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근 숨통 트였다”…GTX-A 첫 평일, 직접 타보니

강윤서 기자 2024. 4. 1. 14: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탄→수서 ‘20분 컷’…“서울로 괜히 이사 갔나”
“왕복 9000원 부담” “동선 혼선” 불편사항도
첫 평일 오전, 국토부 예상 수요 40% 수준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4월1일 오전 7시50분경 경기도 화성시 GTX 동탄역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시사저널 강윤서

"서울 출근길에 숨통이 트일 줄 몰랐다."

4년째 경기도 화성과 서울을 오가며 출퇴근하는 30대 직장인 정아무개씨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열차를 내리며 이같이 말했다. 1일 오전 7시53분께 동탄역에서 출발한 이 열차는 21분 뒤 수서역에 도착했다. 정씨는 "출근길 '지옥철'이 힘들어 보통 광역버스를 타는데 이제 차 막힐 걱정도, 지옥철 걱정도 사라질 것 같다"고 반색했다.

이날 오전 동탄역 플랫폼에는 개통 후 첫 평일 운행을 시작한 GTX-A를 타려는 시민들이 속속 모였다. 승객 60여 명이 수서행 열차를 기다리면서 스크린 도어 위 'GTX 첫차 탑승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찍기도 했다. 시민들은 "피로도가 확연히 줄어들 것 같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수서행 열차를 기다리던 한양대학교 재학생 이아무개(20대)씨는 "오늘 (GTX-A를) 처음 타보는데 통학 시간이 편도 20~30분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왕십리(한양대 위치)가 더 이상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GTX-A는 열차 1량마다 양쪽 14개씩 총 28개 좌석과 노약자석 12개가 배치돼 있다. GTX는 일반 지하철(1량 출입문 4개, 양문형)과 달리 1량에 출입문이 3개씩 단문형으로 구성됐다. 이는 통상 '플러그인 도어'라고 불리며 고속주행 열차 특성상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용됐다. 열차 바닥에는 카펫이 깔려 있다.

동탄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14분 뒤 성남역에 도착했다. 동탄에서 논현역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이연주(28·여)씨는 "확실히 새 차라서 그런지 쾌적하고 일반 지하철보다는 훨씬 덜 복잡해서 편하다"고 전했다. 이어 "출퇴근 때 주로 광역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2번 갈아타서 기본 1시간30분씩 걸렸다"면서도 "GTX를 이용하면 30분 정도 단축되고 환승도 1번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성남역을 떠난 열차는 불과 7분 만에 수서역에 도착했다. 지난 주말 가족 주거지에 머물다 이날 오전 강남으로 출근하던 김소희(30대·여)씨는 "GTX 개통 소식에 (강남으로) 출근할 수 있겠다 싶어 마음 편히 (경기도에 있는) 친언니 집에 머물다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직장이 서울이라 결국 (서울로) 이사 갔는데 언니네는 여기(경기도)에서도 충분히 출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괜히 이사 갔나 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4월1일 오전 8시경 동탄발 수서행 GTX 열차 안에 시민들이 앉아서 이동하고 있다. ⓒ시사저널 강윤서

일부 시민은 요금 부담과 불편사항을 지적하기도 했다. 수서역에서 동탄행 열차를 탑승한 40대 회사원 최민기(가명·남)씨는 "속도가 빨라서 그런지 확실히 일반 지하철보단 진동이 많이 느껴지긴 한다"며 "의자가 조금 딱딱해서 편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매주 수서역에서 동탄역으로 업무를 보러 온다는 60대 박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는 "SRT 표값보다 3000원 정도 저렴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비싼 감이 있다"며 "수서에서 동탄까지 왕복 9000원 정도니까 마음 놓고 탈 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차 후 출구나 연결 통로를 찾는 데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GTX 동탄역 플랫폼은 SRT 플랫폼과 개찰구로 바로 연결돼 있어 일부 승객은 출구를 찾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움을 표했다. GTX 수서역의 경우 3호선과 수인분당선 지하철로 이어지는 통로가 좁아 다소 혼잡스러웠다. 이날 역사 내에는 출근길 승객이 몰릴 것과 경로 혼선에 대비해 곳곳에 안내요원과 경찰이 배치돼 있었다.

4월1일 수서역에 도착한 GTX 열차에서 승객들이 하차해 3호선·수인분당선 지하철 방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시사저널 강윤서

첫 평일 이용객 '저조'…"램프업 필요"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5시반부터 9시까지 총 1907명의 승객이 GTX-A를 탑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토부가 예측한 평일 출근 2시간(오전 7~9시) 수요(4799명)의 약 40%에 불과한 수준이다.

개통 첫날인 지난달 30일 GTX-A 수서~동탄 구간 이용객은 총 1만8949명으로 예상 수요보다 13% 웃돌았다. 다만 둘째 날은 첫날에 비해 승객이 다소 줄어 주말 예상 수요의 77% 수준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승객들이 새로운 교통시설에 대해 인지하고 자신의 교통 패턴을 바꾸는 '램프업' 기간이 필요하다"며 "예상 수요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기엔 이른 시기"라고 설명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오전 동탄역 현장 점검에 나서며 "이용객이 앞으로 점점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와 같은 혼잡도 관리체계를 철저히 유지해달라"고 주문했다. 

GTX-A 열차는 시속 172km까지 올라가 수서~동탄 구간(34.9km)을 약 20분 만에 주파한다. 현재 구간 역사는 총 3개(수서·성남·동탄역)지만 오는 6월 구성역(용인)이 추가로 개통된다. 구성역은 현재 공사 지연으로 개통이 늦어진 상태다. 수서~동탄을 제외한 운정~서울역 구간은 올해 말, 서울역~수서 구간은 2028년 개통된다. GTX-A는 파주 운정에서 동탄까지 총연장 85.5㎞에 이른다.

GTX-A 운행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는 17분 그 외에는 20분이다. 출퇴근 시간대는 오전 6시30분~9시, 오후 4시30분~7시로 지정된다. 

구간별 기본요금은 3200원이며 이동 구간을 10km 초과하면 5km마다 거리 요금이 250원씩 추가된다. 따라서 수서∼동탄 요금은 4450원, 수서∼성남(10.6㎞) 3450원, 성남∼동탄(22.1㎞) 3950원이다. GTX 열차 이용은 일반 지하철처럼 별도 예매 없이 개찰구에서 교통카드만 찍으면 된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