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동행르포] ‘1강’ 공영운에 뭉치는 韓·李 ‘반공연대’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4. 4. 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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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운 “국민 무시 정권 투표로 심판”
목쉰 한정민, 손하트로 친화력 과시
이준석 “대한민국 새 진로 찾아야”
韓·李, 공영운 주택증여 논란에 십자포화
尹정권 반감에 민주당 지지 여론
최근 공 후보 논란 영향도 감지
인지도 높은 이준석 지지는 ‘아직’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경기 화성을은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30대인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각자가 가진 강점을 발휘해 뒤쫓는 양상이다. 특히 평균 연령 34.7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지역구인 이곳에선 직장인이 많아 각 캠프에서는 출퇴근 인사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경기 화성을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 박윤균 기자
최근 매일경제가 만난 공영운 후보는 오후 5시40분께 동탄역 인근 사거리에서 유세차에 올라 퇴근길 인사를 진행하며 “국민 무시 정권을 반드시 투표로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 로고송이 울려퍼지고 선거운동원이 율동하자, 건널목에 있던 학생들이 이를 따라 하는 모습도 보였으며, 승용차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어주거나, 경적을 울린 후 “청소”라고 크게 외치며 정권심판 의지를 드러낸 시민도 있었다. 특히 공 후보는 출근길 교통망 회복과 과밀학급 개선, 대학병원 유치, 심야 어린이병원 신설 등 지역 공약을 줄줄이 열거하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경기 화성을 지역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 박윤균 기자
이곳에서 3km가량 떨어진 동탄호수공원 인근 사거리에선 한정민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공교롭게 같은 장소에서 퇴근길 인사에 나섰다. 먼저 오후 6시께 한 후보가 사거리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역시나 선거 로고송이 나오는 상황에서 흰색 운동화를 신은 한 후보는 사거리를 둘러싼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활기찬 인사에 나섰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란 피켓을 들고 시민과 눈을 맞추고 악수하는 모습이었다. 한 시민이 “잘생겼다”고 칭찬하자 한 후보는 손하트로 대응하기도 했다. 한 후보의 목은 쉬어있었다. 그는 “제가 연설을 많이 해본 사람은 아니잖나. 그래서 아직 요령이 좀 부족한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때문에 한 후보는 공개 연설 대신 시민들과 직접 접촉하는 데 신경을 기울였다.
경기 화성을 지역구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뒷모습. 박윤균 기자
이보다 30분 늦게 사거리에 도착한 이준석 후보는 한 후보의 선거운동원과도 악수하는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한 후보의 퇴근길 인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후보는 유세차 앞에서 조용히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 때문에 한 후보 측에선 “상대지만 소리를 낮춰 배려해준 이준석 후보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고, 이 후보도 한 후보 유세차를 바라보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한 후보 측의 로고송이 멎은 뒤에는 한 후보가 횡단보도를 건너와 이 후보와 서로 손 인사를 나눴다. 이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윤석열이 나쁘냐, 이재명이 나쁘냐는 무의미한 경쟁에 벗어나서 대한민국은 새로운 진로를 찾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그는 횡단보도를 오가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에 탑승한 한 시민이 셀카를 요청해 이 후보가 이에 응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선거 유세에 동참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아버지와 어머니. 박윤균 기자
두 후보의 퇴근길 인사엔 든든한 가족이 지원군으로 등장했다. 한 후보의 어머니는 붉은색 상의에 ‘엄마’란 글씨를 달고 나타나 한 후보의 명함을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이준석 후보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이준석 아버지’ ‘이준석 어머니’라고 쓰인 오렌지색 상의를 입고 같은 공간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한 후보가 이쪽으로 다가와 이 후보 아버지 어머니와 악수하며 인사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아버지와 악수하는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의 모습. 박윤균 기자
