭킹은 조금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향은 “그때는 두 달 가까이 걷지도 못했었다. 한국으로 돌아가 정밀검사와 치료를 통해 극복했다”면서 “전에는 톱10에 들어도 만족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대회에 뛸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행복하다. 컷 통과만 해도 행복하고 이렇게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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