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향의 스타일노트 <44>] “지속 가능한 게 쿨하다”… 그린슈머가 주목한 스니커즈들

김의향 패션&스타일 칼럼니스트 2024. 4. 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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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것이 ‘쿨’하다!’

지속 가능성을 장착한 세련되고 근사한 패션 아이템들이 매 시즌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필수가 되면서, 지속 가능성의 심장을 지니지 않은 브랜드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마켓리서치그루가 내놓은 글로벌 지속 가능 패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 등 지속 가능성 패션의 글로벌 시장은 20 28년 132억달러(약 17조73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만큼 가치 소비를 우선으로 하는 ‘그린슈머’가 성장해 가고 있다는 의미다.

실리콘밸리 '인싸템' 등극, 지속 가능한 스니커즈

지난 몇 년간, 지속 가능성 스니커즈 브랜드들은 트렌드의 아웃사이더에서 ‘인싸템’으로 등극했다. 처음 실리콘밸리 스니커즈로 명성을 높인 ‘올버즈(allbirds)’와 프랑스의 친환경 스니커즈 브랜드 ‘베자(Veja)’가 지속 가능성의 윤리를 실천하면서, ‘쿨’한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 롤 모델이 되고 있다.

프랑스의 친환경 스니커즈 브랜드 베자(Veja)는 엠마 왓슨, 마리옹 꼬띠아르 등이 신으며 셀럽들의 스니커즈로 전세계에 바이럴 됐다. 사진 베자

‘올버즈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올버즈 공동 창업자 팀 브라운은 브랜드 소개의 시작을 관심과 도움의 호소로 시작한다. 올버즈의 궁극적 목표는 탄소 배출 감축이다. ‘2020 지구의 날’부터 올버즈는 모든 제품과 과정에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개인 또는 기업, 국가 등의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를 말하며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함)을 표기하는 첫 패션 브랜드가 됐다. 올버즈는 식품의 영양성분표처럼 언젠가 모든 고객이 제품의 탄소 수치를 비교하고 제품을 선택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모든 목표를 향해 탄생한 첫 창조물이 '문샷(M0.0NSHOT)'이다. 뉴질랜드의 탄소 배출 제로 인증 농장 레이크 하위아 스테이션(LHS· Lake Hawea Station)에서 자란 탄소 네거티브 울로 만든 어퍼(upper·신발 바닥을 제외한 윗부분)와 사탕수수 폐기물로 제작한 탄소 네거티브 밑창 ‘스위트폼(Sweet Foam)’ 으로 만들어졌다.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개발된 올버즈(allbirds)의 문샷(M0.0NSHOT). 사진 올버즈

201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했을 때, 올버즈는 순식간에 스타 브랜드이며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이 됐다. 올버즈의 시그니처인 울 러너(Wool Runner)가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 창업자를 비롯한실리콘밸리 직원의 유니폼 신발이 되며, ‘스니커즈의 애플’이란 닉네임을 선사받기도 했다.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오프라 윈프리 등이 올버즈를 착용한 사진이 포착됐고, 환경 운동가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투자자로 나섰다.

그러나 시행착오가 없진 않았다. ‘탄소 제로’라는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제품 내구성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 공동 창업자 팀 브라운과 조이 즈윌링거는 올버즈가 개선해야 할 부분을 인정하고, 브랜드 전체를 리셋해 나갔다. 그리고 올버즈는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에게 다시 사랑받고 있다. 수많은 이슈가 있었다 해도 생산과정뿐 아니라 다각도에서 ESG 경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행해 나가는 브랜드에 또 다른 미래의 기회를 선사할 가치가 있다. 실제로 올버즈를 대표하는 울 러너와 트리 러너(Tree Runner)는 오래도록 신을 수 있도록 개선됐으며, 플랫 슈즈와 골프 슈즈까지 제품 카테고리도 다양화됐다.

대표 라인 중 하나인 2024 SS 시즌 ‘울 러너 2(Wool Runner 2)’. 사진 올버즈

유럽 셀럽들이 사랑한 친환경 소재 슈즈

올버즈와 함께 프랑스에서 온 친환경 스니커즈 베자에 대한 국내 그린슈머의 지지 역시 점점 높아지고 있다. 베자는 에마 왓슨, 마리옹 코티야르 등 유럽의 셀럽들을 비롯한 류준열, 윤아, 김수현 등이 신는 셀럽들의 친환경 스니커즈로 바이럴을 일으켰다. 프랑스인 세바스티앵 콥과 모릴리옹이 2004년 공동 창업한 브랜드다. 브라질에서 생산된 유기농 면, 천연고무로 만들며 재활용 업사이클링 소재만을 사용한다.

김의향 패션&스타일 칼럼니스트현 케이노트 대표, 전 보그 코리아 패션 디렉터

베자는 특별한 홍보와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베자의 시그니처 로고 ‘V’ 자체가 환경을 신경 쓰는 사람이라는 표식이 되어, 바이럴에 의해서 세계적인 친환경 스니커즈로 성장했다. 브랜드는 마케팅하지 않지만, 그린슈머들 스스로가 마케터가 되어 전 세계에 베자를 퍼뜨렸다. 세바스티앵 콥은 한 인터뷰에서 “홍보와 마케팅, 앰배서더 비용을 없앤다는 건 근로자, 원료, 생산 공장 그리고 결국 지구에 더 투자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지구 환경에 우선 목적을 둔 스니커즈 브랜드인 만큼 완벽을 기대하는 거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엄청나다. 그래서 광고와 맞바꿔 생산과 소재 개발 비용에 투자하고 있고, 속도는 느리지만 내구성과 기능성도 발전해 가고 있다. 그린슈머라면 내가 신을 신발의 지속성보다 지구의 지속성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그린슈머 환경을 나타내는 그린(green)+소비자를 의미하는 컨슈머(consumer)가 만난 합성어. 환경보호에 앞장서며 일상에서 친환경을 중시하고 그러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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