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학부모, 많게는 매달 85만원 낸다···“교육 위해선 더 낼 수 있어”
유치원생 학부모는 유치원에 매달 평균 17만원 가량을 내고, 최대 85만원까지 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 10명 중 8명은 더 나은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비용을 더 낼 수 있다고 답했다. 영어유치원은 학원으로 등록돼 있어 이번 조사에서는 빠졌지만, 평균 교습비가 월 110만원을 넘었다.
장혜영 녹색정의당 의원실은 1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유아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정부는 2021년 유아교육법이 개정되면서 5년마다 공립·사립 유치원에 쓰이는 ‘유아 공교육비’를 조사해야 한다. 이번 조사는 전국 2041개 유치원과 교사 2000명, 학부모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유치원 학부모는 정부 지원금(공립 월 15만원, 사립 월 35만원) 외 별도로 비용으로 매월 평균 17만2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리과정비(원비)가 평균 11만8000원, 방과후 과정비는 1만3000원, 이밖에 현장체험학습비 등 기타 지출이 1만8000원이었다. 사립 유치원 학부모 중에는 매월 최대 85만원을 지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2년 이후 3개년 물가상승률 평균 이상으로 원비를 책정하지 못하도록 개정됐는데, 그 전부터 원비가 높게 책정돼 있던 유치원은 (높은 원비가) 계속 유지돼 유치원 간 비용 격차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유치원비 큰 부담 아냐···특성화 프로그램 확대 원해”
학부모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유치원에 추가로 내는 비용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 이용비 부담 정도에 대해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38.1%로 가장 높았다. ‘양질의 교육을 위해 교육비 추가 지출 의사가 있다’고 답한 학부모도 80.5%에 달했다. 이들은 매월 평균 14만6000원을 더 지출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학부모들은 유치원에서 진행되는 영어, 독서, 무용 등 방과후 특성화 프로그램이 확대돼야 한다고 봤다. 학부모들에게 유치원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을 묻자 ‘방과 후 과정 확대’가 21.3%, ‘교육내용 다양화’가 19.1%였다.
유치원생들은 하루 평균 4.4시간을 방과후 과정 특성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보냈다. 방과후 과정 특성화 프로그램 중 가장 참여율이 높은 수업은 체육(66.6%)이었고, 영어(61.6%)가 뒤를 이었다. 월평균 비용은 영어가 3만9600원으로 특성화 프로그램 중 가장 높았다.
“유치원 프로그램이 사교육으로 이어져선 안돼”···영어유치원 조사도 필요
일각에서는 유치원 특성화 프로그램이 사교육 의존도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어릴 때부터 사교육과 비슷한 교육 프로그램을 접하면 이후 학원 등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6세 자녀를 둔 장은혜씨는 지난 29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24 유아 사교육비 통계 조사’와 관련해 연 토론회에서 “체육, 영어, 음악, 미술, 수학, 코딩 등 총 8만2000원. 지난해 7월 딸아이의 특별활동과 특성화비로 낸 돈이다”라며 “어린아이들에게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특별활동, 특성화 교육이 과연 정말 필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영유아는 유치원뿐 아니라 학원으로 등록된 일명 ‘영어유치원’에 대한 수요도 매우 크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유아 영어학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월평균 교습비는 110만9000원에 달했다. 급식비, 차량비, 모의고사비 등으로 내는 기타 경비도 10만1000원이었다.
교육부는 올해 0세~취학 전 영유아 학부모 1만2000명을 대상으로 과외, 학원 등 유아 사교육비 실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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