실제로 이날 매일경제가 만난 한정민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공통적으로 공영운 후보를 견제하는 모습이었다. 현재까지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공 후보가 현격히 상대 후보를 압도하는 모습이다. C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8~29일부터 화성을 유권자 500명으로 조사한 결과 공 후보가 46.1%로, 한 후보(22.9%), 이 후보(27.1%)를 앞서고 있다. 조사 방법은 무선 자동응답시스템(ARS) 100% 무선전화번호 가상번호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특히 한 후보와 이 후보는 최근 공 후보에 제기된 자녀에 성수동 주택 증여 논란의 부당함에 대해 역설했다. 한 후보는 “동탄엔 신혼부부가 많고, 대부분은 대출을 많이 껴서 겨우 집을 하나 얻는 이들이 많은데, ‘제2의 LH사태’가 벌어져 동탄주민에 상처를 주는 일이 벌어졌다”며 “공 후보는 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실 제가 젊은 분들에 대한 인지도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 사안에 대해 굉장히 분노하는 연락이 오고 있다“며 민심 변화가 체감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도 ”공 후보는 강남에 사셨고, 성수동에 투자하는 동탄주민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며 ”30억 건물주라고 하더라도 부채 하나 없이 가지는 것은 ‘꿈’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지역구민과 인사를 나누는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 [사진=공영운 후보 선거사무소]
공 후보는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는 수험생으로 치면 모의고사에 불과하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최근 논란에 대한 대응은 자제한 그는 현대자동차에서 임직원으로 있으며 일자리를 키워본 경험을 언급하며 ”말보다는 실력을 보여줄 경력을 가지고 있어 경제를 진짜로 바꿀 수 있는 ‘정치 신상품’“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그는 화성 인근에 현대자동차 연구소와 공장이 있어 18년 동안 이 지역이 성장하는 과정을 목격해왔다며 지역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구체적 아이디어가 있다고도 전했다.
지역구 한 식당에서 주민과 인사를 나누는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의 모습. 박윤균 기자
한 후보는 정부와 ‘협업’ 능력에서 타 후보에 앞선다고 주장했다. 물론 국민 눈높이에서 잘못한 게 있으면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의원이 되면 결과적으로 정부와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싸우기만 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라며 ”그렇게 해서 동탄에 필요한 것들을 가져올 수 있겠는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한 후보는 세 후보 중 동탄 거주 경험이 가장 오래된 것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민과 셀카를 찍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모습. 박윤균 기자
이 후보는 동탄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표현하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측면에서 자신이 가장 탁월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노회찬 전 의원의 예시를 들며 당보다는 국회의원 개인의 의지와 능력이 국회의원 의정활동에는 더욱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날 화성을 지역구 곳곳에선 이 후보 이름과 핵심 공약만을 담아낸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그는 ”선거에선 유권자에 백화점식 공약을 내세우는 것보다는 선명하게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보여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공 후보는 지역 내 촘촘한 교통 시스템 구축을 가장 애착을 가지는 공약으로 꼽았으며, 한 후보는 동탄을 화성시에서 분리해 자치권을 갖게 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수학교육 책임제’ 등 적극적인 공교육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화성을에 거주하는 시민 의견도 각양각색이었다. 신리천 카페거리 인근에서 만난 한 40대 남성은 ”이 지역엔 원래 민주당 의원들을 뽑아줬고 윤석열 정권에 대한 반감이 많다. 최근 경기도 너무 안 좋고 정책도 제대로 한 게 없다“며 ”공영운 후보를 찍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자신을 밝힌 한 50대 동탄주민은 최근 공 후보의 논란을 거론하며 ”공영운 후보만은 안 됐으면 한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이 후보에 대해선 무임승차 폐지 등 합리적 정책을 내놓긴 하지만 버릇이 없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60대 여성은 ”사실 그 물이 그 물이었는데, 이 후보는 눈치만 보는 다른 정치인과 달리 소신 있고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줘 응원한다“고 말했다.

부동층 표심 향방도 주목된다. 동탄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이 모 씨는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이 비슷비슷하다. 후보 차별성도 못 느끼고 회사에서도 모두 그렇게 느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20대 여성인 최 모 씨는 ”친구들도 이준석 후보가 나왔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지만 투표할 후보는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답하며 이 후보의 압도적 인지도가 지지 여부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도 목격됐다.

화성=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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