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대란… 농민보호에만 초점 소비자 피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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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레이션(사과+인플레이션)'이 체감 물가를 높이고 소비심리 전반까지 위축시키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농가 지원을 전제로 제한적·한시적으로나마 사과 수입 허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시적 사과 수입을 검토하되 철저한 검역, 사과 농가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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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전제 한시적 수입 나서야”
“美·日서 수입해 공급부족 해결”
“수확철 따져 관세로 탄력 대응”
“수입 따른 충격 완충장치 필요”
‘애플레이션(사과+인플레이션)’이 체감 물가를 높이고 소비심리 전반까지 위축시키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농가 지원을 전제로 제한적·한시적으로나마 사과 수입 허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농산물 수입 정책이 농민 보호에만 초점을 맞추며 지나치게 경직적으로 운용되다 보니 소비자 피해가 확산하고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역절차를 이유로 무조건 수입을 막을 게 아니라 긴급상황에서는 시장을 개방해 수급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었지만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했다”며 “사과값이 급등할 조짐을 보인다면 즉각적으로 일본과 중국 등 가까운 나라로부터 사과를 수입해 수급을 안정시켰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기후변화로 사과 재배 면적이 많이 줄고, 재배 지역도 강원 지방으로 올라가고 있다”며 “사과값 폭등은 공급물량이 부족해 벌어지는 현상이기 때문에 일본과 미국 등으로부터의 사과 수입은 꼭 필요한 조치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입을 통해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는 포도나 오렌지 등을 예로 들었다. 박철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포도 수입을 허용하니 작황이 안 좋아도 가격이 폭등하지 않는다”며 “국내 포도 수확철에는 관세율을 높여 수입을 제한하다가 관세율을 낮춰주는 식으로 탄력적으로 대응한다고 하는데 사과도 이렇게 제한적으로 들여온다면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교수도 “오렌지와 키위 등 다른 과일이 수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과 수입을 못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폐쇄적인 농산물 수입 정책이 물가 상승 등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만큼, 이번 ‘금(金)사과’ 사태를 계기로 농산물 수입 정책에 대한 전면 궤도 수정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사과 검역 협상 진도가 나가고 있는지 아닌지 모를 정도로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며 “농민 보호도 중요하지만 지금 같은 수입 정책이 국민 전체에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다른 과일이나 채소는 값이 오르면 바로 수입해서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반해 사과는 농민단체 등 이익집단 때문에 수입이 사실상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입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 교수는 “농가와 소비자 모두 보호하는 차원에서 ㎏당 가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유통업자들에게 ‘윈드폴(횡재세)’ 형태로 폭리에 대한 세금을 매긴 다음 사과 수입 시 농가에 보조금 형태로 손해를 보전하는 ‘가격안정기금’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시적 사과 수입을 검토하되 철저한 검역, 사과 농가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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