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유명인 사칭광고' 차단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4. 4. 1. 17:5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구글이 유명인 사칭 광고를 올리는 계정을 영구 정지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인을 사칭해 제품을 팔고, 주식매수를 유도하는 악성수법까지 극성을 부리자 구글이 뒤늦게 그동안의 소극적 자세를 접고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들이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칭 광고가 큰 사회문제로 부상하자 빅테크 책임론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투자리딩방 피해 속출하자
문제 계정 영구정지 하기로

구글이 유명인 사칭 광고를 올리는 계정을 영구 정지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인을 사칭해 제품을 팔고, 주식매수를 유도하는 악성수법까지 극성을 부리자 구글이 뒤늦게 그동안의 소극적 자세를 접고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1일 구글은 글로벌 광고정책 페이지를 통해 "공인·브랜드·조직과 제휴한다거나, 이들을 사칭하거나, 허위 암시를 통해 사용자가 금전·개인 정보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글 포털과 유튜브 광고 모두에 해당된다.

특히 구글은 "해당 정책을 위반했다고 판단될 경우, 사전 경고 없이 해당 구글 광고 계정을 정지한다"며 "광고주는 구글의 광고 서비스를 다시는 이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종전에 구글은 사전 경고한 뒤 항변할 시간을 줬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이번에 방침을 바꿨다.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들은 광고주 눈치를 보느라 유명인 사칭 광고를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때문에 해당 유명인은 물론 소비자 피해까지 눈덩이처럼 늘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유명인 사칭 사기를 포함한 불법 리딩방에 따른 피해액은 1200억원대에 달한다. 피해건수 역시 1000건을 넘어섰다.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는 실제 피해액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유명인 사칭 사기 범죄는 작년 하반기부터 전 세계적으로 벌어졌다. 페이스북·틱톡에서 시작해 유튜브로도 번진 것이 큰 특징이다.

구글이 뒤늦게 대응책을 내놓으면서 다른 빅테크의 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메타를 비롯한 대부분 거대 플랫폼 기업들은 여전히 원론적이고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처럼 손을 놓고 있는 바람에 유명인 사칭 광고는 지금도 수시로 올라온다.

"유명인 사칭 피싱, 국내피해 늘어도 예방장치 없어"

작년 4분기 피해액 1200억

연예인들 "사기 주의" 당부

이 같은 구글 대응책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거세지고 있는 빅테크 책임론 때문이다. 구글은 그동안 책임 소재를 이유로 가짜뉴스·사칭 광고 대응에 소극적이었다. 광고를 섣불리 차단해 광고주가 만에 하나라도 손해를 입을 경우, 구글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구글은 해당 광고·콘텐츠 삭제에 앞서 법원 판결문이나 정부 요청서를 요구해왔다.

이처럼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들이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칭 광고가 큰 사회문제로 부상하자 빅테크 책임론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사칭한 '금융 트레이더 로봇' 홍보 영상이 올라와 크게 논란이 됐다. "월 1만캐나다달러(약 996만원) 소득을 보장한다"는 트뤼도 총리 사칭 광고가 잇따라 올라오면서 사칭 광고는 사회적 이슈로 번졌다.

미국에서는 유명 인플루언서를 사칭한 광고가 극성을 부렸다. 톰 행크스, 테일러 스위프트, 켈리 클라크슨, 미스터 비스트 같은 유명인들은 사기성 다이어트 보조제, 치과 보험 홍보, 아이폰 경품 행사에 얼굴 사진을 도용당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방송인 유재석 씨를 사칭한 소셜미디어 광고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MC 유재석입니다. 직업상의 이유로 다양한 투자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투자 업계 내부 정보를 많이 알게 됐습니다"라고 소비자를 현혹했다. 방송인 홍진경 씨 역시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이에 홍씨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사칭 광고를 지적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한국에서는 지난달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이 결성됐다. 유재석 씨를 비롯해 137명이 동참했다.

유명 강사인 김미경 씨는 "최첨단 테크 기술을 가진 세계 최고의 플랫폼 기업들은 현재 범죄 광고를 사전에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며 "지금 시스템에서는 누구나 돈을 쓰면 광고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덕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