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이' 성공한 '최강' 현대건설…악재 딛고 통합 우승, 'V3' 완성

권혁준 기자 2024. 4. 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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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나 코로나로 우승 축배 불발…작년엔 역전 희생양
에이스 모마에 양효진 뒷받침…챔프전서 흥국생명 완파
V3에 성공한 현대건설 선수들. (현대건설 배구단 제공)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현대건설이 드디어 우승의 한을 풀었다. 지난 몇 년간 '최강'으로 군림하고도 정상과 연을 맺지 못했던 현대건설이 마침내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현대건설은 1일 인천 삼산 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이겼다.

이로써 챔프전 3연승을 달린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현대건설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0-11, 2015-16시즌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통합 우승은 2010-11시즌 이후 13년 만이다.

'한풀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우승 과정이었다. 현대건설은 최근 몇 시즌 동안 여자부 강팀으로 군림했지만, 단 한 번도 '우승 축배'를 들지는 못했다. '하늘이 돕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운이 겹친 탓이었다.

2019-20시즌, 2021-22시즌엔 두 차례나 정규리그 '독주'를 펼쳤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두 번 모두 시즌이 조기 종료됐다.

때마침 2019-20시즌부터 V리그는 '우승' 타이틀을 정규리그가 아닌 챔피언결정전에만 부여하기로 했기에, 현대건설은 '최강팀'이지만 '우승팀'은 아니었다.

코로나 정국이 마무리된 지난 시즌엔 부상 악령에 울었다. 정규리그 중반까지 선두를 질주했는데 시즌 막판 외인 야스민 베다르트와 리베로 김연견 등이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했다.

결국 막판 뒷심을 보인 흥국생명에 역전의 희생양이 됐다. 기세가 꺾인 현대건설은 플레이오프에서도 한국도로공사에 충격의 업셋을 당했고, 결국 최종 성적은 3위로 마무리됐다.

현대건설의 공격을 이끈 모마. (현대건설 배구단 제공)

절치부심하며 시즌을 시작한 현대건설은 이번에도 강력한 위용을 자랑했다.

미들블로커 양효진과 이다현, 세터 김다인과 리베로 김연견 등 국내 선수 진용은 여전히 최강이었고, 야스민을 내보내고 영입한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로 파괴력을 더했다.

아시아쿼터 외인 위파위 시통도 공수에서 안정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아웃사이드 히터 한자리를 꿰찼다. 흥국생명과 '양강 구도'였지만, 2라운드 이후론 현대건설이 앞서고 흥국생명이 추격하는 형국이었다.

물론 이번에도 우승이 쉽게 잡히지는 않았다. 올스타 휴식기를 전후해 위파위가 부상을 당하면서 전체적인 경기력이 흔들렸다.

그러나 올 시즌만큼은 막판에 무너지지 않았다. 시즌 최종전에서 정규리그 1위의 향방이 갈렸는데, 현대건설은 승리하면서 자력으로 챔프전 직행 티켓을 따냈다.

26승10패로 2위 흥국생명(28승8패)보다 2승이나 적었지만, 승점에서 1점 앞섰다. 하위권 팀들과 어려운 경기를 펼치면서도 풀세트까지 끌고 가 승점 1~2점씩을 챙긴 것이 큰 힘이었다.

챔프전 상대는 다시 흥국생명. 백중세가 점쳐졌다. 정규리그 1위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현대건설이 체력에선 우위였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2번의 맞대결에서 0-3 셧아웃 패배를 당한 것이 불안 요소였다.

현대건설 선수들.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하지만 현대건설은 강했다. 1차전에서 첫 2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3세트를 따내며 '대역전극'을 펼친 것이 우승을 알리는 신호였다. 이후 2차전 역시 풀세트 접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8부능선'을 넘었고, 3차전마저 풀세트 끝에 승리,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에이스 모마가 시리즈 내내 폭발적인 모습으로 공격을 이끈 것이 결정적이었다. 모마는 1차전 37점, 2차전 34점, 3차전 38점으로 맹위를 떨쳤고, 흥국생명은 끝내 그를 막지 못했다.

여기에 베테랑 양효진이 위기의 순간마다 블로킹과 중앙 공격으로 활로를 틔웠고, 고민이 많던 모마의 반대편 공격수로는 정지윤이 제 몫을 해냈다. 세터 김다인과 리베로 김연견도 정규시즌부터 챔프전까지 묵묵히 제 몫을 해낸 '언성 히어로'였다.

이미 수 차례 들어 올렸어야 할 우승 트로피를, 몇 년이 걸린 끝에야 거머쥐었다. 과정은 힘겨웠지만, 그랬기에 더욱 감격스러운 현대건설의 'V3'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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