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어게인1997' 무엇을 위한 N차 인생인가? ★☆

김경희 2024. 4. 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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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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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맨 40대 가장 ‘우석’(김다현)은 배우의 꿈을 접게 만든 얼굴의 흉터가 생기기 전, 인생에서 제일 잘 나가던 1997년 고등학교 그 시절로 돌아가고만 싶다. 어느 날, 이름 모를 한 스님(박철민)을 도와주고 인생을 바꿔준다는 5장의 부적을 구입하고 우연처럼 촬영 중 자동차가 절벽에서 추락하는 사고로 그토록 갈망하던 1997년 고등학생 ‘우석’(조병규)으로 깨어난다!

'우석'은 쓰레기 같은 아빠, 아들, 남편이었던 지난 인생 1회차를 개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학창 시절 일진생활 청산, 착실한 학업태도, 미안하기만 한 미래의 내 아내 ‘지민’(한은수)에게서 멀리 떨어지기 등 자신이 할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찾아보며 실천해 보지만 친구가 꼰대로 변했다고 질타하는 ‘봉균’(구준회) & ‘지성’(최희승)은 도움이 되는 건지 방해가 되는 건지 모르겠다. 과연 '우석'의 인생은 변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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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포스크리닝

N차 인생 회귀물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1997년을 배경으로 한 레트로 학원물일거라는 예상이 된다. ‘어게인 1997’에서 드라마 ‘SKY 캐슬’, ‘스토브리그’, ‘경이로운 소문’의 조병규와 그룹 아이콘의 멤버이자 배우로 활약 중인 구준회,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로 인기를 끈 최희승이 완벽하게 골 때리는 삼총사를 완성한다. 신예 한은수가 미래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지민’ 역으로 등장하고, 믿고 보는 배우 박철민, 이미도와 뮤지컬에서 맹활약중인 김다현이 완성도를 더한다. ‘신의 한 수’, ‘나는 왕이로소이다’ 조감독으로 참여한 신승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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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프터스크리닝

영화를 보고 나서 리뷰를 쓰지 않는 게 영화의 홍보에 더 도움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한참을 고민했다. 이 영화를 영화계 입문 19년 만에 만들었다는 신승훈 감독의 가슴 벅찬 소감을 듣지 않았다면 훨씬 더 편한 마음으로 리뷰를 쓸 수 있었을까? 만약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는 이 영화를 안 보고 이런 고민을 안 하는 선택을 할 것 같다.

40대 스턴트맨으로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김다현의 '우석' 연기는 첫 대사 톤부터 어색했다. 너무 가벼운 건 아닌지, 너무 연극톤은 아닌지 알 수 없는 연기는 코믹한 장면부터 진지한 장면까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게 끌고 간다. 그러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미쳤어?"라는 말에 "아니, 솔쳤어" "모긴 모야 김건모지"라는 식의 개그코드는 '아 이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난감하게 한다. 웃기지도 않고 오히려 짠한 마음이 드는데.... 이거 감독이 의도한 걸까? 40대 가장이 고등학생시절 하던 개그를 잊지 않고 계속해서 쓰는 모습이 현실적으로 보면 짠한 거니까.

그러다 1997년으로 돌아가 조병규가 '우석'으로 등장하면서부터는 레트로의 물결이 밀려온다. 당시를 휩쓸었던 영화 '비트'의 정우성 사진이 '우석'의 방을 도배하고 있고 그가 살던 집 내부의 인테리어도 추억 속의 모습들이라 너무 반갑다. '아스피린' '슬램덩크'의 OST '너에게로 가는 길' 등의 노래들이 짧게 짧게 삽입되고 삐삐, 워크맨, 16비트 컴퓨터, 당시 유행했던 컬러의 티셔츠 등 동시대의 추억을 가진 이들에게 향수를 자극할 요소들이 나온다.

미술적인 면에서는 칭찬할 만 하지만 이 영화의 문제는 설정이다. 40대의 마인드로 고등학교 시절을 살고 있는 '우석'이기에 아재 같은 모습이 어딘가에서 풍겨 나왔어야 했는데 조병규와 김다현의 비주얼적인 연결성은 무시한 설정이어서 김다현은 오히려 20대스럽고 조병규의 뒤태는 40대 같았다. 딸과 얼굴을 맞대는 40대 김다현의 '우석'은 딸이 아니라 부부나 연인의 모습 같아서 놀라고, 친구들과 학교 옥상에서 이야기하는 조병규의 모습에서는 펑퍼짐한 아재의 모습이 보여 놀라게 된다. 달리기를 하는 조병규의 모습은 왜 그렇게 이상한지 애니메이션을 흉내 내는 것 같다.

그렇게 N차의 삶을 살게 되지만 왜 본인이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벌어질 일은 벌어지고 마는 건지, 그렇다면 N차의 삶은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쉽다. 영화의 말미에 보면 주인공이 삶을 대하는 마인드는 변했지만 그걸 꼭 그렇게 의미 없이 N차를 허비하면서 깨달았어야 하는 건가 싶어 허망하기도 하다.

1997년을 회귀한다는 의미에서인지 작품 속 코믹 요소도 예스러운 연출이다. 효과음과 배우들의 리액션으로 뽑아내는 개그는 자꾸 보다 보면 '이 정도까지 반복하고 있으니 이제는 웃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의리로 후반부에 몇 번 '헛' 하고 웃게 된다.

굳이 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간다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늦었다 생각하지 말고 그때부터라도 해라"는 메시지를 건질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어게인 1997’은 죽는 순간 과거의 후회되는 ‘그때’로 보내주는 5장의 부적을 얻게 된 남자가 제일 잘 나가던 그 시절, 1997년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면서 시작된 인생 개조 프로젝트를 그린 N차 회귀 판타지로 4월 10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주)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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