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의대 개강 첫날, 강의실 텅텅…‘집단 유급’ 우려 [현장, 그곳&]

박귀빈 기자 2024. 4. 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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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가천대 의과대학 3층 복도에 불이 다 꺼져있고, 사람 1명 없이 조용하다. 박귀빈기자

 

“오늘 개강이라는데, 학생들이 아무도 안와서 수업을 못했어요.”

1일 오전 10시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가천대 의과대학 3층 2강의실. 한창 수업이 이뤄질 시간이지만 모든 강의실에는 학생들은 물론 강의를 해야하는 교수들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수십여개의 책상과 의자는 텅텅비어 있고 전등도 꺼져 있다. 강의실 앞 교탁에는 수업에 참석해야 하는 38명의 학생 명단만이 놓여있을 뿐이다.

4개의 의대 강의실이 있는 3층 복도도 모두 불이 꺼져 어두침침하고, 복도를 오가는 사람은 1명도 없다. 복도 끝에는 지난 2월19일부터의 교육과정 일정표와 의과대학 학생 보호·신고센터 운영 포스터만 붙어 있다. 게다가 4층 실습실과 실기실로 가는 통로는 아예 문이 다 잠겨 있다.

이날 4층에서 만난 한 의대 관계자는 “오늘 개강해 오전 8시30분부터 정규 수업이 이뤄질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학생들이 아무도 오지 않아 수업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1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가천대 의과대학 4층 모의실습 조정실이 텅 비어있다. 박귀빈기자

인천 가천대 의대가 개강했지만,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여전하다.

가천대에 따르면 의예과 1학년 47명을 비롯해 총 250명의 학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하는 등 계속해서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가천대는 지난 2월말 개강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의대 정원 2천명 확대’ 등에 반발한 학생들의 수업 거부 등을 우려해 1차례 개강을 지난달 25일로 미뤘다. 이후 학생들의 집단 휴학계 제출에 이어 수업 거부가 이어지자 이날도 개강을 또 늦췄지만, 결국 수업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가천대는 3번째 개강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칫 개강하고 1개월 이상 학생들의 수업 결석이 이뤄질 경우 의대생의 집단 유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인하대 의대도 지난달 4일 개강했지만, 현재까지 1학년(52명)을 제외한 2학년 이상 학생들은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의대 재학생 304명 중 238명(78.2%)이 휴학계를 제출하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인하대도 집단 유급을 우려해 자체 휴강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가천대 관계자는 “학생들과 계속해서 소통하면서 학교에 나올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며 “가천대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 지 등을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2천명 늘리면서 인하대는 종전 49명에서 120명으로, 가천대는 종전 40명에서 130명으로 각각 증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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