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GTX-A 평일 첫날… "시간 아꼈지만 배차 함정"

정영희 기자 2024. 4. 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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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동탄 20분 내 도달… 출퇴근 시간 17분 간격 배차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수서역 승강장에 동탄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사진=정영희 머니S 기자
"지하 탑승구부터 에스컬레이터까지 5분이 채 안 걸려요. 출퇴근 시간이 크게 줄어 기분이 좋습니다."

최초 논의 뒤 10년 이상이 흐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동탄-수서 구간이 지난달 30일 첫 운행을 시작했다. 부분 개통이지만 서울에 위치한 직장까지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며 먼 길을 다니던 직장인에겐 큰 환영을 받고 있다. 평균 20분으로 정해진 긴 배차간격은 출퇴근길의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GTX-A 노선 수서역에서 만난 승객들은 새로 개통한 수서-동탄 노선을 이용한 후에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서울로 통학하는 20대 대학생 김모씨는 "오늘 처음 타봤는데 정말 빨라서 자주 이용할 것 같다"며 "배차 간격 17분은 좀 길지만 기존에 광역버스도 시간표를 확인하고 집에서 나온 것을 생각하면 상관없다"고 말했다. 60대 서모씨는 "광역버스비를 생각해도 4000원대 요금이 비싸다고 느껴지진 않는다"며 "환승 할인을 받으니 2000원대가 찍혔다"고 전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동탄행 열차에서 하차한 승객들이 출구를 향해 나가고 있다./사진=정영희 머니S 기자
이날 오전 11시54분 동탄행 열차는 정시에 문을 닫고 동탄역으로 출발했다. 오는 6월 개통 예정으로 현재는 정차하지 않는 구성역에서 동탄역 구간의 최고 속도는 시간당 171㎞다. 현재 속도가 열차 내 전광판에 표시되자 탑승객들의 저마다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 구간에서 시간당 100㎞를 넘는 고속 운행을 하는데도 기존 지하철 대비 큰 진동이나 소음을 느끼지 못했다.

열차 안은 하늘색 좌석 7개가 나란히 배치돼 있었다. 일반 지하철보다 좌석 폭이 30㎜ 넓고 좌석 사이 팔걸이가 있어 옆 사람과 접촉이 줄었다는 점에서 훨씬 편안하게 느껴졌다. 바닥에는 다른 지하철 열차에서 보지 못했던 회색 카펫이 깔린 모습이었다.

열차는 성남역을 지나 오후 12시14분에 동탄역에 정차했다. 32.7㎞ 거리인 수서와 동탄 사이를 20분 만에 도착했다. 함께 열차에 탑승했던 50대 남성은 "기존에 이 구간을 지나려면 차로 40분 이상, 버스로는 1시간이 넘게 걸려 불편했는데 20분이면 양호하다"며 "동탄역에서 내리면 바로 맞은 편에서 SRT를 탈 수 있는 것도 편하다"고 말했다.

수서역과 동탄역에는 각각 새로운 열차 개통으로 혼란을 겪을 수 있는 승객들을 위해 역무원이 배치돼 있다. 이용 방법부터 요금, 환승 노선 등을 안내한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동탄역 승강장에는 개통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게첩돼 있다./사진=정영희 머니S 기자
개통 후 첫 평일이어서 새 열차를 시승하러 온 승객도 많았다. 동탄역에서 하차하자 곳곳에서 '찰칵'거리는 카메라 촬영음이 들렸다. 하차 플랫폼에서 만난 또 다른 60대 남성은 "GTX가 앞으로 추가 개통하면 서울 거주 필요성도 줄어들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다만 약 20분에 달하는 긴 배차간격이 맹점으로 지목됐다. 4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열차 컨디션이나 소요 시간 등은 만족스럽다"며 "다만 출퇴근 시간 눈앞에서 열차를 놓치면 곤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당선과 연결되는 구성역까지 개통되면 이용객이 많아져 배차가 자연스레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개통 초기 출근시간대(오전 6시30분~9시) 동탄에서 수서 방향을 기준으로 평균 17분 간격(14~21분 간격) 운행한다. 올해 말 A 노선 운정-서울역 구간 개통 시 열차 추가 투입 등을 통해 배차간격이 줄어든다는 것이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수서-동탄 구간은 SRT 선로를 공용하므로 일부 시간대에는 안전을 위한 고속선 선로 점검이나 SRT 운행시간 등에 맞춰 배차간격이 넓어질 수 있다.


수서-동탄 4450원… K-패스 환급·환승으로 할인 가능


GTX-A 노선 수서-동탄 구간 첫차는 동탄역에서 오전 5시30분에 운행을 시작하고 마지막 열차는 각 역에 새벽 1시쯤 도착한다. 기본요금은 3200원으로 5㎞마다 거리요금 250원(10㎞ 초과시)이 추가된다. 수서-동탄 구간 GTX의 기본요금은 3200원이며 5㎞마다 거리요금 250원(10㎞ 초과 시)이 가산된다. 수서-동탄 구간은 4450원, 수서-성남은 3450원의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수서-동탄 구간 열차 내 전광판에서는 현재 운행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정영희 머니S 기자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버스·전철과 환승 할인도 적용된다. 대중교통을 월 15회 이상 이용해 지출금액의 일정비율을 돌려받을 수 있는 K-패스 이용자들은 GTX를 이용한 경우에 사후 환급이 가능하다. 환급을 받으면 4450원인 수서-동탄 구간 요금이 ▲일반인 3560원(환급률 20%) ▲청년 3110원(환급률 30%) ▲저소득층(수급자·차상위계층) 2070원(환급률 53.3%)으로 낮아진다.

개통 첫날인 지난 3월30일 해당 구간을 이용한 누적 승객은 1만8949명으로 국토부의 종전 예상 승객(1만6788명)보다 2000여명 더 많았다. 개통 이후 첫 출근길인 1일 오전 5시30분부터 9시까지는 총 1907명이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차 인원은 동탄역(1424명) 성남역(283명) 수서역(200명) 순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GTX 시대의 막을 연 A노선 수서-동탄 구간의 원활한 운행을 위해 GTX-A 운영사뿐만 아니라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에스알(SR), SG레일 등 관계기관의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대중교통 혁명인 GTX를 통해 시민들이 출퇴근 걱정을 덜고 수도권의 주요 거점을 빠르게 연결함으로써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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