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동네 병원도 주40시간 진료"…개원의들 "10%나 참여하겠나"
의료계 내부서 다수가 "2020년처럼 참여율 높지 않을 것"
(서울=뉴스1) 천선휴 강승지 기자 = 의대 교수들이 피로를 호소하며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를 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개원의들도 일주일에 40시간만 근무하는 방향으로 진료 축소를 하기로 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개원가의 진료 축소는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그널일 뿐 동참률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더 많다. 과거 전국의사총파업 때도 개원의들이 집단 휴진을 공표했지만, 참여율은 10%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로 '2000명 증원'에 대한 쐐기를 박은 만큼 개원의들의 동참률도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지난 31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비대위 회의를 열고 개원의들의 주 40시간 근무를 결정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의사 회원들에게)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제안했는데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근무하는 방향으로 진료를 축소할 예정"이라며 "개원의가 참여할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왔고,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주 40시간 진료'라는 것에 의견이 많이 모아졌다. 개원의들 사이에서는 이전부터 이를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참여 규모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자발적인 단계에서 진행이 되는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확산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제 동네 병원까지 제때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도 개원가의 파업 동참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참률이 높아진다고 해도 의료 대란까지 온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에서 말한 '주 40시간 근무'는 현재 동네 병의원들에서 하는 야간·주말 진료를 줄여 주 5일, 평일에만 병원 문을 열겠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주 5일 진료'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간이나 주말에 진료하지 않으면 당연히 불편함이 있고 응급실로 몰리는 현상들이 나타나긴 하겠지만 의료 대란 정도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며 "게다가 중요한 건 개원의들의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2020년 총파업 때도 개원의들이 문을 다 닫겠다고 했는데 10%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의협이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근무를 할 것"이라고 선언하긴 했지만, 의협이나 대한개원의협의회 차원에서 공문을 내려보내거나 캠페인을 하는 등의 집단행동을 유도하거나 참여를 독려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지금은 의사들이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의대 증원을 반대하고 자기들 이익을 지키려 한다고 악마화하는데 자존감이 많이 상해서 자연스럽게 '주 5일 근무 시대에 이렇게 살 필요가 있냐' 이런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면서 "어제 갑자기 회의에서 결정이 돼서 우리 회원도 잘 모르는데 우리가 '그렇게 합시다' 하면 국민들 지탄을 받고 하니 아마 자연스럽게 의료 시스템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의료계 관계자는 "사실 개원의들이 진료 시간을 단축한다고 했지만 정말 모든 동네 의사가 싹 다 주말에 문을 닫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냥 대화 채널이 막힌 상황에서 의협에서도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는 시그널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개원의들의 동참률이 남다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1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2000명 증원안에 확고한 의지가 담긴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쐐기를 박자 의사들의 분노가 더욱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에서 약 30년간 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이번엔 많이 참여할 것"이라며 "의사들은 '일을 열심히 해라, 환자가 우선이다'라는 교육을 받았는데 국민들한테 고집불통이라고 낙인이 찍히고 소송이나 당하고 '환자 우선? 필요 없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번만큼은 자발적으로 동참을 많이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건비 증가도 의사들의 결심에 기름을 붓는 작용을 한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인건비는 빠르게 오르는데 토요일도 병원 운영을 하면서 인건비도 너무 부담되고 있다"며 "이참에 워라밸도 찾고 인건비도 줄이고 하는 흐름이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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