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이력 체크했는데 “당했다”…중고거래시 꼭 살펴야 할 이것

조유빈 기자 2024. 4. 1. 14: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판매자 계좌, 무제한 개설 가능 ‘자유적금계좌’ 여부 확인
안전하지 못한 가짜 ‘안전결제’…외부 링크 보낸다면 사기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중고거래 건수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엔데믹 전환으로 콘서트나 스포츠 관람이 활성화되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티켓 거래까지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개인 거래를 진행할 때 사기 이력이 있는지 반드시 조회해보고, 안전결제 등 안전한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와 관련해 경고등이 들어왔다. 계좌 개설에 제한이 없는 '자유적금 계좌'를 이용해 사기를 치거나, 가짜 안전결제 사이트를 만들어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 등으로 사기 방식이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계좌 개설에 제한이 없는 '자유적금 계좌'를 이용해 사기를 치거나, 가짜 안전거래 사이트를 만들어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사기 방식이 교묘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적금계좌 활용…사기 계좌 등록되면 새로 개설

중고거래 사기 피해는 하루 200건이 넘게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중고거래로 인한 피해 금액은 2014년 278억원에서 2021년 3606억원으로 급증했고, 최근 더 늘어나는 추세다. 각 플랫폼이 사기 거래 패턴을 학습해 게시글을 차단하거나 경고 메시지를 띄우고 있지만, 악의적인 사기 행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입금을 통한 중고거래를 진행할 경우, 판매자의 사기 이력을 조회하는 것은 필수 절차로 여겨지고 있다.

구매자들은 사기 거래 계좌 조회 사이트인 사이버캅이나 더치트 등을 통해 판매자의 사기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를 이용해서도 조회가 가능하다. 카카오톡의 더보기란에 진입해 카카오페이로 들어간 뒤, 전체-계좌 서비스로 들어가면 '계좌지킴이' 서비스가 있다. 여기서 사기 신고 검색 탭을 눌러 연락처나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판매자의 사기 이력을 조회할 수 있다.

사기 이력이 조회될 경우에는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사기 이력이 나오지 않더라도 판매자의 계좌가 자유적금계좌로 추정된다면 주의해야 한다. 최근 자유적금계좌 개설을 통해 사기 이력 조회를 피하는 방식으로 범행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반 수시입출금식 예금 계좌는 20영업일(약 한 달)동안 1개의 계좌만 만들 수 있지만, 자유적금계좌는 언제든 쉽게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사기범들은 기존 범행에 이용한 계좌가 사기 계좌로 등록되면, 새로운 계좌를 개설해 그 계좌번호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범행을 지속했다. 이 때문에 더치트 등을 통해 사기 이력을 조회한 후 거래했지만 피해를 보는 사례들이 이어졌다. 판매자가 알려주는 계좌번호가 일반적으로 거래에 사용하는 예금 계좌가 아닌 적금 계좌라면 사기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금감원이 제공하는 은행별 계좌번호 체계를 통해 해당 계좌가 적금 계좌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은행 계좌번호 14자리 중 5~6번째 자리가 03, 23, 26인 경우, 신한은행 계좌번호 12자리 중 1~3번째가 230, 223인 경우 적금 계좌다. 우리은행 적금 계좌 번호는 13자리 중 2~4번째가 040이고, 하나은행의 적금 계좌 번호는 14자리 중 마지막 두 자리가 21 또는 25로 이뤄져 있다.

은행별 적금 계좌번호 체계 ⓒ금감원 제공
은행별 적금 계좌번호 체계 ⓒ금감원 제공

가짜 사이트로 결제 유도…정교하게 위조해 피해↑

안전한 거래를 위해 계좌 입금 대신 장려되는 것은 안전결제다. 안전결제 시스템은 구매자가 중개 사이트에 물건값을 보내면 판매자가 물건을 발송하고, 물건을 받은 구매자가 구매를 확정할 경우 판매자가 돈을 받게 되는 방식이다. 구매자의 물품 수령 이후 판매자가 돈을 받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기 피해를 방지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안전결제 사이트 자체를 '위조'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네이버페이 결제창으로 보이는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물건값을 가로채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구매자와의 대화 과정에서 안전결제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URL을 발송한다. 물건 인수가 확인이 돼야만 자신이 입금을 받을 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도 함께 이뤄진다. 링크를 클릭하면 네이버페이 결제창으로 보이는 화면으로 연결된다. 가짜 안전결제 페이지로, 이를 통해 입금시 판매자에게 바로 돈이 들어간다.

사기범들은 안전결제 수수료를 보내지 않았다며 물건값에 1000원을 추가해 다시 입금할 것을 요구하고, 기존에 입금한 돈은 시스템상 자동 환불 처리된다고 속이면서 추가적으로 입금을 받기도 했다. 또 환불을 원할 경우 '최소 환불 금액'이 정해져 있다며 추가적인 송금을 유도했다. 예금주 이름에 '네이버'가 들어가 있거나, 로고를 누르면 실제로 메인 화면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어 피해자들은 가짜 사이트라는 의심을 하지 못했다.

안전결제 과정은 거래를 진행하는 사이트 내에서 모두 이뤄지기 때문에 '링크'가 존재할 필요가 없다. 판매자와의 대화 중 안전결제를 언급하며 링크를 전달하는 경우, 사기 행위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공식적인 안전결제는 판매 글 자체에서 이뤄지며, 예금주 이름은 '네이버페이'로만 뜨게 된다. 판매자 이름도 기재되지 않는다.

금감원은 "판매자가 '안전거래'를 종용하면서 안전결제 URL을 보내준 경우, 해당 사이트가 포털에서 검색되는지 확인하고, 네이버페이 안전결제시에는 예금주가 정확히 '네이버페이'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판매자가 택배 거래만을 요구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며 "중고거래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해당 사용자의 거래 내역과 사기 이력을 반드시 확인하고, 이용자 신뢰도 관련 지표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